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석 두 국가론은 ‘제2의 충성 맹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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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충권 의원 “윤석열 대통령 ‘8·15 통일 독트린’이 任 발언 트리거”
김건 의원 “국민이 동의하지 않을 것”
김민석 최고위원 “북한의 ‘적대적 두 국가론’은 비판받아야”

김영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9-23 10:59:07

▲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8월20일 오후 전주지검 청사에 출두하고 있다. 검찰은 이상직 전 국회의원이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이사장으로 임명된 것이 문재인 전 대통령의 전 사위인 서 모 씨의 ‘타이이스타젯 채용’의 대가로 보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연합뉴스

임종석 전 실장은의 지난 19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9·19 공동선언 6주년 기념식’ 기조연설 발언을 둘러싼 파장이 커지고 있다.

임 전 실장은 이 자리에서 ‘통일하지 말자. 객관적 현실 받아들이고 두 개 국가 수용하자’고 주장했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적대적 두 국가론’이 발표된 후 ‘통일지상주의자’란 별칭이 붙을 만큼 통일운동에 앞장섰던 그가 갑자기 ‘두 국가론 수용’을 주장하자 논란이 커진 것.

더불어민주당 김민석 최고위원은 22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북한의 ‘적대적 두 국가론’은 비판되어야 한다”며 “김대중 대통령이라면 김정은 위원장을 설득할지언정, 동조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설익은 발상을 툭 던질 권한은 남북 누구에게도 없다”고 밝혔다.

김정은과 임종석을 직격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를 두고 당내 계파 간 힘겨루기로 보는 정치적 평가와 함께 ‘김정은에게 충성 맹세’를 하는 것이란 비판 등이 나오고 있다.

여당과 정부의 입장은 더 강경하다.

김일성종합대학을 졸업한 후 북한의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 개발에 참여했던 박충권 국민의힘 의원은 스카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북한의 적대적 두 국가론은 북한 내에 퍼지는 한류의 영향력에서 비롯됐지만, 임 전 실장의 주장은 윤석열 대통령의 ‘8·15 통일 독트린’이 트리거가 된 것으로 본다”며 “김정은을 향한 제2의 충성 맹세나 다름이 없다”고 직격했다.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출신인 김건 국민의힘 의원도 스카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통일에 대한 우리 국민의 염원을 무시하는 것일 뿐 아니라 북한이 주장하고 있는 것 아닌가, 국익에 전혀 도움이 안 되는 발언”이라며 “임 전 실장의 주장은 그동안의 국내 질서와 헌법 질서, 남북 간 합의를 바꾸자는 것이어서 국민이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태영호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민주평통) 사무처장은 22일 개인 명의의 논평 자료를 통해 “불과 몇 년 전까지 일평생 통일을 외치던 분들이 어찌 그리 쉽게 통일을 포기하자고 할 수 있는지, 정말 그동안 통일을 진정으로 염원하셨던 것이 맞는지 묻고 싶다”면서 “북한과 통일하지 말자는 발언으로 고향에 돌아갈 희망의 끈을 놓지 않은 탈북민과 이산가족에게 재를 뿌렸다”고 비판했다.

이어 “김 위원장이 ‘적대적 두 국가론’을 들고나온 이유는 한류의 영향으로 정권을 유지하기 쉽지 않을 정도로 내부 상황이 심각해지니, 모든 남북 관계를 단절하기로 마음먹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영 기자 jebo@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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