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18.4º
미세먼지 좋음
수원 18.0º
미세먼지 보통
강릉 19.6º
미세먼지 보통
)
LIM 젊은 작가 소설집 네 번째 ‘림: 잃기일지’에는 김서해·박소민·이선진·최미래·한요나 작가와 정우주 문학평론가가 함께한다. 상실과 결핍을 계기로 한데 모인 이들은 결속되기보다 어디로든 흩어지기로 한다.
다섯 소설 속 존재들은 자신의 중심을 잃고 미끄러짐으로써 다시 조직되며 그 변형이 남긴 자국과 흔적을 만져 보고 끝내 중첩되는 이질화를 생의 조건으로 삼아 남에 더 가까운 나와 관계 맺고 살아가기를 선택한다.
김서해의 ‘손가락이 미끄러지듯이’는 동성혼이 합법화된 근미래, 예순일곱의 ‘나’ 순영은 뉴스를 통해 오빠 희준이 동성 연인과 결혼했다는 것을 알게 된다. 함께 뉴스를 보던 고령의 부모님은 오랜만에 전해지는 오빠의 소식에 분노와 반감을 드러내고 ‘나’의 딸과 손녀는 그런 노인들에게 반감을 보인다.
박소민의 ‘지옥에 갈 수는 없겠지만 지금은’은 죽은 사람의 집을 치우는 일을 해 온 솔이 주인공이다. 그는 자신이 유일하게 사랑한 영이 죽기 전 마지막으로 머무른 ‘똥밭’이라 불리는 농막으로 향한다. 먹고살기 위해 학교 대신 죽은 사람들의 집으로 등교하는 솔, 이름 대신 사배자로 불리는 해주, 소리를 내지 않으려 숨까지 참으며 살아가던 영, 학교에서 왕따의 위치에 내몰린 수학 선생 네 사람은 원의 내부인 동시에 삼각형의 외부로 존재한다.
이선진의 ‘잃기일지’는 어린 시절 엄마를 잃고 혼자 남은 ‘나’는 마치 세상에 없는 사람인 듯 침묵의 덫을 놓아 먹고살던 엄마의 방식을 물려받아, 침묵 뒤에 웅크림으로써 스스로를 세상에서 지워 내고자 애쓴다.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추천해요
좋아요
감동이에요
화나요
슬퍼요
추천해요0
좋아요0
감동이에요0
화나요0
슬퍼요0
연재기획 ‘반대세의 비밀’ 
연재소설 ‘최초의 당신’
기사제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