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 Talk] “벼랑 끝 자영업자… 외국인 고용 자격 완화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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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나윤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2-17 00:02:30

우리나라 경제의 실핏줄인 자영업자들이 무너지고 있다. 치솟는 인건비와 고금리에 소비 침체까지 겹치면서 폐업하는 자영업자가 속출하고 있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발표한 ‘최근 폐업 사업자의 특징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폐업한 사업자는 98만6000명으로 비교 가능한 통계가 작성된 2006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특히 폐업률이 높은 업종은 음식업이 16.2%로 압도적으로 많다.

현장에선 폐업 위기에 내몰린 자영업자들을 위해선 외국인 고용 자격이 완화돼야 한다고 한목소리로 외치고 있다. 내국인 요리사들은 인건비가 비싸기 때문이다. 경기가 침체된 상황에서 사업주가 내국인 근로자로 전부 채용해 사업을 유지하기는 쉽지 않다.

30년 동안 외식업계에 종사하고 있는 민상헌 한국외식업중앙회 관계자는 구인난 해소를 위해 음식점 대상으로 한 중국·베트남 전문인력(E-7 비자) 고용 자격요건을 완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시행되는 E-7 특정 활동비자(요리사) 초청 조건이 까다롭고 사업의 고용주가 신청하기에 어려운 점이 있다”면서 “중국·베트남 등 현지에 한국의 E-7 비자 신청 시 요구하는 자격 조건에 부합되는 요리사 인원이 부족한 상황이라 불법 체류자를 고용할 수밖에 없는 게 외식업계의 현실이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현재 E-7 고용지원제도의 문제점은 △내국인 고용의 한계, 영업을 위한 수단으로 외국인 불법 고용 △정부의 외식업계 인력난 해소를 위한 정책 부재 △외국인 고용이 내국인 일자리 침해와 무관함에도 현실을 오판해 합법적인 외국인 고용제도 부재로 불법적인 외국인 고용을 선택하도록 방치하는 등 자영업자들을 전과자로 만들고 있는 셈이다.

음식점 자영업자가 외국인 근로자(E-7 비자)를 고용하려면 중국·베트남 식당 업종으로 업장 면적이 200㎡ 이상, 4대 보험 내국인 직원(3명 이상)이 3개월 이상 근무해야 한다. 또 외국인 근로자는 조리사 자격증을 취득한 지 3년 이상 되는 경력자여야 한다.

외식업계에 종사하는 외식업계 관계자는 “사업장 면적 제한을 폐지하고 4대 보험 내국인 직원을 4명에서 1명 이상으로 줄여야 한다”면서 “외국인 근로자 조리사 자격증도 취득만 하면 바로 고용할 수 있는 여건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터뷰에서 만난 서동선 사장(제주도에서 중국집 운영)은 “외국인 고용지원 제도가 완화되지 않으면 자영업자들의 폐업은 가속화될 수밖에 없다”면서 “외국인 고용지원 제도를 완화해 무너져 가는 자영업계를 살려야 한다”고 했다.

외식업계는 외국인 고용(E-9 비자) 신청 절차도 복잡해 대행기관 지정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E-9 비자는 외국인 근로자가 고용허가제를 통해 체류 자격을 얻어 국내에 취업하는 제도이다. 문제는 사업주가 외국인 근로자를 고용하려면 신청 절차가 복잡해 신청을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자영업자 비율이 높은 나라다. 양질의 일자리가 없어 자영업의 길을 선택했지만 그마저도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살아 보겠다고 발버둥치는 자영업자들에게 규제라는 칼을 휘둘러 벼랑 끝으로 몰리게 해서는 안 된다. 정부는 외국인 고용제도를 완화해 자영업자들이 장사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주기를 바란다.

김나윤 기자 nyk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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