부산 북항 5부두에는 전국에서 가장 많은 장기계류 선박이 수두룩하다. 이들 선박은 선체 노후와 관리 부실로 해양 오염과 안전사고를 유발할 수 있지만 관계기관은 별다른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5일 해양수산부 등에 따르면 이 문제와 관련된 기관은 해양수산부 산하기관인 부산해양수산청과 부산항만공사(BPA)다.
북항 5부두에 방치된 97척의 장기계류 선박을 관리하는 업무는 부산항만공사의 몫이다. 부산해양수산청은 항만공사법에 따라 부산항을 관리하고 운영하는 업무를 부산항만공사에 이관했다.
부산항만공사는 그동안 장기계류 선박의 선주에 대해 항만시설을 무단 사용한 혐의로 수사를 의뢰해왔다. 그러나 수사가 이뤄지고 재판이 열려도 장기계류 선박은 줄지 않았다. 대부분 벌금형이 선고되는 탓에 이를 무시하거나 벌금을 내면 그만이다.
부산항만공사 관계자는 “지난해 말부터 현재까지 수사를 의뢰한 건은 10여 건”이라며 “법을 위반해 그에 따른 처분을 받기는 했지만 쫓아내는 건 다른 문제”라고 설명했다.
버려진 선박에서는 역한 기름 냄새가 코를 자극했고 더운 날씨 탓에 선박 내 적재된 수백t의 기름에서 나는 냄새가 주변을 가득 채우고 있는 상태다.
태풍이 다가올 때면 걱정은 더욱 커진다. 이곳에 피항 온 선박들은 장기계류 선박들과 함께 정박하는데 매섭게 몰아치는 파도와 바람에 서로 부딪힐 수밖에 없다. 이 경우 녹이 슬거나 부식된 선박에 구멍이 생겨 해상에 기름이 유출되는 사고로 이어지기 쉽다.
최소 1년 이상 방치된 장기계류 선박은 선주가 운항하지 않는다는 신고를 한 뒤 관리하지 않거나, 금융기관 등으로부터 압류당하면서 버려진 경우가 대부분이다.
부산해수청 관계자는 “행정대집행을 할 수는 있지만 관련 예산이 많지 않고 관련 절차를 밟기도 쉽지 않다”며 “관청에서 행정대집행에 나서기 전 애초 항만을 관리, 운영하는 부산항만공사에서 고발 등을 통해 정리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해경 관계자는 “선주가 장기계류 선박을 정비하거나 재운항하지 않는 이상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며 “고위험군에 속하는 선박의 경우 언제 사고가 발생할지 몰라 항상 노심초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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