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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유명 보수 청년활동가 찰리 커크 살해 직후 공화당 내에서 ‘증오·폭력의 정치를 끝내자’는 목소리가 나왔다. 사건 발생지인 유타주의 스펜서 콕스 주지사는 12일(현지 시간) 기자회견에서 “폭력에 폭력을, 증오에 증오를 돌려주는 것이 정치 폭력”이라며 “출구를 찾아야 한다”고 호소했다. 그는 범인이 22세 청년임을 겨냥하듯 “젊은 친구들께 말한다”며 “다른 길을 선택할 수 있다. 다름이 중요하지 않은 척하자는 게 아니라 서로의 다름을 받아들이고 힘들지만 대화를 하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10일 유타밸리대 야외 강연 중 암살된 커크(31)는 ‘터닝포인트 USA’의 창립자로 지난 10여 년간 보수 청년층에서 큰 인기와 존재감을 보이며 ‘마가’(MAGA) 운동 아이콘의 한 사람이었다. 아내와 두 자녀를 가진 가장으로서 가정의 가치를 역설해 온 인물이기도 하다. 고루하게 들릴 수 있는 마가 주장이 청년층에 받아들여지도록 만들어 2016년·2024년 대선에서 트럼프의 청년표 확보에 지대한 기여가 인정된다. 한미동맹의 역사성과 의미에 깊은 이해를 보였으며 죽기 며칠 전 한국을 방문해 청년 기독교인들에게 결혼·출산을 고무하기도 했다.
커크 유튜브 채널의 구독자 수는 현재 460만 명이다. 그가 고인인 된 후 80만 명 정도 늘어난 수치다. 일부 보수 유튜버가 커크 죽음을 기뻐하는 사람들을 고발할 것을 촉구했으며 아이다호주에선 커크 추모 행사에서 물리적 충돌이 발생한 가운데 콕스 주지사가 화해를 외쳤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사설에서 그의 리더십을 칭찬하며 “선출된 정치인이면 미국인 전체의 대표임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등 모든 정치인이 인식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는 전날 폭스뉴스 인터뷰 때 트럼프가 “좌익 급진주의자들이 문제” “사납고 끔찍하며 정치적으로 능숙한 자들”이라고 발언한 것에 대한 비판으로 읽힌다.
WSJ은 또 콕스가 공화당·민주당 간 간극을 좁히려 노력했으며 이런 태도로 공화당 텃밭인 유타에서 반감을 사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콕스는 2022년 3월 ‘성전환자의 여성 스포츠 경기 참가 금지’ 법안에 비토권을 행사했으며 2016년 대선 당시 트럼프에 대해 “우리 위대한 나라가 상징하는 것 중 최악을 대표한다”고 했다. 2020년 대선 때도 트럼프에 투표하지 않았으나, 작년 7월 펜실베이니아 유세장에서 트럼프가 기적처럼 암살을 모면한 이후 입장을 바꿔 그에게 ‘국가통합 역할’을 요청하는 공개서한을 보낸 바 있으나 여전히 당내 비주류(비트럼프)에 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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