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과를 전문으로 하는 동물병원을 개원한 이유는 넓은 분야를 다루기보다는 좁은 분야를 깊이 있게 연구하는 걸 선호하기 때문이죠. 학부시절 해부학 수업을 들으면서 외과에 관심이 생겼고, 본과 2학년 때 동물병원에서 실습을 하다가 백내장 수술을 우연히 보고 안과의 매력에 푹 빠졌어요. 대학원에 다닐 때 안과동물병원을 해야겠다고 결심했죠.”
2016년에 개원한 청담 눈초롱 안과동물병원은 국내 최초의 안과동물병원이다. 이 중심에는 안과분야에서 최고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연간 4000여건을 진료하고 200여건의 수술을 집도하는 안재상 청담 눈초롱 안과동물병원 원장(38)이 있다. 안 원장은 서울대학교 수의학과를 졸업했고 동 대학에서 수의학 박사 학위를 취득한 후 아시아수의안과전문의(AiSVO) 자격을 획득했다.
“매 순간 ‘학문과 기술은 정직해야 한다’는 신조를 품고 임해요. 동물병원 진료 외에도 동물보호단체와 연계한 유기동물의 진료 및 찾아가는 외부 의료 봉사활동을 하고 있어요. 사람과 반려동물이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를 구현하고 싶어요.”
스카이데일리는 동물을 진심으로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을 바탕으로 반려동물의 눈에 빛을 찾아주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안 원장을 만나봤다.
백내장·녹내장·각막궤양으로 내원하는 반려동물 多…초기 관리 가장 중요
안 원장은 어려서부터 병이나 상처 따위를 잘 다스려 낫게 해주는 일을 하고 싶었다고 한다. 그렇게 자연스레 수의대에 진학했고 학부 시절 공부를 하다 보니 적성과 잘 맞아 대학원에도 진학했다고 설명했다.
“개업할 당시만 해도 안과만 하는 동물병원은 없었어요. 대부분이 종합동물병원이었기에 저의 시도에 우려의 시선도 있었죠. 안과를 전문으로 하되 다른 진료도 같이 하는 게 좋을 것 같다는 이야기들을 해주더군요. 그런데 당시 안과동물병원은 없었지만 피부과동물병원, 치과동물병원은 있었어요. 그 병원들이 잘되는 편이어서 제가 열심히만 한다면 크게 어려움이 없을 거라 자신했죠. 일본이나 미국을 봐도 전문화된 병원이 점점 늘어나는 추세여서 다른 나라의 사례를 봐도 한번 해볼 만하다고 생각했어요.”
안 원장에 따르면 병원을 방문하는 반려동물 중 가장 흔한 안과 질환 1위는 백내장이다. 유전적인 영향으로 어린 나이에 발생하는 백내장과 노화로 인해 생기는 백내장은 안타깝게도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 안 원장은 설명했다. 단, 햇볕이 강한 날 산책을 자제하거나 동물용 선글라스·모자를 착용하는 것은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자외선은 백내장의 진행을 촉진시키기 때문이다.
“녹내장도 흔한 질환이에요. 녹내장의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는데 유전성 녹내장이 가장 흔해요. 이것 역시 타고나는 것이어서 막을 수 있는 방법은 딱히 없어요. 녹내장은 응급 질환이기 때문에 하루 이틀만 늦게 와도 실명할 가능성이 높아요. 만일 반려동물의 눈이 뿌옇거나 충혈이 심하고, 눈을 잘 못 뜨고 아파한다면 빨리 동물병원을 내원해야 해요.”
“유전성 녹내장은 한쪽 눈에 녹내장이 오면 다른 한쪽도 녹내장이 오는 경우가 꽤 있어요. 아직 발병하지 않은 반대쪽 눈에 예방약을 꾸준히 넣어주면 녹내장을 지연시킬 수 있죠. 녹내장은 약으로 치료가 안 되면 수술이 필요해요. 수술은 통증을 감소시키기 위한 수술도 있고 시력을 유지하기 위한 수술도 있는데, 이는 눈 상태에 따라 달라져요. 녹내장 역시 응급질환으로 상태가 안 좋으면 시력을 살리기 어렵기 때문에 가능한 빨리 동물병원에 내원하는 것이 좋아요.”
안 원장은 각막궤양 역시 흔한 안과 질환이라고 설명했다. 각막궤양은 검은자 표면에 상처가 나는 것으로 시추처럼 눈이 돌출된 동물들은 저절로 생긴다고 말했다. 각막궤양은 초기에 발견하면 수술 없이 약으로도 치료가 가능하다고 했다. 단, 치료가 늦어지거나 눈 주변에 있던 세균에 감염되면 수술이 필요한 경우도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무슨 질환이든 초기에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반려인들의 고민거리인 반려동물 눈물자국에 대해서도 설명을 이어갔다.
“반려동물의 눈물자국이 고민인 반려인도 많은 편이에요. 눈물이 넘치는 원인은 다양한데, 가장 흔한 경우는 안쪽 눈꺼풀이 말려들어가서 눈물이 흘러넘치는 구조적인 문제가 많아요. 푸들, 몰티즈, 요크셔테리어 등 이런 견종들에서 흔하게 발생하죠. 심한 경우에는 이를 교정해주는 일종의 성형수술이 필요하지만, 심하지 않다면 치료가 필요 없어요. 예를 들어 눈물자국이 너무 심해 피부염을 유발하는 경우에는 수술이 필요하지만 보통은 닦아주기만 해도 큰 문제는 없어요. 참고로 눈물자국을 지우는 약은 실제로 효과가 없는 경우가 많아요.”
안 원장은 이외에도 선천적으로 눈물점이 안 생기게 태어난 경우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 경우 가위로 눈물 구멍을 만들어주면 눈물이 잘 배출되면서 눈물이 넘치는 것을 완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흔한 경우는 아니라고 덧붙였다.
반려동물의 예후가 좋을 때 보람 느껴…“대학병원처럼 분과해 전문성 키우고파”
“수의사로서 보람을 느낄 때는 예후가 좋을 때죠. 당뇨를 앓는 반려동물이 굉장히 많아요. 당뇨가 생기면 양쪽 눈에 백내장이 빠르게 진행되면서 급격한 시력 저하를 유발해요. 당뇨성 백내장 때문에 걸을 때마다 부딪히다가 수술 후 바로 뛰어다니는 모습을 보면 절로 미소가 지어지죠. 당뇨성 백내장은 수술만 제때 해주면 결과가 굉장히 좋은 편이에요.”
“그런 순간만 있으면 좋겠지만 힘들 때도 있어요. 백내장 수술은 성공률이 90% 정도라서 수술을 아무리 잘해도 결과가 안 좋은 경우가 있어요. 대개는 유전적인 영향 때문인데 그럴 때 마음이 굉장히 아프죠. 또 다른 하나는 비용문제예요. 동물병원비는 보험이 안 되기 때문에 사람보다 비쌀 수밖에 없어요. 그래서 치료를 못 하는 분들이 생겨요. 이를 지켜보기만 하는 게 힘들어 유기견이나 동물보호단체, 기초수급대상자 등은 할인을 해드리고 있어요. 그러나 여전히 비싼 편이죠.”
안 원장은 보람을 느끼며 행복한 직업을 갖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일이지만 수의사라는 직업은 적성에만 맞는다면 매 순간 보람을 느끼며 즐겁게 일할 수 있다고 전했다. 그는 체력적으로 힘들 때는 있지만 좋아하는 동물과 함께하기에 10시부터 7시까지 진료를 보는 시간이 길게 느껴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지금도 안과만 전문적으로 다루긴 하지만 10년이나 20년 뒤에는 이를 더 세분화 해 전문성을 키우고 싶어요. 대학병원에 가면 안과도 여러 가지로 나뉘어 있어요. 백내장 수술이 위주인 전안구만 진료 보는 교수님, 후안부인 망막만 보시는 교수님, 안성형이라고 해서 눈꺼풀이나 피부를 보는 교수님이 따로 있죠. 지금은 제가 혼자서 다 하고 있지만 나중에는 후배들과 함께 세분화해 전문성을 키우는 게 목표예요. 우리나라 최초의 안과동물병원에 이어 동물 안센터를 개원해 층별로 분과 진료를 하는 것이 제 꿈이에요.”
[허경진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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