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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들이 부담해야 할 예금보험료 등의 법적 비용을 여전히 소비자가 대신 내는 것으로 밝혀졌다. 저축은행은 지난 5년간 지급준비금, 교육세 등 법적으로 스스로 부담해야 할 비용을 대출금리에 반영해, 결과적으로 소비자는 약 1조 원에 달하는 비용을 추가 부담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허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12일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여신 규모 상위 10대 저축은행(SBI·오케이·한국투자·애큐온·웰컴·다올·신한·하나·페퍼·KB)이 2020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소비자 대출이자에 포함시킨 법적 비용은 총 9631억 원으로 추정됐다. 이 가운데 예금보험료가 7313억 원으로 전체의 75.9%를 차지했으며, 지급준비금이 948억 원, 교육세 938억 원, 햇살론 출연금이 432억 원이었다.
법적 비용은 금융기관이 법률에 따라 부담해야 하는 비용으로 예금보험료와 지급준비금, 교육세, 각종 출연금 등이 포함된다. 그러나 저축은행들은 금리 산정 시 업무원가나 목표이익 외에도 이러한 법적 비용을 가산금리에 반영해왔다. 결과적으로 금융사가 부담해야 할 예보료와 각종 출연금이 고스란히 대출 소비자의 금리 부담으로 전이된 셈이다.
이 문제는 이미 2023년 감사원이 금융감독원에 지적한 사안으로 시중은행들은 이후 대출금리 모범규준을 개정해 예금보험료와 지급준비금 등을 금리에 반영할 수 없도록 했다. 그러나 저축은행 업권은 여전히 대출이자에 법적 비용을 포함시키고 있다.
저축은행들은 이에 대해 “예금보험료 부담이 다른 업권보다 과도하다”고 반박한다. 실제로 저축은행의 예보료율은 0.4%로 시중은행(0.08%)의 다섯 배 수준이다. 이 예보료는 2011년 저축은행 부실사태 당시 투입된 27조2000억 원 규모의 공적자금을 회수하는 데 쓰이고 있으며, 현재 전 금융권이 공동 분담하고 있다. 하지만 금융당국은 “예보료율 차이가 소비자에게 전가될 이유는 없다”며 제도 개선 필요성을 검토 중이다.
허 의원은 “저축은행 이용자 대부분은 고금리 부담에 시달리는 중·저신용자들”이라며 “금융기관이 부담해야 할 법적 비용까지 이자에 포함시키는 것은 명백한 불합리”라고 지적했다. 이어 “금융당국은 저축은행업권의 모범규준을 시중은행 수준으로 조속히 개정하고, 제도 변경 후 부작용이 없는지도 면밀히 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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