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사 미·중 틈새 노려 CDMO 사업 확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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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DMO 시장 전망 엇갈려… 긍정적 기대와 현실적 과제
셀트리온·SK·휴온스·대웅·경보 등 진출·확대

허승아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11-14 11:47:08

▲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2024 바이오플러스 인터펙스 코리아 전시장 모습. 연합뉴스

미중 패권 경쟁이 심화하는 가운데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에 잇따라 진출하고 있다. 특히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강화와 생물보안법 추진에 따른 반사이익을 기대하며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서 기회를 노리고 있다.

14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셀트리온·SK바이오사이언스·대웅바이오·휴온스·경보제약 등 국내 제약업체들이 바이오의약품 CDMO 사업에 진출 혹은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CDMO는 의약품의 생산위탁만 지원하는 CMO와 달리 생산공정·임상·상용화 등 의약품 개발 전 과정을 협업하는 것으로 세포주 개발부터 제품 포장까지 제공하는 생산 전주기 서비스다.

미국이 추진 중인 생물보안법과 트럼프 대통령 당선자의 보호무역주의 기조로 인해 바이오의약품 공급망이 변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9월 미국 하원을 통과한 이 법안은 미국 정부가 우려하는 생명공학 기업 및 이들과 거래하는 기업과 계약을 맺거나 보조금을 제공하는 것을 금지하는 법안이다.

우시바이오로직스 등 대표적인 중국 바이오 CDMO 기업이 여기에 해당한다. 법안 발효는 미국 상원 본회의 심의와 대통령 승인 절차를 통해 최종 확정된다.

셀트리온은 올해 CDMO 법인 설립을 완료하고 생산 캐파(CAPA)를 늘리기 위해 국내외 신규 공장을 확보할 예정이다. 해당 시설을 CDMO 사업에 적극 활용할 방침이다.

휴온스는 팬젠을 인수하며 바이오의약품 CDMO 사업 확장에 나섰다. 최근 143억 원을 투자해 팬젠 주식 264만7378주 취득을 결정했다. 팬젠은 바이오의약품 생산을 위한 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GMP) 시설을 보유하고 있으며 세포주 개발 원천기술인 팬젠 CHO-TECH을 보유하고 있다. 이번 인수로 인간 유래 히알루로니다제 등 바이오의약품 생산기지를 확보했다.

백신 개발 전문 SK바이오사이언스도 6월 백신 위탁생산 글로벌 톱10 수준의 독일 기업 지분을 인수했다.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아스트라제네카 노바백스의 코로나19 백신을 생산하면서 글로벌 CDMO 사업을 경험한 후 이번 인수로 백신 CDMO 사업에 본격 진출한 것이다.

대웅바이오는 경기도 화성시 향남 바이오의약품 생산시설을 완공하고 내년부터 본격적인 생산을 시작할 예정이다. 또 2028년까지 미국 식품의약국(FDA) ‘cGMP’ 인증을 획득할 계획이다.

종근당홀딩스의 자회사 경보제약은 8월 항체·약물 접합체(ADC) 공장 신설에 나섰다. 2026년 말까지 해당 공장에 854억6000만 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ADC 신공장은 현 원료의약품 공장이 위치한 충남 아산시 일대에 지어진다. ADC CDMO 사업을 위한 생산시설 구축이 목적이다.

기존에 바이오의약품 CDMO사업을 운영하던 기업도 변화하는 시장에 맞게 경쟁력 강화방안을 고심 중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압도적인 생산능력과 다수의 트렉레코드 품질 등 세계적인 경쟁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제약회사로부터 높은 신뢰를 유지하는 데 계속 주력하겠단 계획이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항체와 ADC(항체-약물 접합체) 생산시설 모두를 미국에 확보하고 있는데다 아시아(인천 송도)에 초대형 규모 생산시설을 설립 중임을 피력할 계획이다.

규제기관 제조 승인은 바이오의약품 제조 전 과정에 대해 적합성·안전성 등이 검증됐음을 의미하므로 CDMO 사업의 실제적인 경쟁력으로 꼽힌다.

한편 CDMO 시장에 대한 전망은 긍정적 의견과 현실적 과제가 공존한다. 업계 관계자는 “다양한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CDMO 사업에서 성공하기 위해선 품질과 규제기관의 승인 경험이 필수다”며 경쟁력 확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반면 바이오의약품 수요는 지속 증가하고 있어 수요 부족 사태를 겪고 있는 비만 치료제 등의 사례를 보면 시장성은 밝다는 의견도 있다. 업계에서는 CDMO 사업 확대로 글로벌 공급망이 안정화될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바이오의약품 수요 증가가 국내 기업에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허승아 기자 heosa@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