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히 돈이 많아서일까, 일종의 과시일까? 그렇다면 일등석이나 전세기로도 충분할 것이다. 그럼에도 그들은 막대한 유지비를 감수하면서까지 전용기를 이용한다. 도대체 그들이 진짜 얻으려는 것은 무엇일까?
우리는 흔히 “시간은 금이다”라고 말한다. 이는 단순한 격언이 아니다. 인류는 오래전부터 시간의 가치를 깨달아 왔다. 소동파는 ‘춘야(春夜)’에서 “봄밤의 한순간은 천금의 가치가 있다(春宵一刻值千金)”고 노래했고, 당나라 시인 두순학은 ‘일촌광음일촌금(一寸光陰一寸金)’이라 하여 시간을 금에 비유했다. 18세기 미국의 정치가이자 사업가였던 벤저민 프랭클린은 ‘젊은 상인에게 주는 충고’에서 “Time is Money”라고 말했고, 성경 역시 “시간을 가장 잘 활용하십시오(에베소서 5:16)”라고 권한다. 시대와 문화는 다르지만, 사람들은 하나같이 공통으로 깨닫고 있었다. 시간은 돈보다 귀한 자산이라는 점을.
손자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시간을 승패를 결정하는 전략으로 보았다. 손자병법 ‘작전편’에는 “병구이국리자 미지유야(兵久而國利者, 未之有也)”라는 말이 나온다. 전쟁이 오래 지속되어 국가에 득이 된 적은 없다는 뜻이다. 단순히 ‘빨리’라는 속전속결을 강조한 것이 아니다. 전쟁이 길어질수록 군량은 고갈되고 병사들은 지치며, 백성은 피폐해지고 국력은 약해진다는 점을 경고한 것이다. 이 구절은 손자가 시간을 단순한 경과나 자산을 넘어, 국가의 흥망을 좌우하는 전략적 요소로 이해했음을 보여준다.
이 통찰은 오늘날 기업 경영에서도 그대로 확인된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자산 10억 달러(약 1조 3626억 원)이상의 억만장자들을 대상으로 '절대 없어서는 안 될 한 가지'를 조사했는데, 가장 많이 선택된 것이 개인 전용기였다. 그들에게 전용기는 사치품이나 과시가 아니라, 이동 시간을 줄여 더 많은 의사결정과 더 많은 사업 기회를 확보하려는 전략적 도구라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주요 기업들도 예외는 아니다. 삼성, SK, 현대자동차, LG 등 글로벌 기업들은 전용기를 활용해 하루에도 여러 국가를 오가며 생산기지와 연구소를 방문하고 중요한 투자 결정을 내린다. 그들이 사는 것은 비행기가 아니라 시간이며, 더 정확히 말하면 자신의 계획에 맞춰 시간을 운영할 수 있는 '시간의 주도권'이다.
하루 24시간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흐른다. 이때 시간을 수동적으로 견디는 이에게는 ‘비용’에 불과하지만, 주도적으로 이끌어가는 이에게는 ‘압도적 격차’를 만드는 칼날이 될 수 있다. 시간을 그저 소비만 하면 세월의 프레임에 갇히지만, 시간을 전략적으로 운용하면 시간을 벗어나 시간의 흐름을 제어할 수 있다.
그렇다면, 지금 당신과 함께 흐르고 있는 이 시간은 단순히 흘러가는 소비의 ‘경과’인가, 아니면 승패를 결정하는 ‘도구’인가. 미래를 바꾸는 주도적 ‘전략’인가. 결국 개인의 경쟁력이나 기업의 경쟁력도 시간을 얼마나 가졌느냐가 아니라, 시간을 얼마나 자기편으로 다루느냐에 따라서 결정될 것이다. 억만장자들이 타고 다니는 것은 비행기가 아니다.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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