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풍 환자 55만 명 돌파… 30~40대 남성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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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50만9000명 → 2024년 55만3000명
남성 환자 93% 차지… 여성 대비 압도적 비율

허승아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9-15 06:00:12

최근 3년 간 통풍 환자가 꾸준히 늘어난 가운데 중년 남성이 월등하게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15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질병통계에 따르면 통풍으로 진료를 받은 환자 수는 △2022년 50만9699명에서 △2023년 53만5,100명 △2024년 55만3254명으로 집계됐다.

성별로는 남성이 압도적이었다. 2024년 기준 전체 환자 55만 명 중 남성이 51만4060명으로 93%를 차지했다. 여성 환자는 같은 기간 3만9000여 명에 불과했다.

연령대별로는 30대(10만957명) 40대(12만7304명)가 가장 많아 전체의 40% 이상을 차지했다. 특히 사회활동이 왕성한 30~40대 남성에서 발병률이 높았다.

통풍은(痛風)은 문자 그대로 바람만 스쳐도 아픈 병이다. 과거에는 잘 먹는 부유한 귀족들만 걸려서 ‘와’의 병 ‘부자’의 병이라 불렸지만 현재는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질병이 됐다.

통풍의 원인은 요산이다. 우리 몸의 혈액에는 약 1200mg의 요산이 녹아 있다. 3분의 2는 사멸하는 세포들로부터 3분의 1은 음식물의 대사 과정으로부터 나온다. 1200mg 중 3분의 1은 장으로 3분의 2는 콩팥으로 나간다. 지나치게 많이 만들어지거나 배설되는 양이 줄어들어 체내에 남은 요산은 결정을 형성한다. 이 결정이 관절 등에 쌓여서 염증과 통증을 일으키고 발작으로 이어지는 것이 통풍이다.

데이터를 분석해 본 결과 환자 대다수가 남성이었고 젊은 층이 많았다. 남성이 여성보다 많은 이유는 혈중 요산 수치가 높고 음주나 내장류 붉은 육류와 같은 퓨린이 많은 음식에 더 많이 노출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반면에 여성의 경우 폐경 후 발병이 증가한다. 에스트로겐은 여성호르몬으로 요산 배출을 돕는다. 이로 인해 여성은 폐경 전까지 남성보다 낮은 혈중 요산 농도를 유지하며 통풍 발병률을 낮춘다. 그러나 폐경 후 에스트로겐 분비가 줄어들면서 요산 배출 촉진 효과가 사라져 통풍 발병이 높아지는 것이다.

통풍의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관절에서 윤활액을 주사기로 뽑아 현미경으로 요산 결정을 확인해야 한다. 요산 수치가 높다고 무작정 통풍 진단 내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병력-증상-혈액검사-영상소견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통풍은 관절염이 아니라는 것.

진단은 총 4단계로 이루어진다. △무증상 고요산혈증(1단계) △급성 통풍성 관절염(2단계) △간기 통풍(3단계) △만성 결절성 통풍(4단계) 등이다.

통풍 치료 방법에는 약물치료-식이요법 생활 습관 개선을 병행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급성 통증 완화와 요산 수치 조절이 핵심이다. 통풍 치료는 가장 먼저 약물치료다. 염증과 통증을 줄이기 위해 소염진통제나 스테로이드, 콜키신 등 세 가지 항염증 약 중 하나를 사용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예방이다. 발작이 없는 상태라면 체내 요산 수치를 줄이거나 배설하도록 돕는 약물을 사용한다. 우리나라에서 사용할 수 있는 요산억제제 성분은 ‘알로퓨리놀’과 ‘페북소스타트’다. 요산배출 촉진제 성분으로는 ‘벤즈브로마론’이 있다. 통풍은 완치가 어렵기 때문에[ 요산 수치를 관리하는 약물 치료가 더 중요하다.

특히 혈중 요산농도를 6 mg/dl 미만으로 유지하기 위해 관절통이 없을 때도 요산저하제를 지속적으로 복용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통풍 환자가 요산 수치를 관리하지 않으면 암 발생률이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발작뿐 아니라 고혈압, 만성 콩팥병, 비만, 당뇨병, 뇌졸중, 심부전, 심근경색 등 모든 급·만성질환의 위험이 올라간다고 보면 된다.

평소에 요산 수치를 떨어뜨리기 위해 실천해야 하는 것은 결국 식품이다. 음주를 피하고 퓨린 함량이 많은 고기 내장류나 붉은 육류, 과당·청량 음료의 섭취를 자제해야 한다. 하루 2리터 이상의 충분한 수분 섭취와 규칙적인 운동도 필수다. 비만한 경우 체중 감량이 도움이 된다.

이지수 이대목동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는 “통풍이 여성에게도 특히 고령층에서 흔히 발생할 수 있는 질환이라는 점에 대해 환자, 의료진, 사회 전반의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고혈압, 당뇨, 만성콩팥병 등 동반질환을 철저히 관리하고, 생활습관 교육을 할 때 술이나 고기 섭취의 제한보다 액상과당이 함유된 음료를 줄이는 데 중점을 두는 것이 효과적이다. 아울러 요산저하제 사용 시 효과와 부작용을 자세히 모니터링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허승아 기자 heosa@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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