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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릴 커들 미국 해군참모총장이 “한국 조선 산업이 미국의 함정 건조 역량을 끌어올리는 데 핵심적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밝히며, 한국 내 미군 함정 건조 가능성에 대해 강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지난달 29일 한미 정상회담에서 ‘미국 군함의 한국 건조’가 공식 의제로 채택된 이후, 미국 군 수뇌부가 이를 사실상 긍정한 첫 공개 메시지다.
16일 외교안보가에 따르면 커들 총장은 14일 서울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국방부 기자단과 만나 “미 해군은 함정 건조 능력을 강화할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그 과정에서 한국은 매우 중요한 파트너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미 양국은 같은 날 발표한 공동 설명자료(팩트시트)에서 ‘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 협력의 일환으로 한국 내에서 미국의 상선 및 전투함을 건조하는 방안이 논의될 것임을 명시했다. 사실상 미국의 군함 일부가 한국 조선소에서 생산되는 그림이 가시권에 들어온 셈이다.
다만 커들 총장은 이 구상이 현실화되기 위해서는 미국의 보호무역 규제인 △존스법(미 상선 해외 건조 금지) △반스-톨레프슨법(미군 군함 해외 건조 금지)이 걸림돌이라고 언급하며 “의회 설득을 포함해 해결해야 할 세부 사항이 많다”고 말했다.
“핵잠 수주는 한국임” 커들 총장 즉답 회피
“한국 조선소 시스템 직접 보고 배워가겠다”
한국의 핵추진잠수함(K-SSN) 국내 건조 여부에 대한 질문에는 말을 아꼈다. 커들 총장은 “핵잠 건조 장소는 백악관이 답할 사안”이라며 즉답을 피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핵잠은 미국 필리조선소에서 건조할 것”이라고 언급한 사실을 거론하며 “필리조선소가 상당한 생산 능력을 갖추고 있으나, 어떤 함정을 이곳에서 만들지 최종 결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이는 같은 날 위성락 대통령실 안보실장이 “한미 협상은 한국 건조를 전제로 진행돼 왔다”고 밝힌 상황과 맞물려, 커들 총장이 정치적 파장을 의식해 발언을 조심스럽게 조율한 것으로 해석된다.
또한 그는 “한화가 미국 조선 역량 강화에 어떻게 기여할지는 추가 조율이 필요한 문제”라며 한국 기업의 역할이 더 논의될 여지가 있음을 시사했다. 커들 총장은 미국이 조선 능력 부족에 직면해 있다는 점을 솔직히 인정했다. 그는 “한국 조선소의 기술력, 자동화 시스템, 공정 관리, 공급망 운영을 직접 확인할 것”이라며 “이번 방한의 목적은 미국 조선소 운영 개선에 참고할 모델을 찾는 데 있다”고 설명했다.
커들 총장은 방한 하루 전인 15일 한화오션 거제조선소와 HD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를 방문했다. 커들 총장은 한국의 핵잠 보유가 중국 억제 전략의 일부가 될 것이라고 노골적으로 말했다. 그는 “한국이 핵잠을 중국 견제에 활용하려 한다는 점은 자연스러운 분석”이라며 “한국도 중국에 대한 우려를 상당 부분 공유하고 있으며, 한미가 중국 관련 공동 목표를 달성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그는 중국을 미 해군이 상대해야 할 “핵심 경쟁적 위협(pacing threat)”이라고 규정했다.
또한 중국이 남중국해와 동중국해에 이어 서해에서도 무단 구조물을 설치하며 영향력을 넓히는 ‘회색지대(gray zone)’ 전술에 대해 “이대로 방치하면 비정상이 정상으로 굳어진다”며 “힘에 기반한 평화(peace through strength) 접근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북한 해군력에 대한 평가 “한국에 실제 위협”
북한이 올해 SLBM 및 잠수함 전력을 강화하고 있는 흐름에 대해 커들 총장은 “미국에 직접 위협이 되는 수준은 아니지만, 한국에는 분명히 지역적 위협이 된다”고 평가했다. 러시아가 북한의 SLBM 기술 강화에 관여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매우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한다”며 한국과의 정보 공유 및 상황 인식 협력을 강조했다.
커들 총장은 한미일 해군 협력에 대해 “현재 협력은 매우 공고하며 앞으로도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3국이 이 긍정적 흐름을 유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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