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 Talk] 신뢰 잃은 사전 투표 왜 못 없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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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호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10-11 00:02:30

4‧10 국회의원 총선을 앞두고 전국 40여 개 사전 투‧개표소에 불법 카메라를 설치한 혐의로 기소된 남성 유튜버가 국민참여재판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10월1일 인천지법 형사14부(재판장 손승범)는 건조물 침입과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등의 혐의로 유튜버 한모(48) 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자격정지 1년을 선고했다.

한씨는 최후 진술에서 “진실을 알고 싶어 카메라를 설치했다”며 “사회의 부조리를 밝히려 했다”고 호소했다. 사전투표율 조작 등 부정선거를 감시하기 위해 카메라를 설치했다는 주장이다.

사전 투표는 국민의 편리한 선거 참여를 위해 도입되었다. 그러나 한씨의 사건은 그 과정이 얼마나 투명하지 않은지에 대한 의문을 다시 한 번 부각시켰다. 제도의 본래 취지와 달리 불투명한 운영은 민주주의의 근본을 흔들고 있다.

사전 투표 과정에서 선거인 수보다 투표지가 많이 나오는 이른바 ‘숫자 부풀리기’ 의혹 등 허술한 투개표 관리는 국민의 신뢰를 약화시키는 주요 요인이다. 선관위가 이러한 의혹에 대해 명확한 해명이나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서 불신은 더욱 커지고 있다.

사전 투표용지의 보관과 이동·전자 개표 시스템의 투명성 문제는 지금도 많은 이들의 우려를 사고 있다. 선거는 국민의 신뢰가 바탕이 되어야 하지만 현장의 목소리는 불신과 의구심으로 가득했다.

선관위는 이제라도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한 구체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단순히 문제가 없다고 일축하는 대응은 더 이상 설득력이 없다. 오히려 모든 절차를 공개하고 철저하게 관리하는 모습을 보여 주는 것이 신뢰 회복의 첫걸음이 될 것이다.

독립적인 외부 감시단의 도입도 요구된다. 사전 투표에서 부정이 일어날 수 없다는 확신을 주기 위해서는 외부의 감시와 정기적인 검증이 필요하다. 이는 선거의 공정성을 보장하는 중요한 조치다.

현재의 법규는 이러한 문제를 완전히 방지하기엔 부족하며 불법적인 개입에 대해 무관용 원칙을 적용하는 강력한 법적 장치가 필요하다. 법정에 참관하러 온 한 시민은 “우리가 투표하는 것이 정말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다”며 실망감을 드러냈다.

사전 투표 부정 의혹은 민주주의의 신뢰와 직결된 문제다. 부정 투표가 실제로 존재하지 않았더라도 국민이 의혹을 품게 된 상황 자체가 선거의 신뢰성을 크게 훼손한다. 이러한 불신을 방치할 경우 민주주의의 근본이 위협받을 수 있다. 선거관리위원회는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하며, 사전투표 부정을 방지할 수 있는 명확한 기준과 대응책을 제시해야 한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선관위는 투명하고 철저한 선거 관리 방안을 마련해 국민이 다시금 선거에 대한 신뢰를 가질 수 있게 하기를 바란다. 국민이 안심하고 투표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야말로 민주주의의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는 길이다.

민주주의는 국민의 신뢰 위에 세워진다. 선관위가 부정 의혹을 해소하고 모든 과정을 철저히 관리하며 국민과의 소통을 강화하는 모습을 보여 주는 것이 요구된다. 이는 단순한 정책이 아닌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한 필수적인 의무다.

최영호 기자 cyh2@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