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에어로스페이스 기습 유증 후폭풍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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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사주 매입 발표로 소폭 상승했으나 유증 발표 전 대비로는 여전히 하락
이익잉여금 3억 넘는데도 유증 발표… 기존 주주 반발 커져

양준규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3-24 11:20:56

▲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주가가 급락 이후 소폭 상승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제공

유상증자 발표 이후 급락했던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주가가 자사주 매입으로 소폭 상승했으나 유상증자 발표 이전으로 회복하지는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장기적 성과를 통해 유상증자의 정당성을 확보할 필요가 생겼다.

21일 장 마감 기준 62만8000원이었던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주가는 24일 오전 9시 63만7000원으로 시작해 오전 11시에는 주당 67만5000원으로 올랐다. 20일 장 마감 기준 72만1000원이었던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주가는 3조6000억 원 규모 유상증자 발표 이후 급락한 바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지분의 33.95%를 보유한 지주사 한화의 주가 역시 20일 장 마감 기준 4만7550원에서 21일 오전 9시 기준 4만3200원으로 하락했으며 4만1200원까지 하락했다가 24일 오전 11시 기준 4만3550원으로 소폭 반등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자회사 한화시스템 주가 역시 20일 장 마감 기준 3만9000원에서 3만5050원까지 떨어졌다가 24일 오전 11시 기준 3먼7250원으로 회복했다.

이에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경영진은 48억 원 규모 자사주의 자사주 매입을 발표하며 주가 부양에 나섰다. 특히 한화그룹 장남 김동관 부회장이 30억 원 규모 주식을 매입한다고 발표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김동관 부회장이 전략 부문 대표를 맡고 있는 한화그룹 핵심 계열사다. 최근 지정학적 위기에 따른 방위 산업 호황으로 더욱 주목받았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방위 산업과 조선업 확장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유상증자를 실시한다고 밝혔으나 주주가치 희석에 따른 반발을 막을 수는 없었다. 특히 2024년 별도 기준 영업이익 1조4997억 원에 이익잉여금 3조2575억 원으로 충분한 자금을 확보한 시점에서 유상증자를 발표했다는 점에서 비판이 커졌다.

변용진 IM 증권 애널리스트는 “회사가 제시한 투자 계획이 2030년까지이며 5년이라는 기간을 감안하면 향후 유입될 현금에 더해 회사채 발행도 적정 규모로 병행했다면 유증 규모는 줄일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며 “목적이 정당하고 납득 가능하더라도 전혀 예상치 못했던 대규모 유상증자는 기존 주주 입장에서 달갑지 않은 소식이다”고 말했다.

특히 주주가치 제고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을 회사에서 회사 및 주주로 확대하는 상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시점에서 기습적으로 유상증자를 발표한 만큼 상법 개정안 시행 전에 자금을 조달하려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다만 방위 산업 확장 과정에서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시점인 만큼 확보된 자금으로 충분한 성과를 낸다면 주주들의 마음을 돌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최정환 LS증권 애널리스트는 “유통 주식 수 증가에 따라 단기적인 주주가치 희석이 불가피하며 유상증자를 통해 모집된 자금이 실적으로 연결될지에 대한 불확실성 또한 해소되지 않았으나 유상증자의 목적 자체는 올바른 방향성이다”며 “단순히 기존 수출 국가였던 폴란드와 사우디 수주 계약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동유럽·북유럽·중동 내 신규 국가 및 체계 수주 계약 체결을 통해 유상증자의 정당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양준규 기자 jgyang@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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