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라는 직업의 특별한 매력은 아무나 할 수 없는 전문적인 행위를 통해 타인에게 기쁨과 행복을 줄 수 있다는 점이죠. 많은 사람이 건강한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의사로서의 책임감을 가지고 최선을 다해 성심성의껏 진료를 하고 있어요.”
중앙대학교 병원 류마티스내과 진료실에서 만난 송정수 중앙대학교 의과대학 교수(58)는 바쁜 가운데 짬을 내 편안한 미소로 기자일행을 맞아줬다. 24년여의 세월을 류마티스 관련 질병 치료를 위해 힘쓰고 있는 송 교수가 들려준 그의 아름다운 진료 이야기와 관련 질병에 관한 이야기는 의학적인 이해도 높여주는 유익한 인터뷰였다. 그는 의사가 되기로 결심하게 된 계기에 대해서 먼저 말했다.
“중·고등학교 때 저는 생물학자가 돼 노벨상을 받아 인류의 발전에 기여를 하고 우리나라 대한민국을 빛내고 제 위상을 높이는 것이 꿈이었어요. 그런데 고등학교 2학년 말에 집 2층 서재에 있는 아버님의 책을 밤마다 읽게 됐죠. 서재에 있는 책 중 구한말과 일제 강점기에 우리나라에 의료선교사로 오신 분들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읽게 됐어요. 그들은 미국 같은 선진국에서 훌륭한 의사로서 부를 축적할 수 있었고 큰 어려움 없이 행복과 쾌락을 즐길 수 있었음에도 무지하고 가난한 나라, 이름도 생소한 조선이라는 나라에 와서 자신의 삶을 희생했어요. 저도 (이들처럼) 가난과 질병으로 고통 받는 국내·외의 사람들에게 좀 더 실질적인 혜택을 제공하고 나의 능력을 유연하게 사용하며 자원봉사를 실행하기 위해서는 생물학자보다는 현실에서 활용성이 높은 의사가 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그래서 고등학교 3학년 초에 의사가 되겠다는 결심을 했죠.”
24년간 류마티스내과 진료한 우리나라 대표 통풍치료 명의
송 교수는 1983년 중앙대학교 의과대학 의예과에 입학한 후 처음에는 인천의 집에서 등·하교를 하느라 통학시간이 너무 많이 걸려 학업 성적이 좋지 않았다고 고백했다. 2학년 2학기부터는 중앙대학교 중문 옆에 있는 식당에서 하숙생활을 하며 전보다 공부에 전념하면서 성적도 올라 성적우수장학금도 받게 되고 자신감도 생겼다고 한다. 공부에 재미가 붙어서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을 하고 모교 병원에서 인턴과 내과전공의 과정도 무사히 마치게 됐다. 이후 류마티스내과에서 의사로 근무하면서 통풍연구회를 만들게 된 일화를 들려줬다.
“1997년도에 처음 류마티스내과 전임의로 류마티스학 공부를 시작하면서 연구하고 발표했던 저의 첫 논문 주제가 통풍이었어요. 당시 류마티스내과 전문의로서 진료를 하다 보니 통풍 환자가 예상보다 훨씬 많았고 또한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어요. 그렇지만 통풍의 정확한 진단이나 적절한 치료에 대해 환자는 물론 의사들도 잘 모르는 분이 많았죠. 또 통풍이 단순히 심한 관절통만 있는 병이 아니라 만성 신장병이나 고혈압, 당뇨병, 이상지질혈증, 동맥경화, 뇌졸중, 심근경색 등의 심각한 합병증을 동반하는 질환이라는 사실을 알고 나서 통풍이란 질병을 잘 연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그래서 많은 환자를 통풍에 의한 통증으로부터 해방시켜드릴 뿐만 아니라 생명을 구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통풍을 연구하게 됐고, 뜻을 같이하는 류마티스내과 교수님들과 힘을 합쳐 통풍연구회도 설립하게 됐어요.”
송 교수는 내원하는 환자들이 가장 많이 앓는 질환은 일반적으로 퇴행성관절염으로 불리는 골관절염 환자라면서 이는 전체 류마티스내과 방문 환자의 약 40%를 차지한다고 설명했다. 통풍 환자와 류마티스관절염 환자가 그 뒤를 이으며, 이 세 가지 질환은 발병 원인도 다르고 치료도 모두 다르지만 환자에게 교육이 필수이고 꾸준한 약물치료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송 교수는 우선 자신이 근무하고 있는 중앙대학교병원 류마티스내과에 대해 설명했다.
“제가 16년째 있는 중앙대학교병원 류마티스 내과는 2005년 3월 1일에 개설됐는데 이는 다른 대학의 류마티스내과 개설에 비해 매우 늦은 출발이었어요. 우리 과는 중앙대학교병원의 미션(mission)과 같이 창의적인 진료, 연구, 교육시스템을 통해 인류의 건강과 행복에 기여하는 것을 목표로 일하고 있어요.”
“저는 통풍 전문가로서 대한류마티스학회 산하 통풍연구회 회장으로 4년간 일을 하기도 했죠. 특히 2011년 12월에 대한류마티스학회지에 ‘떠오르는 통풍, 생명을 위협하는 공공의 적’이라는 논문을 발표했죠.”
송 교수는 2013년 10월 대한류마티스학회지에 ‘한국인 맞춤형 통풍 관리 지침’, 2016년 5월 대한의사협회지에 ‘통풍관리의 최신지견’, 2018년 8월 대한내과학회지에 ‘통풍의 새로운 진단분류 기준과 치료 지침’이라는 논문을 발표했다. 또 EBS ‘명의’, KBS ‘생로병사의 비밀’에 출연했으며, 이를 계기로 우리나라 대표 통풍 전문가로서 이름이 널리 알려졌다. 또한 중앙대학교병원 내과과장과 대외협력실장, 중앙대학교 의과대학 내과학교실 주임교수 등 병원과 학교에서 다양한 활동을 이어왔다.
의사로서 보람을 느끼는 때는 역시 환자가 건강을 되찾을 때라고 송 교수는 말했다. 환자가 적극적이고 효과적인 치료로 회복됐을 때의 행복한 마음은 그동안의 걱정과 수고를 모두 사라지게 할 정도로 보람을 느낀다고 밝혔다. 반면 가장 힘든 일은 돌보던 환자의 상태가 나빠져서 사경을 헤매고 있을 때라고 송 교수는 고백했다. 그럴 땐 밥맛도 없어지고 마음의 상처를 많이 받게 된다는 것이다.
“제가 내과전공의 2년 차 시절 혈액종양내과에서 일하고 있는데 간암에 걸린 환자가 입원해 간 조직검사를 받은 직후 간암이 파열되면서 심한 출혈이 생겨 쇼크로 사망하게 됐어요. 조직검사 후에 수술과 항암치료를 받으면 좀 더 생명 연장이 가능했는데 예기치 못한 간암 파열로 인해 심한 출혈로 밤새 지혈을 했지만 결국 복강 내 출혈로 다음날 아침에 사망해 환자와 보호자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컸어요. 제 무능력에 대한 자책에 너무나 가슴이 아파서 의사를 그만둘까 생각도 하고 사직서를 만들어 주머니에 넣고 다닌 적도 있어요. 다행히 담당 교수님께서 그 상황에 대해 잘 가르쳐주시고 위로해주셔서 위기를 넘겼죠.”
우리나라 대표 통풍 치료의 명의이기도 한 송 교수는 통풍 원인과 예방법에 대해서 설명했다. 통풍의 원인은 요산이란 물질이 우리 몸속에 과다하게 너무 많이 쌓이면서 생기는데, 요산은 소변으로 나오는 산성물질이라는 뜻이다. 요산은 우리가 즐겨먹는 고기나 생선에 많이 들어 있는 퓨린이라는 아미노산이 우리 몸에서 에너지로 사용된 후 소변을 통해 찌꺼기 형태로 나온다. 예를 들어 요산이 몸속에서 100개가 만들어지면 신장을 통해 100개가 전부 몸에서 빠져나와야 한다. 그러나 신장에서 이 요산 100개 중 50~60개 정도밖에 배출하지 못하면 남은 요산이 쌓여 요산 결정을 만든다. 이것이 피를 타고 돌아다니다가 관절이나 신장, 혈관 등에 쌓이면 우리 몸의 면역계, 특히 백혈구가 이 요산을 세균이나 바이러스로 착각하고 공격하게 된다. 그러면서 몸에 염증반응이 일어나 통풍이 생긴다.
“통풍을 예방하려면 과음과 과식을 피하고 규칙적인 운동을 해서 적절한 체중을 유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죠. 즉, 혈관 속의 요산이 증가하지 않게 조심하고 하루에 2리터 이상 물을 많이 마셔 소변을 통해 요산의 배설을 촉진시키면 통풍을 예방할 수 있어요. 이미 통풍으로 진단을 받으신 분들은 요산을 떨어뜨리는 약을 꾸준히 복용하시는 것이 가장 중요해요. 또, 술을 많이 드시면 안 되는데 통풍의 위험도는 마시는 알코올의 양에 비례하므로 어떤 종류의 술이든 많이 마시면 많이 마실수록 통풍의 위험은 증가하게 되죠. 술 중에서도 특히 맥주에 요산 성분이 많이 있으므로 통풍 환자는 맥주를 피하시는 것이 좋아요.”
송 교수는 다른 술과는 달리 맥주의 주성분인 호프에는 통풍을 일으키는 요산의 전구물질인 퓨린이 아주 많이 함유돼 있어서 맥주를 많이 마시면 다른 술보다 체내의 요산이 갑자기 증가하면서 통풍이 잘 생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음식 중에는 통풍의 원인물질인 퓨린의 함량이 많은 음식을 주의할 필요가 있다면서 통풍환자에게 좋은 음식을 추천했다.
“퓨린이 많이 들어 있는 음식은 닭고기, 소고기, 돼지고기를 포함한 육류이고 특히 간과 내장에는 퓨린이 많죠. 또 청어, 고등어, 정어리, 꽁치 등의 등푸른 생선과 새우, 바닷가재 등이 있어요. 이들의 공통점은 모두 고소하고 맛있으며 또 술안주로 안성맞춤이라는 특징이 있죠. 반대로 통풍환자들에게 좋은 음식으로는 쌀, 보리, 밀, 메밀 같은 곡류와 감자, 고구마, 우유, 치즈 등의 유제품, 계란, 채소류, 김이나 미역 같은 해조류, 콩 종류와 두부, 과일이 있어요.”
송 교수는 최고의 의사가 되기 위해서는 남녀노소, 빈부의 격차를 떠나 모든 사람의 생명을 존중하고 최우선으로 여기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면서 의사로서 필요한 덕목은 △이타주의 △책임감 △탁월함 △의무감 △명예 △통합성 △타인에 대한 존중 등이라고 강조했다.
이 덕목을 이루기 위한 요건 또는 자질로서는 △타고난 좋은 성품(천부적 인간성) △바른 육체적, 정신적 성장 △바른 가정교육 △탄탄한 기본 교육(초‧중‧고등학교 교육) △적절한 전문교육(대학교육) △적절한 의학교육(의과대학 교육) △바른 의사의 생각과 태도(직업관) △실천으로 옮기는 행동(인생관과 자기 노력)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제가 생각하는 최고의 의사는 실력이 좋고 마음도 따뜻한 의사예요. 자신의 실력을 환자와 보호자들에게 제대로 전달하지 못하면 아무 소용이 없어요. 또 환자와 의사, 보호자와 의사, 간호사와 의사, 학생과 교수, 전공의와 전문의, 의사와 의사, 행정직과 의사직 사이에 수직적 그리고 수평적 소통을 원활하게 하는 소통기술도 필요해요. 여기에는 온유하고 겸손한 마음과 자기희생이 필요하죠. 저는 지금의 상황에 만족하고 항상 감사하면서 하루하루를 긍정하는 마음과 베푸는 마음으로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해 살아가려고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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