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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가 관계하는 시 낭송가들의 모임이 있다. 표준발음법에 의한 시 낭송을 한다고 해서 관심을 보이고 몇 번 참여했다가 끈질긴 권유에 못 이겨 회장을 맡았다.
발음에 관한 이야기를 하면 경상도나 전라도 출신들에게 괜히 미안하기도 하다. 발음은 어린 시절에 굳어진 경우가 많아서 교정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마침 ‘머위잎’의 발음의 대한 질문이 들어 왔다.
표준어 규정에 의하면 ‘머윗잎’이라고 써야 한다. 아마도 시인이 의도적으로 ‘머위잎’이라고 쓴 것이 아닌가 한다. 가끔 시를 쓴다는 사람들이 맞춤법이나 띄어쓰기를 무시하는 것을 많이 본다. 시적 허용이라고 해서 모두 가능하지만 지나치게 오타가 있으면 수정해 주기도 한다. (예: 저녘 =>저녁)
‘머윗잎’의 발음은 [머윈닙]이다. '잎'에 'ㄴ'첨가현상이 있어서 [닙]으로 발음하고, 대표음법칙(중화현상)으로, ‘윗’은 '윋'으로 읽고, 다시 ‘머윋’의 'ㄷ'과 ‘닙’의 'ㄴ'이 만나면서 자음동화(비음화)가 일어나기 때문이다. 즉 ‘머윗잎>머윋닙>머윈닙’의 과정을 거친다.
시에는 ‘시적 허용’이라는 말이 있어서, ‘비표준어, 사투리’ 등을 허용한다. 그러므로 표준 발음은 ‘머윈닙’이지만, 작가의 의도에 맞춰 [머위입]이라고 읽을 수 있다. 처음부터 작가가 머윗잎으로 썼으면 더 좋았을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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