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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SKT)에 이어 KT도 개인정보 유출이 드러나며 통신사들의 개인정보 보호에 대한 불신이 커지고 있다. 특히 해외 기업과 비교했을 때 개인정보 유출 시 경영진이 책임을 지지 않는다 지적이 나온다.
KT는 9월8일 불법 초소형 기지국을 통한 개인정보 유출 가능성을 확인하고 9월11일 개인정보보호위원회에 유출 가능성을 신고했다.
통신 업계에 따르면 5561명의 가입자식별번호(IMSI)가 유출됐고 278명이 소액 결제 피해를 입은 것으로 파악됐다. 전체 피해액은 약 1억7000억 원이다. SKT가 유심 정보 유출 사건을 일으킨 데 이어 KT까지 개인정보 보안에 구멍이 생긴 것이다.
아직까지 개인정보 유출이 확인되지 않은 LG유플러스 역시 7월19일 한국인터넷진흥원으로부터 해킹 정황을 전달받았다. 또한 미국 보안 전문지 프랙은 북한 정찰총국 소속으로 추정되는 해커 ‘김수키’가 KT와 LG유플러스를 해킹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또한 KT와 LG유플러스는 개인정보 유출을 통보받았음에도 이를 은폐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개인정보위원회는 10일부터 KT와 LG유플러스에 대한 조사를 진행 중이다.
KT와 LG유플러스가 해킹 사실을 알고도 이를 은폐했다면 처벌 규모도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SKT가 역대 최대 규모 과징금인 1348억 원을 부과받을 때에도 해킹 사실을 고객들에게 알리지 않았다는 점이 크게 작용했다.
다만 해외 사례들과 비교해 보면 개인정보 유출과 유출 사실 은폐에 대한 처벌이 약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SKT가 고액의 과징금을 부과 받으면서 과징금 규모는 어느 정도 맞춰졌지만 해외 기업들은 경영진이 책임을 지는 반면에 국내 기업에는 이러한 사례가 적기 때문이다.
우버는 2016년 운전자들의 개인정보가 유출됐으나 이를 알리지 않으면서 과징금 1억4800만 달러(약 약 2057억7547만 원)를 부과 받았다. 당시 CEO였던 트래비스 캘러닉이 사임했고 은폐 과정의 핵심 인물로 지목된 조 설리번 전 CSO의 경우 형사 기소돼 3년의 보호 관찰과 벌금 5만 달러를 선고 받았다.
우버는 2024년에는 택시 운전사들의 개인 정보를 미국에 넘긴 혐의로 EU로부터 과징금 2억9000만 유로(약 4290억 원)을 부과 받은 바 있다.
또한 에퀴팩스는 2017년 1억4000만 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됐으나 유출 사실을 늦게 공지했다. 그 결과 에퀴팩스는 합의금으로만 7억 달러(약 9000억 원)을 지출했다. 또한 당시 CEO였던 리처드 스미스가 사임했고 CIO와 CSO가 해임됐다.
반면에 한국 기업의 경우 유영상 SKT CEO는 여전히 자리를 지키고 있으며 SKT 개인 정보 유출 사건으로 임원이 해임됐다는 소식도 들리지 않고 있다. 김영섭 KT CEO는 재계약을 앞두고 해킹 사건이 영향을 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기는 하지만 사임은 고려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민생경제연구소·서울YMCA 시민중계실·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등 시민단체들은 15일 광화문 KT빌딩 앞에서 통신사와 정부의 책임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시민단체들은 “SKT와 KT는 각각 이동통신과 유선통신 분야의 1위 사업자이자 기간통신사업자로서 그 책임을 통감하기는커녕 당장의 책임을 모면하기 위해 급급하다”며 “정부 또한 국민 법 감정에 맞지 않는 턱없이 낮은 과징금 처분과 공동소송을 제기한 피해자들을 향해 이통사의 배째라 식의 행태를 방치하는 등 정부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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