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취재팀=오주한 팀장|장혜원·노태하 기자] 제20대 대통령 선거가 끝나고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5월 취임을 앞두고 있어 문재인 정부는 50일 후면 막을 내리게 된다. 문재인 정부의 외교정책에 대한 평가는 친중‧친북‧반일이라는 세 가지 키워드로 요약할 수 있다.
문 정부가 펼쳤던 대중‧대북‧대일 외교 정책 기조들은 때로는 너무 유화적이어서 외교적으로 실책이라는 비판을 받았고, 때로는 너무 강경해 국가 간 문제를 일으키기도 했다. 이에 새롭게 들어설 윤석열정부에 대해 전문가들은 대중·대북·대일 외교 정책과 관련해 더 나은 방향을 위한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文 대중외교 반면교사 삼고 美·中 사이 균형 잡아야
문 정부의 대중 외교정책을 두고 이어졌던 주된 비판은 중국에 대한 굴욕적인 외교 행보를 보였다는 점이다. 특히 중국이 한국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배치를 두고 비판하며 한국에 경제적 보복 조치를 가한 것과 관련해 문 정부가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은 것 역시 논란이 됐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새 정부에 대중경제의존도 다변화·중국발 경제압박에 대한 대응책 준비·전 정부 외교 실책을 반면교사로 삼을 것을 제시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2017년 12월 13일부터 16일까지 3박4일간 중국을 국빈 방문해 “중국은 높은 산맥의 나라이다. 한국은 작은 나라지만 중국몽에 동참하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의 이러한 발언에도 불구하고 문 대통령은 방중 당시 대통령 수행 기자들이 중국 경호원들로부터 폭행을 당하는 등 홀대를 받았다는 비판을 감내해야 했다.
2017년 12월14일 문 대통령의 중국 국빈방문 행사에서 한국 기자들이 중국 경호원들에게 집단 폭행을 당했는데, 대통령 수행기자단이 국빈방문 도중 폭행을 당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야권에서는 같은날 일제히 해당 사건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내놨다. 장제원 당시 자유한국당 수석대변인은 “기자 폭행은 결국 대한민국에 대한 테러행위”라며 “순방을 중단하고 철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의동 바른정당 수석대변인은 “외교적 결례를 넘어서 의도적인 모욕”이라며 “문 대통령은 돌아오는대로 오늘의 치욕에 대해 국민 앞에 보고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근혜정부 때인 2016년 7월13일에 한·미 양국은 사드 배치 지역으로 경북 성주군을 결정했다. 중국은 사드 배치가 자국 안보에 위협이 된다며 반대했고, 동시에 한국에 대해 스스로 인정하지 않았지만 경제적인 보복 조치를 가했다.
중국 정부는 경제적 보복의 일환으로 한류 제한령(限韓令-한한령)을 내렸다. 중국에 진출해있는 K-POP과 K-콘텐츠 관련 기업들은 큰 타격을 입었다. 특히 롯데그룹은 경북 성주에 사드 부지를 제공했다가 중국 당국으로부터 전방위적인 압박을 받았고, 결국 2018년에 중국 내 롯데마트 매장을 모두 매각한 데 이어 2019년 3월에는 중국 내 식품제조업을 전부 철수시키기에 이르렀다.
이러한 국내 기업들의 피해에도 청와대는 별다른 대안을 내놓지 못했다. 중국의 사드 보복 조치와 관련해 세계무역기구(WTO)에 불공정행위로 제소해야 한다는 언론보도에 대해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2017년 9월14일 춘추관 브리핑에서 “한·중 소통과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며 일축하기도 했다.
새롭게 들어서는 윤석열정부에 대해 이전 정부와는 다른 대중외교 정책 설정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는 사드 추가 배치 등과 관련해 새 정부를 향해 “대중 경제의존도를 다변화해야 하는데 쉽지 않다"면서 "중국의 경제적 강압에 어떻게 대응할지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강 아산정책연구원 부원장은 “문재인정부가 중국 눈치를 많이 본 부분이나 대북 외교 등은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고 진단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부총장은 “한·미동맹과 한·중 협력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대북문제에 美와 공조… 日과는 불신 해소 방안 모색해야
2022년 들어 북한의 연이은 미사일 도발과 맞물려 문 정부의 대북정책 기조인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는 지속적인 비판을 받아왔다. 북핵·미사일 위협 속에 북한의 비핵화가 선행되지 않은 채 선제적인 종전선언을 촉구하는 등 친북적인 행보를 보였던 것이 주된 이유였다. 이에 대해 새 정부에는 대북관계 해결에 미국과의 공조를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문 대통령은 취임 직후인 2017년부터 2021년까지 유엔총회 등 전 세계를 향해 북한과의 평화를 강조해왔다. 2018년 9월20일 문 대통령은 3차 남북정상회담 직후 대국민 보고에서 종전선언과 관련해 “전쟁을 종식한다는 정치적 선언을 먼저 하고 그것을 평화협정 체결을 위한 평화협상의 출발점으로 삼아 북한이 완전한 비핵화를 이룰 때 평화협정을 체결함과 동시에 북·미 관계를 정상화한다는 것이 우리가 종전선언을 생각하는 개념”이라며 북한의 비핵화에 앞서 종전선언을 촉구하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문 대통령의 이같은 유약한 행보는 외신들로부터 조롱에 가까운 비판을 받기도 했다. 미국 블룸버그 통신은 2018년 9월26일 문 대통령의 종전선언과 관련해 ‘문 대통령이 유엔에서 김정은의 수석대변인이 됐다’는 제목의 기사를 내보냈다. 기사는 “김정은이 유엔총회에 참석하지 않았지만 그를 칭송하는 사실상의 대변인을 뒀다. 바로 문 대통령”이라고 비꼬았다.
앞으로 출범할 윤석열정부에 대해 대북정책과 관련, 미국과의 공조를 강조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조 바이든 행정부가 지난 1년간 굉장히 수동적이었는데 한국 새 정부가 출범했으니 대북정책을 검토하고 미국과 공조해야 한다”며 “자유민주주의 국제질서 원칙을 두고 사안별로 미국이 요구하는 것들을 어떻게 대응하고 어떤 원칙을 가져갈지”에 대한 고민도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문 정부의 강경한 대일외교 정책 기조와 관련해서는 경색된 대일관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있었다. 이에 대해 새 정부에 한·일 관계 해결책을 모색해야 한다거나 특사를 일본에 보내 현안을 논의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2017년 9월 문 대통령이 유엔총회 참석차 미국 뉴욕에 방문해 한·미·일 정상 업무 오찬 때 “일본은 우리의 동맹이 아니다”라는 발언을 해 논란이 됐다. 이후 한·일 관계는 악화일로를 걸었다.
일본은 기시다 내각이 들어선 이후 한국에 ‘코리아 패싱’등의 냉담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취임한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외무상은 미국·중국 등 주요국에 취임 전화통화를 했지만, 정의용 외교부 장관에게는 인사를 건네지 않았다. 같은해 12월 영국에서 열린 G7 외교개발장관회의에서 두 사람은 만났지만, 한·일 간 과거사 문제 등 양측의 입장 차만 재확인하는 데 그쳤다.
이원덕 국민대 일본학과 교수는 “하야시 외무상은 일본 내 친한파로 평가되는데도 G7 외교장관회의에서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며 “한·일 양국이 불신을 해소하기 위한 방안을 지속해서 모색해봐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일 관계 전문가인 고하리 스스무 시즈오카현립대 국제관계학부 교수는 13일 “(한·일 간) 과거사 문제 등이 당장 해결될 것 같지는 않지만 북한의 핵·미사일 문제는 즉각 공조해야 한다”며 “먼저 당선인의 특사가 도쿄를 방문하는 게 어떨까”라고 제안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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