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차별 살라미 野 탄핵·수사… “무너지는 안보 전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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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안수 이어 군 장성 줄줄이 ‘직무배제’ 나라 누가 지키나
초유의 경찰청장 긴급체포에 행안부·국방부 수장도 공석
도태우 “법사위 72시간 조사 없는 날림 탄핵, 명백한 위헌”

장혜원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12-12 14:05:31

▲ 박안수 육군참모총장이 10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전체회의가 정회되자 이동하고 있다.

군정권을 가진 박안수 육군참모총장을 비롯해 계엄 사태의 가담자인 수방사령관·특전사령관·방첩사령관 등 군 수뇌부들이 직무 정지됐다. 수사가 본격화할 경우 다수 중간급 간부도 혐의 대상에 올라 안보 공백이 현실화다. 한덕수 국무총리등 국무위원·경찰 수뇌부도 야권 탄핵 및 검·경 수사 대상에 올랐다. 국방뿐 아니라 행정·치안 공백이 야권이 주도하는 탄핵·수사로 마비된 것이나 다름없다.

12일 군 소식통은 “육군력은 마비된 것이나 다름없다”며 “군정권을 가진 박 총장이 행정 등을 뒷받침해 줘야 군령권을 가진 예하 부대들이 실질적 전투력을 발휘할 수 있는데, 군정권·군령권을 가진 박 총장과 주요 부대 사령관들이 모두 직무 정지 및 배제됐다”고 했다. 이어 “당장 군사·전투 대비는 직무대행 체제로 간다고 하더라도 지속해서 수사 대상이 늘어나고 직무 배제가 이어지면 전체적 사기 저하 및 군사대비태세는 필연적으로 약화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실제 국방·안보의 혼란상이 더욱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국방부는 이날 박안수(육군 대장) 육군참모총장에 직무 정지 조치를 발표했다. 앞서 여인형 국군방첩사령관·이진우 수도방위사령관·곽종근 특수전사령관 등 육군 중장 3명과 정성우(육군 준장 진급 예정자) 방첩사 1처장·김대우(해군 준장) 방첩사 수사단장·문상호(육군 소장) 정보사령관도 직무 정지됐다. 이들뿐만 아니라 병력을 투입한 이상현 제1 공수여단장(육군 준장)·김정근 3공수여단장(육군 준장)·김현태 707 특임 단장(육군 대령)도 출국금지 조치가 되어 정상 활동이 어려운 상황이다.

국방뿐만 아니라 조지호 경찰청장과 김봉식 서울경찰청장을 11일 긴급 체포됐다. 경찰이 스스로 수뇌부의 신병을 동시에 확보한 것은 초유의 일이다. 국방부와 경찰청의 수장 격인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과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은 3일 비상계엄 사태 이후 자진 사의한 했다. 오동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이 ‘내란수괴죄’는 긴급 체포가 가능하다며 윤석열 대통령 체포 의지까지 드러냈다.

사실상 군 통수권·치안·안보 등 기본적 국정운영마저 혼선 속 마비 상황에 빠진 것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외교가에서는 필립 골드버그 주한 미국대사가 한덕수 국무총리·조태열 외교부 장관·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등을 잇달아 만나 한국군의 통수권 문제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며 향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동맹관계를 둘러싼 우려를 내비치기도 했다. 계엄 이후 한·미 핵협의그룹(NCG) 회의와 도상연습이 무기한 연기됐다.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의 한국 방문도 취소됐다.

이 가운데, 북한을 통해 계엄 8일 만인 11일 “괴뢰 한국 땅을 아비규환으로 만들어놓았다”고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조롱했다. 이를 두고 핵·미사일·국지 도발 등이 이뤄지면 전방에서 제대로 된 대응 태세를 꾸릴 수 있겠냐는 우려가 쏟아진다. 다만 전문가들은 합창의장이 평시 작전지휘권을 행사하고 있기 때문에 대응 태세에 문제가 없다는 의견을 내놨다.

박정이 밀리테크협회 회장(예비역 육군 대장)은 스카이데일리에 “감시·경계 작전 임무 이외의 부대 이동은 합동참모본부의 통제를 받고 있다”며 “김명수 합참의장이 각 군 작전부대를 작전지휘·감독하고, 합동작전 수행을 위하여 설치된 합동부대를 지휘·감독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육군(대행)·공군·해군 참모총장이 합참의장 또한 평시 대응 태세에 만반의 노력을 하고 있다”며 “계엄군으로 직무 배제가 된 부대 사령관도 수방사·방첩사·일부 특수부대로 김선호 장관 직무대행 체제에서 직무대리 인사가 이뤄져 작전 수행 공백을 메꿀 것”이라고 했다.

외교·국방권 관련 송재익 전 한국국방연구원 전문연구위원은 “미 바이든 정부 국방부·국무부가 한 한국의 윤석열정부를 지지한다고 공식적으로 발표했다”며 “차기 트럼프 2기 행정부도 정치 성향이 윤석열정부를 지지해야 미·중 대결에서 유리하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으며, 유력 언론도 윤 대통령 지지 논조의 언론 보도를 이어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도태우 선진변호사협회 대표 변호사는 야당의 연이은 탄핵 소추를 ‘불법 탄핵’으로 규정했다. 그는 스카이데일리에 “현 정부 취임 이후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이 발의한 탄핵소추안은 무려 25개이다. 대한민국 건국 후 74년간 발의된 탄핵소추안 숫자보다 더 많은 탄핵안을 단 2년 만에 발의한 것”이라고 했다. 도 변호사는 “국회가 법사위를 통한 공식적인 조사 없이 72시간 내 탄핵 투표를 강행하기에, 졸속탄핵 남발로 인한 국가의 혼란과 헌정질서의 파괴가 심화하고 있다”며 “법사위 조사는 강제하지 않고 72시간 내 의결은 강제하는 국회법 제130조 제1항 및 제2항은 적법절차 원리를 파괴한 위헌조항으로 판단 받아야 마땅하다”이라고 지적했다.

장혜원 기자 hyjang@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