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들 “사전투표 의혹규명 매번 실패, 이번엔 제대로” 소송 준비 돌입
21대 총선 이후 일부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공직선거 절차사무편람 위반 △투표지분류기·사전투표용지 발급프로그램 소스코드 미공개 △전자투표 국제표준 위반 △사전투표용지 QR코드 법 위반 등과 관련한 국내·외 자료 수집에 나선 상태다.
이들 단체 중에는 21대 총선 이전부터 일찌감치 사전투표 부정 의혹을 제기하며 선관위와 법적다툼을 벌인 단체도 존재한다. 한 단체는 “지난해 대법원이 선거법 관련 재판에서 국회 입법해석에 반한 판결을 내렸다”며 이번에는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사전투표 부정 의혹의 실체에 접근하겠다는 각오를 내비치고 있다.
국내 선거문제에 정통한 소식통에 따르면 현재 법적소송을 준비 중인 시민단체는 2~3곳이다. 21대 총선 이전부터 사전투표 조작 의혹을 제기해 온 ‘자유민주제도 시민모임(가칭)’(이하 시민모임)도 포함돼 있다. 시민모임은 중앙선관위를 상대로 사전투표 조작 의혹 규명의 핵심 열쇠인 ‘사전투표용지 발급프로그램 소스코드’와 ‘QR코드 생성프로그램’ 공개를 요구하는 법적소송을 진행할 계획이다.
과학적 실체 접근을 통해 국내 사전투표 시스템 운영방식의 허점과 개표조작 행위가 개입할 여지가 있는지 등에 대해 규명하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그동안 제기돼 온 사전투표 관련 정보기관·중앙선관위·법조계 간의 암묵적 유착의혹에 대해서도 규명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시민모임 핵심 관계자는 “그동안 사전투표 불법 의혹과 관련한 법적 소송이 수차례 진행됐지만 법원의 이해 할 수 없는 판결과 중앙선관위의 자료 미제출 등 비협조로 인해 진실규명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고 밝혔다.
특히 “이번 21대 총선에선 정보기관이 과거와 달리 (조작된) 표 분산에 실패하면서 사전투표 개입 양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난 것 같다”며 “조작의혹이 국민적 관심사로 떠오른 만큼 이번 기회가 법적 소송을 통해 진실을 밝힐 호기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표 분산 실패의 대표적 예로 강원도 모 선거구를 꼽았다. 이곳은 이번 21대 총선 관내 사전투표에서 민주당 후보가 미래통합당 후보에게 2배 이상 많은 표를 받았다. 특히 관내 사전투표 19개 전 지역에서 민주당 후보는 미래통합당 후보를 모두 눌렀다.
그러나 투표 당일 관내 61개 투표소 중 70%인 42곳에선 미래통합당 후보가 오히려 민주당 후보를 앞섰다. 2배 이상 앞선 투표소도 있었다. 단순히 통계만 보면 한 지역 내에서 민주당 지지자들은 사전투표에만, 미래통합당 후보는 본 투표에만 각각 참여하는 이해할 수 없는 일이 발생했다는 설명이다
특히 21대 총선 연령대 사전투표율을 보면 ‘40대 이하’는 47.3%로 20대 총선 57.5%보다 약 10%p 줄어든 반면 ‘50대 이상’은 52.7%로 약 10%p 증가했다. 사전투표에서 젊은층 표가 민주당 후보에게 대거 몰렸다는 분석이 흔들리는 부분이다.
시민모임 관계자는 “현재 중앙선관위는 현행법을 위반하면서까지 사전투표용지에 QR코드를 사용하는 등 상식적으로 이해되지 않는 행보를 보이고 있지만 법원은 오히려 중앙선관위의 손을 들어주고 있다”며 “사전투표 조작 의혹을 명확히 규명하기 위해서는 중앙선관위가 사전투표 관련 프로그램 소스를 공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중앙선관위는 현재 ‘국가와 개인의 이익, 시스템 개발업체의 영업비밀을 침해할 수 있다’며 프로그램 소스 공개를 거부하고 있다”며 “대법원 역시 현재 진행되고 있는 사전투표 관련 재판일정을 미루고 있는 상황이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소송에 대비해 준비 중인 자료는 사전투표 프로그램 소스 관련 내용, 해외 전문가들의 지적내용, 사전투표를 시행중인 선진국들 사례 등을 포함하고 있다”며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 공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보수 성향 인사들로 구성된 가로세로연구소(가세연) 등도 사전투표 조작의혹을 제기하며 ‘선거무효소송’ 준비에 들어갔다. QR코드 샘플 확보하는 한편, 내부 양심선언 독려에 나선 상황이다. 고발인단도 모집 중이다.
가세연의 한 소식통은 “현재 부정투표로 의심되는 곳은 본 투표에서 통합당 후보가 이겼지만 사전투표에서 크게 진 지역이다”며 “이들 지역 유권자들을 대상으로 고발인단 모집을 추진 중이다”고 밝혔다.
21대 총선 압승 민주당, 지난해 사전투표 부정 의혹에 “철저히 규명돼야” 촉구 전력
재판기피 신청 단체 관계자는 “현행 공직선거법 151조 6항에는 바코드를 ‘막대 모양의 기호’라고 규정해 QR코드와 구분하고 있지만 중앙선관위는 이를 무시하고 있다”며 “국회에서도 해당 조항의 문제점을 인정해 법 개정의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는 상황이다”고 설명했다.
당시 민주당 측에서도 해당 단체의 주장에 힘을 실어줬다. 민주당 관계자는 “소송에서 사전투표 관련 의혹들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파장은 예상외로 커질 것이다”며 “현 정부는 물론 과거 정부들에서 진행된 조작 의혹들도 자유롭지 못하게 될 상황이 올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중앙선관위 또한 사전투표 부정의혹을 강하게 부인하면서도 사전투표 관련 프로그램 소스 공개는 완강히 반대하는 등 이중적 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과거 이명박 정부 당시 정보기관이 개표 조작 프로그램을 갖고 있다는 내부 제보가 있었고 실체 파악에 나섰지만 군과 국정원의 비협조로 실패한 사실이 있다”며 “마타도어 식이 아닌 근거와 과학적 분석을 토대로 의혹 규명이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중앙선관위는 최근 논란이 일고 있는 사전투표 조작의혹과 지난 22일 보도자료를 통해 “근거 없이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하고 허위사실 유포를 멈추지 않는다면 강경 대응할 방침이다”며 “의혹만 유포하지 말고 선거소송을 제기해 모든 의혹을 명백히 밝히자”고 제안했다.이어 “이번 국회의원 선거에서 제기된 의혹들에 대해 상세하게 모든 자료를 공개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중앙선관위는 지난해 ‘사전투표용지 개인정보 유출 의혹’ 관련 소송에서 ‘사전투표용지 QR코드 생성과정을 확인해 달라’는 재판부 요청을 거부한 바 있어 보도자료를 통해 밝힌 ‘모든 자료를 공개한다’는 주장은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다.
당시 중앙선관위는 “사전투표 통합명부시스템의 구조 등이 노출될 경우 이를 악용한 해킹이나 보안사고로 인해 국가의 중대한 이익을 해칠 수 있다”는 이유를 들어 재판부 요청을 거부했었다. 당시 중앙선관위 주장에 시민단체들은 “우리나라에 비해 정치 후진국으로 평가되는 필리핀의 경우 각 정당·시민단체·IT전문가들이 참여해 자동선거시스템(AES) 소스코드를 검증하고 있어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비판한 바 있다.
[김진강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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