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85.4% “하청 노동자 대우 제대로 못 받아”

이 시간 주요기사

뉴스 > 거시경제

임금·휴가·명절 선물·복지시설 이용 관련 차별 지적
응답자 임금·근로조건 격차 책임 정부 1위… 기업·국회 2·3위

양준규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9-22 09:52:35

▲직장인의 상당수가 하청업체 노동자가 제대로 된 대우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게티이미지뱅크

직장인의 상당수는 하청 노동자가 제대로 된 대우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원청회사 성과를 재분배하거나 다단계 하청을 규제해야 한다는 의견도 많았다.

직장갑질119는 여론조사 전문 기관 글로벌리서치에 의뢰해 전국 19세 이상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경제활동인구 조사 취업자 인구 비율 기준에 따라 ‘다단계 하청 인식’에 대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를 22일 발표했다.

직장인 85.4%는 현재 한국 사회에서 하청 노동자들이 정당한 처우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83.9%는 원청회사와 하청회사 간 임금 및 근로조건 격차가 심각하다고 답했고 원청회사의 성과를 하청회사에 분배해야 한다는 의견도 79.7%에 달했다. 또한 직장인 83.2%는 다단계 하청을 강력히 규제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응답자들에게 원청회사 노동자 대비 하청회사 노동자 처우와 관련한 불이익을 경험하거나 목격한 사실이 있는지 질문한 결과 ‘임금·휴가·명절 선물·복지시설 이용 등에 대한 차별’이 34%로 가장 높았다.

다음으로 △채용·휴가·징계·해고 등 인사 개입(27.4%) △하청 노동자 업무 수행 직접 지휘 감독 및 위험 업무 전가(26.4%) △괴롭힘‧성희롱(20.1%) △노조 활동 개입(19.9%) 등이 뒤를 이었다.

하청 노동자의 처우 관련 불이익을 경험‧목격했다고 답한 473명의 응답자에게 대응 방식을 물어본 결과 ‘참거나 모르는 척했다’가 49.5%로 가장 높았고 ‘회사를 그만뒀다’는 응답은 24.5%였다.

응답자의 38.6%는 하청회사 노동자들의 노동조건 결정권이 원청회사에 있다고 답했고 47.7%는 원청회사와 하청회사 양쪽 모두에 결정권이 있다고 보고 있었다. 하청회사 노동자들의 노동조건 결정권이 하청회사에만 있다는 응답은 13.7%에 그쳤다.

대기업·중소기업과 정규직·비정규직의 임금 및 근로조건 격차에 대한 책임이 어디에 있냐는 질문에는 43.8%가 정부에 있다고 답했다. 재벌‧대기업이 26.4%로 2위였고 국회‧정치권이 13.4%로 뒤를 이었다.

김현근 직장갑질119 노무사는 “우리 사회에서 간접고용 노동자는 일종의 신분으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며 “열악한 근로조건과 일상적 차별을 넘어 이제는 생명까지 위협하는 원하청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현행 파견법 위반을 제대로 단속할 뿐만 아니라 원청에 외부의 노동력을 이용하는 과정 및 결과 전반에 대한 책임을 지게 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양준규 기자 jgyang@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