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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
우리는 지금 나라가 좌·우로 갈려 대립하는 가운데 사상적으로 양분된 혼돈의 시기를 살고 있다. 대한민국 내 사상의 지도를 펼쳐 우익과 좌익의 실체를 규명해야 할 시점인 것이다. 이에 소모적 논쟁의 소지가 있는 ‘보수’와 ‘진보’의 프레임 대신 ‘대세(大勢·대한민국 세력)’와 ‘반대세(反大勢·반대한민국 세력)’의 개념으로 오늘의 대한민국을 지배하고 있는 사상의 스펙트럼을 분석한다. 나아가 이로써 우리 앞에 놓인 나침반이 가리켜야 할 방향을 제시하고자 한다.
우파가 파악해야 할 것… 야권 지지 세력의 움직임
우파 정당은 물론 우파 세력에겐 총선 전쟁을 치르는 과정에서 적에 대해 면밀한 분석을 하지 않는 치명적 약점이 있었다. “어찌어찌하다 보면 이기지 않을까” 하는 막연하고도 무책임한 기대 심리가 만연했다.
이번 총선에서 야권 승리의 원인·우파 정당 패배의 요인을 살펴보면서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야권 지지 세력의 움직임이다. 야권 지지 세력에는 어떤 집단이 있으며 총선 때 이들이 어떻게 움직였는지 파악해야 한다. 그래야 우파가 총선에서 왜 졌는지 이해가 되고, 다음 선거에서 승리할 대안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좌파 지지 세력… 당원 규모와 그 의미
인구 6700만 명인 영국의 경우 보수당의 당원 수는 20만명(0.3%), 노동당은 50만 명(0.74%) 수준이다. 유럽 자유민주주의 국가 정당들의 당원 수는 많아야 전체 인구의 2∼3%라고 한다. 중국의 경우 전체 인구가 14억1000여 명인데 공산당원은 9804만 명으로 전체 인구의 6.9%이다.
그런데 우리나라 주요 정당 당원 수는 얼마나 될까.
제1당인 더불어민주당의 당원 수를 보면 전체 당원 수는 500만 명이고, 월 1000원 정도의 당비를 내는 권리당원 수는 2023년 6월 기준 245만 명이다. 국민의힘은 80만 명 수준이다. 전체 인구가 5200만 명인데, 민주당의 경우 당원이 500만 명이면 당원 비율은 9.6%나 된다. 세계 1등이다.
이는 다른 자유민주주의 국가들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숫자이며, 심지어 공산국가보다도 비율이 높다. 민주당의 권리당원 수는 2008년에는 2만 3233명에 불과했는데 15년 사이 106배나 급증한 것이다. 그중 절반에 가까운 47.2%(115만8423명)는 이재명 대표가 대선 후보로 부상한 2021년 이후 입당했다. 특히 이재명이 민주당 대표가 된 2022년부터 더욱 폭발적으로 급증해 2023년 6월까지 100만 명 이상 늘어났다.
이재명이 대표가 된 후 폭발적으로 입당한 사람들
이재명 대표 체제에서 폭발적으로 입당한 사람들은 누구일까. 개딸(개혁의 딸) 성향의 이재명 팬덤 세력일 것이다. 당직자들조차 “DNA 절반이 바뀐 ‘이재명의 민주당’”이라는 말을 할 정도다. 이재명 팬덤 중 가장 강성인 행동파가 ‘개딸’인데 이들의 규모는 약 3000명 정도라는 평가다.
민주당은 세계 최대의 당원 수를 가지고 있고, 유래를 찾을 수 없는 강성 팬덤 당원들을 보유하고 있다. 이것이 야권의 총선 승리의 기반이다. 개딸들은 공천과정에서도 비명계 의원들을 굴복시키는 압력을 행사했고, 이재명 지역구에 몰려가 선거 활동을 전개했다고 한다.
이재명의 목표는 당원 1000만 명
이재명 대표는 현재 민주당 당원 규모에 만족하지 않고 당원 배가 운동을 벌이겠다고 한다. 권리당원 250만 명, 일반 당원까지 포함하면 500만 명인데, 이를 1000만 명으로 만들겠다는 게 목표다. 현재만 해도 중국 공산당을 제외하면 세계 최대 정당인데, 이를 또 배로 늘리겠다는 것이다.
이재명 대표는 한 민주당 당원 행사에서 “당원을 두 배로 늘리고 당원의 권한을 두 배로 늘려 당원 중심의 정당을 통해 국민이 주인인 나라를 만들자”고 말했다. 민주당 당원이 나라의 주인 역할을 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특정 정당이 국가를 주도하는 대표적 나라가 중국·북한 등 공산국가다. 공산당 조직이 군·행정부·사법부는 물론이고 지방 말단기관까지 실핏줄처럼 퍼져 통제하고 이끌어 가는 것이다. 공산국가에서는 누구나 공산당원이 되려고 노력하는데, 이는 공산당원이 되어야 권력을 행사하고 출세하기 때문이다.
대한민국 하부를 장악한 좌파 마을활동가들
이재명 대표가 2017년 1월 출판한 ‘대한민국 혁명하라’는 책이 있다. 이 책의 지방분권 항목에 ‘꼬리를 잡아 몸통을 흔든다’는 제목이 있다. 이는 지방분권으로 대한민국 체제를 바꾸겠다는 의미로 보인다.
문재인 정권 때인 2018년 2월 민주당이 만든 헌법개정 초안을 보면 지방분권이라는 지렛대를 이용해 체제를 바꾸겠다는 의도가 노골적으로 들어가 있다. 헌법 제1조 제3항에 “대한민국은 지방분권 국가를 지향한다”고 규정한 것이다.
우리나라 우파 정권은 중앙집권체제를 유지해 왔기 때문에 소외된 지방들이 불만을 가져 왔다. 좌파들은 지방의 이러한 불만을 비집고 들어가 지방분권·주민자치 등을 명분으로 내세워 지방에 좌파 체제를 구축하려 오랫동안 노력해 왔다. 그런데 우파 단체장이나 주민들은 좌파의 이러한 체제 변혁 의도를 모르는 채 단순히 예산과 권한을 지방에 배분하려는 선의로 생각해 동조해 온 것이다.
문재인정부의 지방분권 정책
문재인 정권은 청와대 직속 자치분권위원회를 두고 지방분권 정책을 추진하면서 주민자치회·마을 교육공동체·협동조합·사회적 기업 등 마을 경제공동체와 같은 좌파 네트워크를 구축하려 노력했다. 이를 위한 좌파 마을활동가 양성과 조직 결성을 위한 지원사업에도 매우 적극적이었다.
그 결과 시·군·구별로, 하부 3500여 개의 읍·면·동별로 좌파 우호 조직이 그물망처럼 펼쳐져 있다. 이러한 좌파의 3500여 개 읍·면·동 장악을 통한 인민민주주의 체제 확립 작업은 베네수엘라 차베스의 전략을 모델로 한 것이다. 좌파가 마을 주민들에게 경제적 수단과 정보·행정 통제권을 행사함으로써 좌파 영구집권체제를 구축하려는 것이다.
마을활동가는 유권자를 움직이는 정치조직
이러한 좌파 마을조직들은 선거 때 유권자를 움직이는 정치조직 역할을 수행한다. 2022년 3월9일 제20대 대선 때 전북에서 1만5000명의 마을활동가가 이재명 후보 지지 선언에 동참한 것을 감안할 때, 문재인 정권 때 양성한 전국 좌파 마을활동가의 규모가 엄청난 것으로 보인다.
물론 윤석열정부 등장 후 보조금 차단 등으로 위축된 측면도 있으나 이들은 결코 사라지지 않고 오히려 더 교묘한 방법으로 세력을 확산하고 있다. 더욱이 이러한 좌파 마을조직들이 지방 곳곳에서 지역정당을 만들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마을 연방 민주공화국
영등포당 등 시·군·구별 정당도 나타났고, 전북지역당 등 시·도별 정당도 등장했다. 이런 식이면 머지않아 광주지역당·대전지역당·경기지역당·강원지역당 등도 생기지 않을까. 이런 지역당 연합 추진 세력은 3500여 개 읍·면·동을 마을공화국이라 하고, 이를 기반으로 대한민국을 ‘마을 연방 민주공화국’으로 만들려 하고 있다. 이 지역당 연합은 이번 제22대 총선 때 민주당·진보당·정의당 등과 함께 선거연대 대상에 포함되기도 했다. 이들은 진보당과 함께 2026년 지방선거에서 지역 집권 정당을 꿈꾸고 있다.
좌파 단체의 선거 참여 활동
2002년 효순·미선 촛불시위에 참여한 좌파 단체는 500여 개, 2008년 광우병 촛불시위에 참여한 단체는 1800여 개, 세월호 시위에 참여한 단체는 1500여 개, 박근혜 퇴진 시위에 참여한 단체도 1500여 개에 이른다. 이들이 앞으로 윤석열 대통령 퇴진 투쟁에도 적극 참여할 것이다.
이번 총선 때 민주당은 촛불시위 주도 세력을 비례대표 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에 포함시켜 2명의 국회의원이 당선되도록 배려했다. 이들에게 국회의원 자리를 내준 것은 총선 후 윤석열 대통령 퇴진 투쟁에 공동보조를 취하도록 엮기 위함일 것이다. 앞으로 이들은 정치적 운명공동체로서 다음 지방선거·대선때도 운명을 같이할 것이다.
정리= 박혜수 편집위원
프로필
△경북대 법과대 행정학과·동 대학원 졸업
△국가정보원 27년 근무(1990∼2016)
△국가정보대학원 정신교육 담당 교수 17년(2000∼2016)
△한국학중앙연구원 정치학 박사과정 수료
△(전)박정희대통령기념재단 책임연구위원
△자유수호포럼 공동대표
△주민자치법반대연대 대표
△한국자유총연맹 정책자문위원
△국민의힘 중앙연수원 교수
△주요 저서
‘분류한국사(성민사)’ ‘한국사(박영사)’ ‘반대세의 비밀, 그 일그러진 초상(인영사)’ ‘6·25동란과 트로이목마(인영사)’ ‘교양분류한국사(인영사)’ ‘박정희 대통령 100대 치적(박정희대통령기념재단)’ ‘종북세력과 위기의 대한민국(대추나무)’ ‘주민자치기본법, 공산화의 길목(대추나무)’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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