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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 운영 쇄신 태스크포스(TF)가 윤석열 정부 시기 진행된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 감사와 GP(감시초소) 불능화 부실검증 감사 과정에서 군사기밀이 무단으로 외부에 유출된 사실을 확인하고, 최재해 전 감사원장과 유병호 감사위원(전 사무총장)을 포함한 관련자 7명을 군사기밀보호법 위반 혐의로 수사기관에 고발했다. TF는 또 유 전 사무총장이 내부 인사·감찰 권한을 광범위하게 남용해 직원들에게 조직적 불이익을 준 사실도 적발, 직권남용 및 공무집행방해 혐의를 적용했다고 밝혔다.
TF는 26일 발표한 점검 결과에서 “전 사무총장의 근거 없는 보고, 선택적 감찰·인사 조치가 직원들에게 공포 분위기를 조성했다”며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및 직권남용 혐의로 고발했다”고 밝혔다. TF는 연말까지 감사원 조직 운영 전반에 대한 제도 개선안을 마련해 12월 초 공개할 예정이다.
2022년 6월 취임한 유병호 전 사무총장은 자신과 의견이 맞지 않는 간부 5명에 대해 여러 차례 감찰을 요구했으나 감사원장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자, 지방 출장 중이던 감사원장에게 전화를 걸어 “감사자료 삭제 정황이 있다”고 보고해 긴급 감찰을 강행하도록 승인받았다.
감찰담당관실은 즉시 조사개시통보를 발송하고 해당 간부들의 업무용 PC를 수거한 뒤 대기발령 등 인사 조치를 단행했다. 그러나 TF가 5개월간의 조사 자료를 점검한 결과, 외장하드의 일상적 파일 생성·삭제 외에 감사자료 삭제 정황은 전혀 확인되지 않았다.
인사 부서가 “법령 위반 및 보복성 우려가 있다”고 강력히 문제를 제기했으나, 상급자들은 “총장 지시대로 하라”며 조치를 밀어붙였다. 이들은 명예퇴직 제한, 승진 지연 등 실질적 불이익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유 전 사무총장은 직무성적평가에도 개입했다. 2023년 초 4급·과장급 평가에서 국장·1급 간부가 이미 평가를 마친 뒤 특정 대상자의 등급 상향을 직접 지시해 총 16명의 서열·등급이 변경됐다. TF는 “개별 평가 단위 내부 서열은 규정상 변경이 불가능한데 사무총장이 이를 직접 뒤집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TF는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 감사(2022~2023년) 과정에서 감사원이 국방부 보안심사위원회 심의 없이 군사기밀이 포함된 ‘수사요청 보도자료’를 배포했다고 밝혔다.
2022년 10월 13일 감사원은 피의자 20명을 검찰에 수사요청하며 동일 내용을 언론에 배포했다. 이후 2023년 10월 감사위원회가 해당 감사결과 비공개를 의결했음에도, 두 달 뒤인 12월 7일 또다시 보도자료를 냈다. 당시 감사 지휘라인은 보안 심사 없이 ‘국가안전보장에 명백한 위해가 될 수 있는 군사기밀’을 반복적으로 유출한 것으로 조사됐다.
기밀 유출 논란이 불거지자 감사원은 2023년 10월 18일 ‘주요 군첩보가 외부로 유출됐다는 주장은 근거 없다’는 보도참고자료를 냈으나, TF는 이 자료 자체가 “허위”라고 못 박았다. 실제로 검찰은 같은 시기 서해 사건 수사결과 발표를 위해 국방부 보안 심의를 요청했으나, 국방부는 심의 결과 “비공개”로 결정해 검찰조차 자료를 공개하지 못했다.
GP 불능화 부실검증 감사에서도 비슷한 정황이 드러났다. TF에 따르면 올해 3월 27일 감사 종료보고 당시 유병호 감사위원 측근의 국장급 직원이 ‘수사요청 내용 중간발표’를 건의했으나 최재해 전 원장이 거부했다. 이후 유 위원은 ‘GP 감사 홍보 필요성’을 강조하는 문건을 사무처 간부들에게 배포했고, 국장급 직원은 군사Ⅱ급 비밀이 포함된 13쪽짜리 비공식 보도자료 작성을 지시했다.
이 문건은 공식 중간발표가 무산됐음에도 회수되지 않은 채 남아 있다가, 한 달 뒤 특정 언론이 GP 감사 수사요청서 주요 내용을 단독 보도했다. TF가 해당 기사와 비공식 문건을 대조한 결과 표현·용어가 94% 일치했고, 기사에는 군사 Ⅱ급 비밀 내용이 다수 포함된 것으로 드러났다.
TF는 “대선을 앞둔 시점에 38개 언론사가 후속 보도를 내는 등 군사·공무상 기밀 유출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밝혔다.
TF는 서해·GP 감사 관련 군사기밀보호법 위반 혐의로 최재해 전 감사원장, 유병호 감사위원 등 7명을 고발하고, 비공식 보도자료 유출 의혹과 관련된 2명에 대해선 수사 참고자료를 함께 제출했다. TF는 “관련자 상당수가 조사 요구에 불응하거나 비협조적 태도를 보여 사실관계 확인이 지연됐다”고 밝혔다.
감사원은 TF의 조사 결과에 따라 제도 개선에 착수했다. 감사원은 “공정하고 투명한 운영, 정치적 중립성 확보를 위해 제도 개선안을 마련 중”이라며 “내부 감사도 원칙적으로 공개하는 법 취지에 맞춰 신뢰 회복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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