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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국회에서 벌어진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충돌 사건’이 발생 6년 만에 법원의 판단대에 올랐다. 국회의원들이 직접 몸싸움과 감금 사태에 가담한 초유의 국회 물리 충돌 사건에 대해 첫 사법적 결론이 날 전망이다.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1부(재판장 장찬)는 15일 황교안 자유와혁신 대표와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 등 26명에 대한 결심 공판을 진행한다.
재판부는 검찰의 구형 의견을 들은 뒤 변호인단의 최후 변론과 피고인들의 최후 진술을 청취하고 선고 절차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번 결심은 사건 발생 6년 5개월, 기소 이후 5년 8개월 만에 열린다.
사건은 2019년 4월 국회에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 법안과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 법안을 패스트트랙으로 지정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제1야당이던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은 법안 처리를 막기 위해 물리적 저지에 나섰다.
당시 소속 의원들과 보좌진들은 바른미래당 채이배 의원을 의원실에 가둬 출석을 막고 의안과와 정개특위·사개특위 회의장을 점거해 회의 진행과 법안 접수를 차단했다. 국회 내에서 의원이 감금되고 회의장이 봉쇄된 것은 헌정사에서 전례 없는 사건으로 기록됐다.
검찰은 사건 발생 약 9개월 뒤인 2020년 1월, 황교안 전 대표와 나경원 전 원내대표를 포함해 의원과 보좌진 등 27명을 특수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이후 피고인이던 장제원 전 의원이 재판 도중 사망하면서 공소가 기각돼 현재는 26명에 대한 재판이 진행 중이다.
검찰은 자유한국당 인사들만 기소한 것이 아니라 현장에서 충돌한 더불어민주당 전·현직 당직자 10명도 공동폭행 혐의로 함께 재판에 넘겼다. 민주당 관련 사건 역시 서울남부지법에서 별도로 심리가 이어지고 있다.
당시 패스트트랙 지정은 국회 최대 쟁점이었다. 공수처 설치와 선거제 개편을 둘러싸고 여야 간 대립이 극한으로 치달았다. 자유한국당은 패스트트랙 지정을 입법 폭거로 규정하며 저지에 나섰고 여당과 범여권은 강행 처리로 맞섰다. 충돌은 결국 회의장 점거와 의원 감금으로 번졌다.
패스트트랙에 태워진 법안들은 이후 국회를 통과했다. 공수처 설치 법안은 2020년 말 처리돼 2021년 공수처가 출범했으나 출범 과정과 운영을 두고 지속적으로 논란이 이어졌다. 연동형 비례대표제도 도입됐으나 위성정당 창당이 잇따르면서 제도 취지가 크게 훼손됐다는 비판을 받았다. 제도 개혁을 둘러싼 갈등은 이후에도 정치권에 깊은 흔적을 남겼다.
이번 결심 공판은 사건의 마무리를 향한 중요한 절차다. 재판부는 심리를 종결한 뒤 선고 기일을 지정할 예정이다. 통상 결심일로부터 약 한 달 뒤 판결이 내려지는 점을 고려하면 선고는 오는 10월 중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국회 내 물리적 충돌 사건에 대한 첫 법원 판단이라는 점에서 이번 판결은 정치권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재판부가 어떤 결론을 내리든 국회 의사 진행 과정에서의 물리적 행위에 대해 법적 책임을 어떻게 물을 것인지에 대한 선례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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