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우한코로나) 공포가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짙어지고 있는 가운데 국민들은 생계위협 속에서 마스크 한 장 구하기 위해 긴 줄을 서는 등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다. 우한코로나로 인한 국민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실질적인 대응과 특단의 대책이 요구되고 있지만 정작 정부와 여권 정치인들은 포퓰리즘 정책을 통해 국민들의 시선 사로잡기에 집중하고 있는 모습을 보여 논란이 되고 있다.
“포퓰리즘 추경안 속 현실적 대안 어디에”…현금살포 성격 재난기본소득 논의도 급물살
우한코로나 사태가 펜더믹(세계적 유행) 수준으로 번지면서 국민피해가 날로 커지자 정부와 정치권에서는 재정을 투입해 사태를 안정화시키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여야는 임시국회 회기 마지막 날인 지난 17일 진통 끝에 우한코로나 관련 추가경정예산안(추경)을 처리하며 본격적으로 재정풀기에 나섰다.
이번 추경은 기존 정부안인 11조7000억원 규모로 유지됐다. 이어 세입경정의 조정과 우한코로나와의 연관성이 떨어지는 사업의 조정 등으로 3조1000억원의 새 재원을 마련했다. 이 중 1조원은 대구·경북에 추가 지원키로 했고 나머지 2조1000억원은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지원, 민생안정 사업, 감염병 대응 사업 등에 쓰기로 했다.
정부와 여야 모두 추경의 필요성에 대해 공감대를 형성했지만 추경처리 과정에선 잡음이 적지 않았다. 재원 마련을 위해 약 10조원의 적자 국채를 발행하기로 한 상황에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6조원 증액을 요구했기 때문이다. 올해 슈퍼 예산을 마련하기 위해 60조원의 적자 국채를 발행한 상황이기 때문에 비판의 목소리는 상당히 거셌다.
야당인 미래통합당(이하 통합당)은 어렵게 마련한 예산을 아직까지 제대로 집행하지 않은 상황에서 뒷일은 생각하지 않은 채 무조건 돈 풀 궁리만 하고 있다며 거세게 반발했다. 심재철 통합당 원내대표는 “정부·여당은 총선을 코앞에 남겨둔 시점에 코로나를 핑계 삼아 마치 헬리콥터에서 세금을 뿌리듯 선심을 쓰겠다고 한다”며 “마구잡이식 현금살포가 아니라 꼭 필요한 곳에 꼭 필요한 만큼 지원하는 핀셋 지원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우여곡절 끝에 추경이 통과됐지만 여당은 2차 추경 논의에 곧바로 착수했다. 이낙연 민주당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회 위원장은 지난 18일 국회에서 열린 당정청 회의 모두발언에서 “코로나 상황이 급변했으나 추경에는 그것을 모두 반영하지 못했다”며 “당과 정부는 신속히 추가 대책에 돌입하고 2차 추경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특히 2차 추경에 최근 뜨거운 감자로 급부상한 재난기본소득을 포함하려는 움직임을 보여 국민적 반발을 사고 있다. 혈세를 이용한 무차별적인 현금살포성 지원이나 다름없다는 게 국민 대다수의 반응이다. 실제로 이 위원장은 2차 추경에 재난기본소득 지급이 포함되는지에 대해 “일단 지자체들이 앞서서 진행하는 시범 실시 과정으로 평가하겠다”며 “그러나 어느 쪽도 가능성을 닫아두고 싶지는 않다”고 밝히며 여지를 남겨뒀다.
재난기본소득은 재난 상황에서 위축된 경기를 극복하기 위해 국민 모두에게 조건 없이 일정 금액의 돈을 나눠주자는 것이 골자다. 박원순 서울시장, 이재명 경기도지사, 김경수 경남도지사 등 여권의 주요 지자체장들이 이를 적극 수용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일부 지자체장은 이미 실행에 나섰다.
서울시는 기준 중위소득 100% 이하 191만 가구 중 정부 추경 지원을 못 받는 117만7000여 가구에 30~50만원의 긴급지원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3271억원의 예산을 투입할 예정이며 해당 자금은 재난관리기금을 책정해 재원을 충당하고 부족분은 추경으로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여권 인사인 김승수 전주시장은 실업자와 비정규직 등 5만여명에게 긴급생활안정 전주형 재난기본소득 지원금 52만7000원씩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무차별 현금 지원보다 현실적인 지원 절실…“총선 염두한 노골적인 금권선거 시도” 분분
10조원의 적자 국채 발행 내용을 담은 추경이 통과된 직후 또 다시 현금지원을 위한 추경이 논의되는 데 대해 일반 국민은 물론 전문가들도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이번 추경이 정부 원안과 같은 규모로 유지돼 GDP(국내총생산) 대비 관리재정적자 비율(4.1%)과 국가채무비율(41.2%) 역시 정부안 수준으로 유지됐다고 설명했지만 추가 추경이 이뤄질 경우 국가 재무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에 더욱 무게감이 실린다.
특히 재난기본소득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막대한 재원이 필요하지만 그에 대한 해결책 제시는 전무하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재난기본소득 명분으로 100만원 안팎의 현금을 뿌린다해도 경기부양 및 민생안정에 도움이 될지에 대해서도 의문부호가 뒤따른다.
이에 재정지원 이외에 현실적인 지원을 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현금살포가 아닌 세액공제·세율인하·의무휴업완화·기업관련 규제해소 등 파격적인 경기부양책을 통해 민생경제가 살아날 수 있도록 정부가 적극 지원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여의도 인근에서 만난 허준 씨(36·남)는 “우한코로나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 속에서 정부와 여당이 추경 등을 논의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고 본다”며 “다만 지금 우리나라의 경제적 상황과 향후 전망 등을 고려할 때 더 이상의 돈을 푸는 것은 결국 국민들의 부담을 가중시키는 결과만 불러올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강남역 인근에서 만난 정동화 씨(남·37)는 “오히려 마스크 등 정말 일상생활에 필요한 물건에 투자를 하고 그것을 무상으로 나눠주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고 본다”며 “우한코로나가 이렇게 심한데 돈을 준다고 밖에서 소비를 할 사람이 그렇게 많지 않을 것 같다”고 지적했다.이어 “총선을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이러한 논의가 진행되는 것이 그렇게 바람직하게 보이지만은 않는다”며 “표심을 현혹하기 위한 포석도 분명히 있을 것이라고 본다”고 꼬집었다.
전문가들도 일반 국민들의 의견에 크게 동조했다. 조동근 명지대 명예교수는 “초기에 중국인 입국금지 등을 통해 방역망을 구축했다면 이러한 상황까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며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다보니 추경을 편성해야 해야 하는 상황이다”고 진단했다.
이어 “다만 추경 편성보다 앞서서 기업으로 하여금 일을 하고 기회를 포착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며 “규제완화, 제도개혁을 통해 기업하는 환경의 불확실성을 제거해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재난기본소득은 국민 부담만 가중시키는 독약이나 다름없다”며 “이미 올 한해만 예산 512조원에 11조원의 추경까지 막대한 지출을 한 상황이다”고 덧붙였다.
조 교수는 “추경의 목적이 우한코로나로 인해 피해를 국민피해를 최소화하자는 것인데 막연하게 돈을 뿌리는 것은 실질적인 해결책이 되지 못한다”며 “실사를 통해 손해를 본 사람들의 피해를 보존해주고 근본적인 문제 해결에 나서야지 지금과 같이 포퓰리즘 성격으로 치우친다면 결국 총선을 노린 현금살포 행위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조성우 기자 / 시각이 다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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