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외국인 주민 비율이 총인구의 5.1%(약 266만 명)를 돌파하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는 우리 사회가 명실상부한 다문화·다인종 사회의 문턱에 들어섰음을 보여주는 명확한 지표다.
외국인 주민은 본인 또는 부모 중 한 명이라도 출생 당시나 현재 외국 국적을 가진 사람을 말한다. 국내에 90일 초과해 거주한 사람을 기준으로 한국 국적을 가지지 않은 자, 한국 국적을 취득한 자, 그 자녀로 구분한다.
4년 연속 가파른 증가세를 이어가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이 숫자는 대한민국의 인구 구조와 경제 지형이 근본적으로 재편되고 있음을 알리는 거대한 신호탄이다. 우리 사회가 더 이상 단일민족이라는 관성에 머물 수 없으며, 글로벌 시대 위상에 걸맞는 대한민국의 역할 제고를 요청받고 있음을 뒷받침하고 있다.
이미 산업 현장과 농·어촌, 그리고 소멸 위기에 직면한 지방 대학들은 외국인 인력과 유학생 없이 생존을 논하기 어려운 것이 차가운 현실이다. 이들은 단순히 필요할 때 잠시 쓰고 돌려보내는 도구가 아니라, 생산력을 지탱하고 지역 공동체를 유지하는 명백한 한국 사회의 핵심 축이다. 그러나 이들을 맞이하는 우리의 제도와 인식은 여전히 과거의 '분리와 시혜'의 패러다임에 갇혀 있다.
특히 초기 결혼이민자 중심으로 설계된 낡은 다문화가족 정책은 급증하는 외국인 근로자와 유학생의 정주 여건을 포괄하지 못하는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지자체별로 외국인 지원 인프라의 편차가 심각하고, 일부 지역에서는 내·외국인 간 지원의 형평성 논란마저 불거지며 사회적 갈등의 불씨가 되고 있다. 외국인을 동반자가 아닌 이방인으로 경계하는 배타적 태도와 편견 역시 여전하다.
예컨대 정부와 시민사회는 다문화주의에 대한 적절한 이해나 토론 없이 다문화 가치를 촉진하고자 하고 이주자를 위한 서비스 프로그램을 제공하려 한다. 지방 정부, 정부 관련 기구, 시민
단체가 진행하는 프로그램을 살펴보면, 다문화적이기 보다는 주로 동화(同化)를 위한 접근방식을 취하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이러한 프로그램은 이주민의 한국 사회 적응과 문화적 이해에 강조점을 두고 있으며, 따라서 문화 다양성이나 문화 다양성 인식의 증진에 관한 프로그램은 부족하다. 다문화 프로그램의 내용이라는 것이 예절교육, 다도(茶道), 요리 교실, 유교적 가족 관계 등을 가르치는 것이다.
심지어 결혼이민자 및 그 가족이 이용할 만한 적은 수의 다문화 프로그램도 부적당하며 명목과 맞지 않는다. 결혼 이주자보다 훨씬 먼저 한국에 거주하기 시작했고, 압도적인 다수를 차지하는 이주노동자는 다문화주의라는 이름에 맞지 않게 한국 정부의 관심을 거의 받지 못해 왔다. 따라서 정부의 정책에서 다문화주의가 갖는 원칙을 규명하는 것이 시급하다.
정부는 단기성 시혜 예산을 나열할 것이 아니라, 이주민들이 안정적으로 정착해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융합형 장기 로드맵을 구축해야 한다. 언어 교육과 생활 정착 지원 등 촘촘한 사회안전망을 확충하는 동시에, 내국인 주민들이 제기하는 역차별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는 '투명하고 공정한 통합 기준'을 세우는 일도 병행돼야 할 과제다.
이주 배경 구성원들과의 상생은 인구 절벽에 직면한 대한민국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유일한 선택지다. 5.1%라는 숫자가 사회적 갈등의 상징이 아닌, 다양성을 동력 삼아 글로벌 리더로 도약하는 새로운 대한민국의 이정표가 될 수 있도록 정부와 지자체, 그리고 시민사회 전체의 성숙한 인식 전환과 조속한 제도 정비를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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