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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코드=1인칭 기자가 뛴다]-<10>신차 ‘그랜저IG’ 드라이빙
소리없이 강한 도로위 비상하는 질주에 푹 빠졌다
정숙감 휘감은 채 男心 질주본능…더 강하고 더 조용히 더 멀리간 魔力
김도현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6-12-29 14:17:03
 ▲ 지난 1986년 첫 출시된 그랜저는 30년간 명차라는 수식어를 달아온 차다. 최초 회장님들이 타던 차에서 성공한 중년으로 상징됐던 그랜저는 6번째 모델 ‘그랜저IG’(사진)에 이르러서 보다 젊어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스카이데일리

“하필이면 왜”
 
크리스마스이브를 이틀 앞두고 아침부터 내리는 눈이 야속하기만 했다. 여느 날보다 늦게 잠이 든 까닭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찍 눈을 뜬 까닭도 모두 녀석과의 만남 때문이었다. 하지만 눈이라니. 전화벨이 울릴 때쯤 손끝은 이미 엘리베이터를 잡고 있었다.
 
환하게 웃는 카마스터와의 짧은 인사 중에도 눈길은 온통 녀석에게만 쏠렸다. 날카로운 눈빛을 자랑하는 전면과 매끄러운 곡선을 자랑하는 옆면, 그리고 널찍한 풍채를 자랑하는 후미까지 닳도록 꺼내봤던 팸플릿 속 그 모습 그대로였다. 6세대 신형그랜저, 그랜저IG였다.
 
강하지만 조용한 고급 중형의 대명사…출시 30년 ‘아빠차’ 넘어 이제는 ‘오빠차’
 
일을 시작하고 이토록 퇴근을 기다렸던 적이 있을까 싶었다. 그날 하루, 달리고 싶었던 것은 비단 끊긴 철로 앞의 열차만이 아니었다.
 
허겁지겁 비닐만 뜯은 운전석에 앉았다. 실내 디자인은 만족 그 자체였다. 계기판에서 화면을 지나 곡선으로 굽이치는 대시보드 라인과 이를 감싼 마감재도 고급스러웠다. 익숙한 디지털시계 대신 자리한 아날로그시계는 고풍스러움을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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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동을 출발해 경기도 수원으로 향하기 위해 우면산터널에 진입했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정숙성이 몸을 휘감아 돈 것이었다. 소음이 비교적 심한 터널 안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가볍게 가속페달을 밟으면 ‘세타Ⅱ 개선2.4 GDi’ 엔진에서 뿜어져 나오는 힘은 강력했지만 조용했다.
 
다소 늦은 시간에 퇴근한지라 고속화도로는 한산했다. 운전의 또 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 묵직한 중량에 비해 가속페달감은 가벼웠으며 고요한 차내에서 어렴풋이 들리는 엔진음은 남심을 흔들기 충분했다.
 
 ▲ 그랜저IG 내부(사진 위)는 편리성과 고풍스러움을 동시에 뽐냈다. 돌출된 화면은 곡선의 대쉬보드 마감라인이 감싸는 모습이다. 기자가 지난 1주일 간 그랜저IG를 400km 이상 주행한 결과 평균연비는 11.1km/L(사진)를 나타냈다 ⓒ스카이데일리

“이건 프린스가 아냐. 프린스 2.0이야”
 
문득 20여 년 전 신차를 뽑고 기분 좋아 하시던 아버지의 말이 귓가를 맴돌았다. 당시는 몰랐던 2.0의 의미를 알게 된 지금 핸들을 쥔 이 차가 2.4라는 점이 어색하게 다가왔다. 더구나 난 그 때의 아버지보다 어린나이다.
 
당시의 그랜저는 ‘성공한 남자’의 상징이었다. 1986년 첫 출시된 그랜저는 줄곧 젊어져왔다. 회장님의 차에서 출발한 그랜저는 성공한 중년의 가장이 모는 이른바 ‘아빠차’의 대명사로 자리 잡아 왔다. 이번 그랜저IG의 경우 ‘오빠차’로 변모했다는 점에서 의의를 두는 이들도 적지 않다. 어쩌면 그것이 고심 끝에 그랜저IG를 선택한 이유가 됐을 것이다.
 
출고 후 400km 연비 ‘11.1km/L’…스테디셀러가 입은 디자인의 힘 “만족”
 
그랜저IG와 함께 주말 나들이에 나서봤다. 크리스마스이브에는 경기도 안성천문대를, 이튿날에는 남한산성을 다녀왔다.
 
안성천문대의 경우 남안성IC를 거쳐 인근까지 고속도로와 산업도로로 이어진 비교적 평탄한 길이었다. 천문대 특성상 산 정상에 위치한 까닭에 어쩔 수 없이 포장과 비포장이 연이어 나타나는 산기슭을 오를 수밖에 없었다.
 
여느 산길의 포장도로가 그렇듯 이곳 길 역시 곳곳이 움푹 꺼져있었다. 출고 후 안정된 승차감만을 느끼다 처음 느껴보는 울퉁불퉁함의 연속이었다. 하지만 불편함을 느낄 정도는 아니었다. 오히려 이 상황에서도 안락함을 제공하는 세단의 편안함을 느끼게 된 순간이었다.
 
연이은 곡선구간이 계속된 남한산성에서는 특유의 코너링이 빛을 발했다. 나름 자부하는 운전경력을 완곡한 핸들링에 쏟아 부었다. 부드럽지만 절도 있는 핸들감이 그대로 느껴졌고 차체는 흔들림 없이 급경사를 통과했다.
 
차를 넘겨받고 1주일이 흘렀다. 이 기간동안 원거리 출퇴근 시 이용한데다 주말에는 나들이를 다녀오느라 누적 km 수가 400km를 넘어 있었다. 놀라운 점은 연비였다. 평균연비 11.1km/L였다. 이 모델의 공인연비(11.0~11.2 km/L) 범위였다. 고속도로 주행이 잦았다 하더라도 만족할만한 수준이었다.
 
소나타 첫 모델부터 EF소나타까지의 모든 모델과 2세대 산타페의 오너드라이버였던 조부는 특히 승차감에 만족감을 표했다. 특히 넓은 뒷자리가 가족들과 함께하기 좋은 차라는 말도 덧붙였다.
 
 ▲ 현대자동차 모터스튜디오에 전시된 그랜저IG ⓒ스카이데일리

조부의 평가는 실제 그랜저IG 구매를 고민하는 사람들의 반응에서도 그대로 나타났다. 서울 강남구 논현동 현대모터스튜디오에서 만난 이들 중 상당수가 ‘아이와 함께 탈 수 있는 준대형’을 최대 강점으로 꼽았다.
 
현대모터스튜디오는 지난달 22일부터 3~5층 전 전시관을 그랜저로 채워놓고 고객들의 분주한 발길을 맞이하고 있다. 콘셉트 디자인에 대한 설명과 다양한 색상 및 등급·옵션별 체험까지 가능한 이곳에서는 시승도 함께 진행 중이다.
 
이곳에서 만난 홍정민(39·여) 씨는 “그랜저HG(4세대모델)의 교체시기가 다가오면서 가장 염두해 둔 차가 그랜저IG다”며 “아이들을 뒷자리에 태워보니 승용차지만 넓고 편안하게 다닐 수 있을 것 같아 주말께 남편과 다시 와 계약하려 한다”고 말했다.
 
직장인 박승범(33·남) 씨는 “예전 같으면 그랜저라는 느낌이 주는 중후함이 있어 아버지 차를 몰고 다닌다는 느낌을 풍길 것을 염려해 꺼렸다면 이번 모델의 경우 젊어진 감각이 그대로 살아있는 듯 하다”며 “실물을 보니 만족스러워 지금 타고 다니는 차를 정리하고 그랜저IG를 출고하고자 한다”고 언급했다.
 
현대모터스튜디오 양종모 그루(GURU·전문가)는 “출시 모델마다 사랑받아 온 스테디셀러 제품이기에 방문객들은 차체 내구성 등에 대한 신뢰감을 지닌 채 차를 둘러보기 시작하는 것 같다”며 “이번 그랜저IG의 경우 특히 내·외장 디자인에 만족감을 표하시는 고객이 많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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