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종교인의 정치 참여가 한국 사회의 뜨거운 감자로 급부상했다. 광화문에서 거리 집회를 주도해 온 전광훈 한국기독교총연맹(한기총) 대표회장의 행보를 두고 갑론을박이 치열한 상황이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특정 종교의 권력화 가능성을 우려하는 여론과 종교의 사회적 책임과 역할을 강조하는 여론이 팽팽히 맞섰다. 그러나 현재 여론은 종교의 권력화 가능성을 우려하는 쪽으로 기우는 모습이다. 전 회장이 노골으로 권력욕을 드러내고 있어서다.
특히 현 정부의 실정으로 민생경제가 크게 휘청이는 상황에서 대안세력의 지지자를 흡수해 독자노선을 걷는 것은 종교의 사회적 책임과 역할에 배치되는 행보로 지적되고 있다. 전 회장은 최근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와 함께 자유통일당을 창당했다. 전면에는 김 전 지사가 나섰지만 전 회장이 뒤를 받치고 있는 모양새다.
구국활동 넘어선 권력행보…정치 욕심 없다면서 총선 앞두고 돌연 창당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태, 정부의 검찰 인사, 문재인 3대 게이트 등을 규탄하기 위해 지난해 말부터 거의 매주 광화문 광장에 시민들이 모여들고 있다. 이 광장 집회의 구심점은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이 아닌 전 회장을 주축으로 한 기독교 단체다.
당초 전 회장은 광화문 집회를 ‘구국활동’이라고 규정했다. 자신을 따르는 신도들을 중심으로 광화문 광장 집회를 주도하며 갈 곳이 없던 보수우파 시민들의 목소리를 모아 문재인 정권의 문제점을 고발한다는 취지였다. 이러한 취지 때문에 비록 과격한 언행으로 논란이 됐지만 일부 시민들로부터 긍정적인 평가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전 목사의 행보에 대한 평가가 부정적으로 바뀌고 있다. 전 목사의 행보가 구국활동과 멀어지고 자신의 정치적 욕심을 채우기 위한 행보로 바뀌어가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현 정부의 실정으로 국민들의 고충이 날로 커지는 상황에서 대안세력의 힘을 분산시켜 자신의 입지를 키우려는 모습에 국민들은 큰 실망감을 드러내고 있다.
전 회장은 21대 국회의원 선거일이 가까워질수록 신당 창당에도 직접 관여하는 등 정치적인 행보를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그는 얼마 전 김 전 지사와 함께 자유통일당 창당을 주도했다. 현재 전 회장은 자유통일당의 후원회장으로 알려져 있고 당 활동 전면에 나서고 있지 않으나 실질적으로 당권을 쥐고 있는 인물이라고 평가받고 있다.
전 회장은 특정 정치인을 원색적으로 비난하며 자신의 정치적 입지 구축 쌓기에만 급급하다는 지적도 받고 있다. 그는 보수대통합을 추진 중인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를 향해 “황교안 장로는 정치가가 아니다. 영양가 없는 사람만 만나서 이런 상태면 (총선에서) 패배한다”며 “착하고 신앙이 깊은데 정치는 내가 봐도 답답하다”고 말했다.
이어 “황 대표에게 공관위원장 발표 하루나 이틀 전에 꼭 저와 상의해달라고 했는데 웃기만 하더라”며 “내가 개입하고 싶어서가 아니라 지금 같은 사고를 칠 것 같아서 그랬다”라고 발언했다. 당시 발언은 한국당의 공천 관여 시도를 스스로 시인한 것으로 해석됐다.
“선량한 국민과 신도들이 특정 종교인의 욕심 채우기 도구로 전락한 꼴”
전 회장을 바라보는 일반 시민들의 시선이 곱지 않은 가운데 다수의 정치 전문가 및 시민단체 관계자들도 조심스럽게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개인의 정치참여를 막을 수는 없지만 목적을 분명히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조동근 명지대학교 명예교수는 “과거 나라가 어려웠을 때 많은 종교인들이 나와서 힘을 모았다”며 “지금이 전시상황은 아니지만 나라가 어렵다고 판단해 나온 사람의 정치 참여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전 회장이 명확하게 입장을 밝혀야 할 것 같다”며 “정부를 비판하고 견제하는 쪽에서는 존재감을 나타낼 수 있지만 직접 정당을 창당하고 활동을 하는 것은 어울리는 옷이 아니라고 본다”고 강조했다. 이어 “종교인으로서 현실 정치 참여보다는 나라와 국민을 사랑하는 마음을 표현해 주는 것이 맞는 방향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옥남 시장경제와 민주주의연구소 소장은 “자유통일당을 창당하며 전 회장이 공식적으로 맡은 직함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내부적으로도 전 목사가 전면에 나서는 것을 의식하고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러나 밖에서 봤을 때는 누가 봐도 전 회장이 김 전 지사를 내세워 만든 정당으로 밖에 비춰지지 않는다”고 못 박았다.
그러면서 “목사라고 해서 정치를 하지 말라는 법은 없고 정계에 진출하지 말라는 법도 없다”며 “다만 특정 종교와 신도들이 정치에 이용되는 등 많은 부작용이 있기 때문에 전 목사의 입장 표명이 필요할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서울의 한 사립대 교수는 “최근 전 목사의 행보는 구국활동의 행보라고 볼 수 없을 것 같다”며 “과거 많은 종교인들이 구국활동에 나섰지만 신당 창당을 주도하는 경우는 굉장히 드물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 목사가 신당 창당을 주도하고 과거 행적을 짚어봤을 때 정계 진출의 욕심이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종교는 정치를 위한 세력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정치 참여를 막을 수는 없겠지만 스스로가 자신의 목적을 위해 종교와 본인의 세력을 도구화시키는 것에 가책을 느껴야 한다”며 한발 떨어져서 봤을 때 전 회장이 광야집회를 주도하는 등에 대한 행보가 순수하다고 느껴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조성우 기자/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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