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경기전망 33개월째 흐림… 역대 최장 기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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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BSI 20개월 만에 최대 하락… 제조업·비제조업 전망 엇갈려

김기찬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11-26 11:00:11

기업들이 전망한 경기가 33개월째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대선 등 대외 리스크가 확대되고 내수 부진이 장기화되는 등의 영향으로 기업들이 전망하는 경기도 부진한 양상이다.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는 26일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기업경기실사지수(BSI)를 조사한 결과 내달 BSI 전망치는 97.3으로 기준선을 넘지 못했다고 밝혔다.

BSI는 100을 기준으로 이보다 높으면 내달 경기를 현재보다 나아질 것으로 전망한 기업이 많음을 의미한다. 반대로 100보다 낮으면 내달 경기가 악화할 거라는 전망이 우세한 상황으로 볼 수 있다.

한경협에 따르면 BSI 전망치는 2022년 4월 99.1로 기준선 아래로 내려온 뒤 33개월 연속 기준선을 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의 경기 심리 부진이 장기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BSI 전망치가 기준선을 33개월 연속으로 넘지 못한 것은 집계 이래 역대 최장기 부진이다. 2018년 6월~2021년 2월간 33개월째 연속 부진이 이어졌던 때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내달 경기 전망은 업종별로 희비가 엇갈렸다. 제조업 BSI는 89.9를 기록해 7월(88.5)이후 5개월 만에 90선을 밑돈 반면 비제조업 BSI는 전월 대비 12.6p 오른 105.1을 기록해 기준선을 넘겼다. 비제조업 BSI는 5개월 만에 기준선을 넘는 데 성공했다.

한경협은 “내수 침체 장기화의 영향으로 제조업 제품의 국내 공급이 5개 분기 연속 감소하는 등 제조업 경기 심리가 악화되고 있다”며 “비제조업은 연말 특수 및 난방 수요 증가로 업계 기대감이 전망치에 반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제조업 세부 업종별로 보면 10대 업종 중 자동차 및 기타운송장비(105.7) 업종만 유일하게 BSI 전망치가 기준선을 넘겼다. 기준선 100에 걸친 업종은 식음료 및 담배·의약품 등 2개 업종이다. 나머지 7개 업종은 업황이 부진할 것으로 전망됐다.

비제조업 세부 업종의 경우 7대 업종 중 △전기․가스․수도(126.3) △여가․숙박 및 외식(123.1) △전문, 과학·기술 및 사업지원서비스(116.7) △운수 및 창고(108.7)가 호조전망을 보였다. 기준선에 걸친 도·소매 업종을 제외한 2개 업종은 업황 악화가 전망됐다.

조사 부문별로 보면 BSI는 모든 부문에서 부정적인 전망이 나왔다. 구체적으로 △내수 98.4 △자금사정 97.5 △수출 97.3 △채산성 95.9 △고용 94.3 △투자 89.9 △재고 104.6 등으로 나타났다. 재고의 경우 100을 넘으면 재고가 과잉됨을 의미해 부정적인 전망으로 판단한다. 내수(98.4)․수출(97.3)·투자(89.9)는 2024년 7월 이후 6개월 연속 동반 부진했다. 특히 투자 BSI 전망치는 2023년 4월(88.6) 이후 20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