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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지금 나라가 좌·우로 갈려 대립하는 가운데 사상적으로 양분된 혼돈의 시기를 살고 있다. 대한민국 내 사상의 지도를 펼쳐 우익과 좌익의 실체를 규명해야 할 시점인 것이다. 이에 소모적 논쟁의 소지가 있는 ‘보수’와 ‘진보’의 프레임 대신 ‘대세(大勢·대한민국 세력)’와 ‘반대세(反大勢·반대한민국 세력)’의 개념으로 오늘의 대한민국을 지배하고 있는 사상의 스펙트럼을 분석한다. 나아가 이로써 우리 앞에 놓인 나침반이 가리켜야 할 방향을 제시하고자 한다.
‘진보 세력’ 개념 사용은 좌익을 돕는 행위
‘진보 세력’이라는 용어는 좌익 세력이 자신들의 반대한민국적 사회주의 활동을 합리화하고 대중을 끌어들이는 유인 도구이며 자신들의 실체를 은폐·엄폐하는 수단이다.
좌익 세력은 보수·진보라는 프레임을 통해 자신들을 ‘진보 세력’이라고 포장함과 동시에 ‘보수 세력은 수구 꼴통·적폐 세력’으로 매도해 대중이 자유민주주의 세력, 즉 대한민국 세력을 기피하도록 만들어 왔다. 그러므로 보수·진보라는 프레임을 쓰면 쓸수록 좌익 세력, 즉 반대한민국 세력에게 유리한 구도를 만드는 결과를 낳는다.
이제 무엇보다 ‘진보=사회주의’ ‘진보 세력=사회주의 세력’이라는 개념부터 명확히 해야 할 것이다.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보수·진보라는 프레임에는 심각한 문제가 있고, 특히‘진보’라는 개념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았다. 더구나 보수주의가 수구 꼴통·퇴보 세력·반동분자로 매도되고 있는 악의적인 프레임을 걷어 내야 한다.
‘진보 세력’이란 용어의 사용금지 선언을 하자
자유민주주의 체제에서의 보수주의란 정통 기독교 정신·천부인권과 자유 등 자유민주주의 정신과 가치를 지키고 보존하는 사상과 정치 시스템을 지향하는 노선을 의미한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진보 세력=공산·사회주의 세력, 좌익 세력, 반대한민국 세력”이라는 의미를 정확히 알려 ‘진보 세력’이란 용어에 대한 ‘사용금지 선언’을 해야 한다.
보수주의·진보주의 대신 미국처럼 보수주의·자유주의라는 프레임을 사용하는 것도 바람직하다. 또한 유럽처럼 자유민주주의·기독교 민주주의·사회민주주의 등 사상 실명제를 사용할 것을 권한다.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정통 개념은 ‘좌익·우익’의 프레임이다. 좌익은 공산·사회주의를 지향하는 세력을 말하고, 우익은 반공 자유민주주의·시장경제 체제를 지향하는 세력을 말한다. 필자는 우익·좌익의 용어 사용, 사상 실명제 등과 함께 보완적 프레임으로 2009년 출간한 ‘반대세의 비밀, 그 일그러진 초상’에서 대한민국 세력과 반대한민국 세력이란 개념을 제안한 바 있다.
‘대한민국 세력(대세)·반대한민국 세력(반대세)’의 프레임은 한국 상황에서 이해하기 쉽고 국민을 설득하기 용이하다는 이점이 있기 때문이다.
보수·진보 대신 우익·좌익으로 구분하자
보수·진보의 프레임 대신 ‘우익(right)·좌익(left)’의 프레임을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훨씬 더 혼선이 적기 때문이다. 더구나 우익·좌익의 프레임은 이미 전 세계 학자들이 이론적으로 검증한 개념이며, 세계인이 보편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일반적인 용어이다. 우리나라에서도 해방 이후 6·25전쟁 때 널리 사용되었다.
우익이란 자유민주주의·자유시장경제(자본주의) 체제를 지향하는 노선이고, 좌익이란 공산주의·사회주의를 지향하는 노선이다. 우익·좌익의 프레임을 좀 더 세분하면, 우익·우경·(중도)·좌경·좌익으로 구분할 수도 있다.
우익·좌익 개념의 역사
우익·좌익의 개념은 언제 등장한 것인가? 원래 우익과 좌익은 18세기 말 프랑스혁명 전후에 있었던 3부회의·국민의회 개최 시 대표들이 앉는 자리가 왕·의장을 중심으로 하여 우측이냐 좌측이냐에 따라 붙여진 개념이다. 당시 보수 세력이나 온건개혁 세력은 우측에 있어 우익으로, 변혁 세력이나 급진개혁 세력은 좌측에 있어 좌익으로 불렸다.
그러다가 20세기 초 공산주의 체제의 소련(소비에트 연방)이 등장한 이후 자본주의 체제를 무너뜨리고 공산화하려는 세력과 이를 막으려는 기존 자본주의 세력 간의 사상적 갈등이 시작되었다. 이때부터 사회주의·공산주의 체제로의 변혁을 추구하는 급진 세력을 좌익, 기존의 자본주의 체제를 지키려는 세력을 우익이라고 부르게 되었다.
우리나라 좌익과 우익의 역사
1920년대 초 공산·사회주의 사상이 한반도에 상륙한 후 좌익(사회주의)과 우익(민족주의)이란 용어가 도입되면서 우리나라에선 좌·우익 간 갈등의 역사가 시작되었다. 좌익은 계급을 중시하고 일제에서 독립하면 사회주의 국가를 만들려고 했으며, 우익은 민족을 중시하고 대체로 독립 시 민주공화제의 나라를 꾸릴 것을 지향했다. 이들은 서로 사상적으로 갈등하다가 일제에 대항하기 위해 ‘좌우합작’의 이름으로 손을 잡기도 했다.
해방 이후 북한에 공산·사회주의의 소련군이 진주하고 남한에 자유민주주의·자본주의의 미군이 진주하면서 좌우 사상 갈등은 심각한 상황으로 치달았다. 남한 체제를 지지하는 우익과 북한 체제를 지지하는 좌익으로 나뉘어 체제를 둘러싼 갈등을 벌인 것이다.
결국 남한은 자유민주주의 체제로, 북한은 사회주의 체제로 귀착이 되었는데, 이러 한 사상 갈등·체제 갈등이 6·25전쟁으로 나타났다. 6·25전쟁 과정에서 북한이 좋은 사람은 월북하고 남한이 좋은 사람은 월남하는 등 국민 스스로 체제를 선택했다.
6·25전쟁 때 북한군의 악행을 보면서 많은 국민이 가지고 있던 공산·사회주의에 대한 잘못된 환상에서 깨어났다. 그들이 선전했던 것과 실상이 너무 달랐기 때문이다. 6·25전쟁 이후 우리 국민은 대체로 반공 의식이 투철해졌고, 좌익 세력이 크게 위축되었다.
그러나 전쟁을 겪지 않은 세대가 점점 많아진 1980년대에 대학가에서 좌익 학생 운동권이 급성장했다. 이들이 30여 년이 지난 현재 좌·우익 세력 간 사상 갈등, 대한민국 세력과 반대한민국 세력 간의 체제 전쟁을 유발하고 있다.
좌익은 ‘친북’ ‘종북’으로 구분 필요
좌익·우익이란 프레임은 공산·사회주의와 자유민주주의·시장경제 체제(자본주의) 등 사상적 측면으로 구분하는 것이다. 좌익 세력도 마르크스·레닌주의 노선을 추종하거나 NL파(민족해방·주체사상파)처럼 북한을 추종하는 세력도 있다. 특히 북한을 추종하는 세력도 추종 정도에 따라 지나친 추종도 있고, 적당한 거리에서 우호적 인식을 갖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좌익’이란 명칭 앞에 북한과의 관계성을 나타내는 ‘종북’ ‘친북’ 등 별도의 명칭도 필요하다. 저자는 이미 ‘반대세의 비밀’에서 2008년 3월 PD파(민중민주파)가 민노당을 탈당할 때 사용했던 ‘종북’이란 용어를 사상 용어로 사용할 것을 제시한 바 있다. ‘친북’과 ‘종북’을 구별해야 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었다.
당시엔 ‘친북 좌파’로 통칭되고 있었는데 “친북은 북한과 친하게 지내고 전쟁하지 말자”는 의미로 이해된다면서 북한을 철저히 추종하는 세력에게는 ‘종북’을 붙여 ‘친북’ 세력과 구별해 주어야 한다고 했었다. 이후 ‘종북’과 ‘친북’이 구분되어 사용되면서 사상전에 유용하게 활용되고 있다.
남한 지하당, 이적단체 구성원 등처럼 북한의 통치 사상과 통치자를 추종하고 북한 체제로의 통일을 지향하는 부류에게는 ‘종북’이라는 명칭이, 북한에 우호적인 성향 정도를 가진 부류에게는‘친북’이라는 명칭이 합당할 것이다.
정리= 박혜수 편집위원
프로필
△ 경북대 법과대 행정학과·동 대학원 졸업
△ 국가정보원 27년 근무(1990∼2016)
△ 국가정보대학원 정신교육 담당 교수 17년(2000∼2016)
△ 한국학중앙연구원 정치학 박사과정 수료
△ (전)박정희대통령기념재단 책임연구위원
△ 자유수호포럼 공동대표
△ 주민자치법반대연대 대표
△ 한국자유총연맹 정책자문위원
△ 국민의힘 중앙연수원 교수
△ 주요 저서
‘분류한국사(성민사)’ ‘한국사(박영사)’ ‘반대세의 비밀, 그 일그러진 초상(인영사)’ ‘6·25동란과 트로이목마(인영사)’ ‘교양분류한국사(인영사)’ ‘박정희 대통령 100대 치적(박정희대통령기념재단)’ ‘종북세력과 위기의 대한민국(대추나무)’ ‘주민자치기본법, 공산화의 길목(대추나무)’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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