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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지·자각 관련 증상 환자가 18만 명을 넘어선 가운데 과잉행동장애 처방환자도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5년간 기타 인지·자각 관련 증상(R41.8)으로 진료받은 환자 수가 18만 명을 넘어섰다. 이중 9세 이하 환자는 2020년 대비 지난해 약 3배(2.98배) 증가해 같은 기간 전체 연령 증가 폭(1.57배)을 크게 웃돌았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질병 분류별 의료통계’ 자료에 따르면 R41.8 코드를 주상병으로 진료를 받은 환자 수는 2020년 2만 5991명에서 지난해 4만842명으로 약 57% 증가했다.
특히 유아·아동기(0~9세) 연령대의 증가 폭이 가장 컸으며, 10대(10~19세) 역시 같은 기간 2배 이상(2.42배)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R코드는 병원 등 요양기관이 진료비를 청구할 EO 입력하는 상병 코드로 진단이 명확하게 규정되지 않거나 증상 징후에 대해 유보적 판단이 필요한 경우 사용된다.
이 가운데 R41.8 코드는 통계청 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KCD)에 따르면 ‘인지기능 및 자각에 관련된 기타 및 상세 불명의 증상 및 징후’로 분류된다.
여기에는 연령에 따른 인지 능력 저하나 집중력 등 기타 인지 결핍을 비롯해 경계선 지적기능(R41.83) 또한 해당 항목의 하위 코드로 분류된다. 다만 KCD에 따른 통계에서는 R41.83을 별도로 분류하지 않아 경계선 지적기능만을 선별해 확인하기는 어렵다.
병원 진단이 아닌 심리상담센터 검사나 교육청 선별검사도 통계에 반영되지 않아 공식 기록에는 일부만 나타난다.
이에 서미회 국회의원은 “경계선지능인 지원의 핵심은 ‘장애인정’이 아닌, 존재를 인정받는 것”이라며 “이를 위해 국가 차원의 실태조사를 실시하고 의료·교육·고용·복지 정보를 연계한 통합 지원 체계 구축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홍순법 교수는 최근 R41.8로 집계된 환자 수가 증가하는 현상에 대해 “집계 수치가 늘었다고 해서 곧바로 실제 인지기능에 문제가 있는 인구가 증가했다고 볼 수는 없다”고 말했다.
최근 경계선 지적 기능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면서 병원을 찾는 이들이 늘어나거나 의사들의 진단이 증가하는 등 요인이 함께 작동했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편 같은 시기 과잉행동장애(ADHD) 치료제 사용도 꾸준히 증가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약품 급여통계에 따르면 메틸페니데이트 성분(콘서타·메타데이트 등)과 암페타민 계열 약물의 연간 청구 건수는 최근 몇 년간 증가 추세를 보였다.
이 약물들은 ADHD 치료 목적 외에도 수험생·대학생 사이에서 ‘집중력 향상’ ‘학습 지속시간 증가’ 등의 이유로 비의료적 관심이 높아지면서 오남용 우려가 제기된 바 있다.
ADHD 치료제 처방 환자는 매해 증가해 지난해 12만29.6명으로 늘었다. 성별로 보면 남학생이 2020년 3만7000여 명에서 지난해 8만9000 명, 여학생은 9000여 명에서 3만3000여 명으로 증가해 남학생보다 여학생이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메틸페니데이트·암페타민 등 ADHD 치료제를 향정신성의약품으로 분류해 오남용 예방 관리를 강화하고 있다.
김대식 국민의힘 의원은 “ADHD 치료제는 필요한 환자에게는 필수적 약물이지만 성적을 올리는 데 도움이 되는 약이라는 잘못된 인식이 퍼지며 청소년 오남용 위험도 커지고 있다”며 “치료제 처방받는 청소년이 급격히 늘어나는 데도 교육청과 보건당국 간 관리 체계가 사실상 없는 것은 심각한 문제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업계 관계자는 “아동 인지 문제 증가와 ADHD 약물 사용 증가라는 두 흐름이 서로 다른 위험을 보여준다”며 “인지 기능 저하가 의심되는 아동이 늘어도 실태조사와 진단 체계가 부족해 조기 개입이 어려운 반면 학업 경쟁이 강한 연령층에서는 약물에 대한 의존 성향이 강화되는 구조다”고 말했다.
서미화 의원은 “경계선지능인을 포함한 인지 문제 아동은 장애 기준에는 미달하지만 학습·사회 기능에서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며 “정확한 규모와 특성을 파악할 수 있는 국가 조사와 의료·교육·복지 연계체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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