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추격에 밀린 K-배터리… 3분기도 ‘흐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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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배터리 3사 점유율은 하락… LFP 앞세운 중국 업체들은 성장
LG엔솔, AMPC 제외하면 적자… SK온 적자·삼성SDI 영업이익 줄 듯
LFP 본격 진출하는 국내 배터리 업체… ‘본격 양산’ 2026년, 반등할까

김기찬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10-09 13:52:10

▲ 중국 전기차 업체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모델인 '탕(Tang)'. 연합뉴스

전기차의 일시적 수요 정체(캐즘·Chasm)로 국내 배터리 업계가 부진을 씻어내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중국 배터리 업체의 공세로 겹악재를 맞은 모습이다.

9일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의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사용량 시장 점유율은 전년 동기 대비 3%p 하락한 22.1% 수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1~8월 누적 기준으로 보면 점유율 하락 폭은 더 크다. 올해 1~8월 국내 배터리 3사의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사용량 시장 점유율은 전년 동기 대비 3.4%p 하락한 21.1%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기차 캐즘이 길어지는 가운데 중국 업체들의 시장 점유율 확대에 나선 영향이다. 실제로 올해 1~8월 중국 배터리 업체인 CATL과 BYD(비야디)의 합산 점유율은 53.5%로 전년 동기 대비 2.1%p 상승했다.

중국 시장을 제외한 점유율 면에서도 국내 배터리 3사의 영향력은 하락하는 추세다. 통계를 확인할 수 있는 7월까지 누적 기준으로 국내 배터리 3사의 점유율은 2.1%p 하락한 46.5%를 기록했다.

우리나라가 주력으로 삼는 NCM(니켈코발트망간) 계열 배터리는 중국이 주력으로 삼는 LFP(리튬인산철) 배터리보다 높은 성능을 자랑하지만, 가격 측면에서는 LFP가 비교적 저렴하기 때문에 가격 경쟁력 차원에서는 국내 업체를 앞서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중국 업체가 점유율 등 시장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또한 캐즘에 배터리 안전성 문제도 불거지며 LFP 배터리가 지속적인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이런 배경에 국내 배터리 3사는 3분기에도 실적 부진을 끊어내지 못할 전망이다. 최근 실적을 발표한 LG에너지솔루션의 경우 전 분기 대비 실적 개선은 이뤘지만,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16.4%, 영업이익은 38.7% 감소했다.

영업이익의 경우 4483억 원을 기록했지만,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첨단 제조 생산 세액공제(AMPC)액을 제외하면 영업이익은 177억 원 손실을 기록했다.

증권가에 따르면 삼성SDI도 영업이익 감소가 예상됐다. 연합인포맥스가 최근 1개월 내 보고서를 낸 증권사의 실적 추정치(컨센서스)를 집계한 결과, 최근 보고서를 낸 증권사 실적 추정치를 보면 삼성SDI의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74%가량 감소할 것으로 추정됐다.

출범 이래 줄곧 적자를 기록한 SK온도 3분기에 흑자 전환에 성공하지 못할 분위기다. 최근 SK온은 희망퇴직을 실시하는 등 구조조정에 나선 모습이며, 눈에 띄는 반등 요소도 없어 적자를 면치 못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다만 국내 업체들도 캐즘 시기가 지난 이후를 바라보며 반등을 준비하는 모양새다. LG에너지솔루션은 7일 △에너지저장장치(ESS)·도심항공교통(UAM) 등 사업 확대 △LFP△고전압 미드니켈 배터리 등 저가형 시장 경쟁력 강화 △BaaS(Battery-as-a-Service)·EaaS(Energy-as-a-Service) 등 소프트웨어, 서비스 영역 사업기반 확보 등 중장기 전략을 마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