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유업 20분기 만에 적자 탈출… 홍원식 리스크는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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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3분기 영업익 5억860만 원… 흑자전환 성공
한앤컴퍼니와 홍원식 전 회장과 법적 분쟁 여전
홍 전 회장 배임·횡령 이슈, 남양유업 브랜드에 타격

김나윤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11-26 10:27:50

남양유업의 ‘오너 경영’이 막을 내리고 사모펀드 한앤컴퍼니가 경영권을 넘겨받으면서 출범 후 20분기 만에 흑자에 성공했다. 하지만 한앤컴퍼니와 홍원식 전 회장 사이의 법적 분쟁이 진행 중이고 홍원식 전 회장의 배임·횡령 이슈가 남양유업 브랜드에 타격을 주고 있다.

스카이데일리가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를 확인한 결과 남양유업의 올 3분기 영업이익은 5억860만 원, 당기순이익은 4000만 원을 기록했다. 이는 2019년 3분기 이후 20분기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남양유업의 누적 영업적자는 3374억 원에 이른다. 올해 1월 사모펀드 한앤컴퍼니가 경영권을 넘겨받으면서 출범 6개월 만의 이룬 성과로 평과된다.

남양유업은 1964년 홍원식 회장 부친인 고 홍두영 명예회장이 남양 홍씨 본관을 따서 창업했다. 국내 최초의 아기용 분유 생산으로 시작한 남양유업은 유업계 2위 자리를 지키며 성장했다.

하지만 2013년 대리점에 물품을 강매하고 대리점주에게 폭언한 사실이 알려져 거센 불매운동에 휩싸였다. 홍원식 회장의 경쟁업체 비방 댓글 지시 논란과 창업주 외손녀인 황하나씨의 마약 투약 사건 등 오너가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2021년 ‘불가리스 사태’는 경영권 매각의 불씨가 됐다. 남양유업이 코로나19 유행이 한창이던 그해 4월 자사 발효유 제품 불가리스에 코로나19 억제 효과가 있다며 검증되지 않은 연구결과를 발표해 논란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소비자들의 남양유업 불매운동이 커지자 홍원식 회장은 2021년 5월 회장식 사퇴를 발표하며 자신과 가족이 보유한 남양유업 지분 53%를 3107억 원에 매각하는 계약을 한앤컴퍼니와 체결했다. 하지만 계약 이행이 늦어져 한앤컴퍼니가 같은 해 8월 주식양도 소송을 제기하고, 홍원식 회장이 계약해제를 통보하면서 2년 넘게 분쟁을 이어왔다. 올해 1월 경영권이 한앤컴퍼니로 넘어갔다.

남양유업 오너 일가의 부정적 이슈가 여전히 기업 브랜드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남양유업은 8월 홍원식 전 회장과 전직 경영진 3명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위반(횡령)과 배임수재 혐의로 고소했다. 남양 측이 주장한 횡령 액수는 201억2223만 원으로 2023년 연결재무제표 기준 자기자본의 2.97% 규모다.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는 22일 홍원식 전 회장 등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은 홍원식 전 회장이 상장법인인 남양유업을 운영하는 과정에서 남품업체들로부터 거래 대가로 수십억 원을 수수하고, 친인척이 운영하는 업체를 거래 중간에 끼워 넣어 100억 원대 손해를 가했다고 보고 있다. 또 남품 업체 대표를 회사 감사로 임명하고 급여를 되돌려 받거나 법인카드를 사적으로 이용한 혐의도 있다.

서울중앙지법 남천규 영장전담 부장판사가 28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등 혐의를 받는 홍원식 전 회장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를 진행한다. 한앤컴퍼니와 홍원식 전 회장은 고가 미술품에 대한 소유권 분쟁도 벌이고 있다. 한앤컴퍼니로 경영권이 인수됐지만 홍원식 전 회장 사이의 법적 분쟁이 지속되며 기업 브랜드에 타격을 주고 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사모펀드는 특성상 단기간에 실적을 올려 엑시트 할 가능성도 크다”면서 “남양유업은 사모펀드가 경영권을 갖고 있는데,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기업 경영을 이어갈지는 의문이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남양유업에 붙은 ‘나쁜 기업’ ‘부정적 오너 리스크’ 등의 나쁜 이미지를 완전히 벗어내기까지는 갈 길이 멀다”면서 “홍원식 전 회장이 배임·횡령 의혹 수사는 남양유업 이미지에 타격을 주는 상황이다. 남양유업의 이미지 개선을 위해 기업 사명 변경도 고려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김나윤 기자 nyk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