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계묘년을 맞아 건설업계 신년사가 발표됐다.
올해는 특히 주택시장 침체·PF 대출 부실 우려 등 여파로 건설업계의 전례없는 위기가 예고되는 가운데, 한 해 경영 방향이 담긴 신년사에 그 어느 때보다 관심이 모인다.
눈앞에 닥친 위기를 헤쳐나가야 함과 동시에, 미래 먹거리 산업까지 선점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된 건설업 수장들의 각오는 어떨까.
현장 안전 등 내실과 미래 먹거리 등 비전, ‘두 마리 토끼’ 목표
시공능력평가순위 1위 삼성물산 건설부문의 오세철 대표는 2일 신년사를 통해 “2023년은 신사업 성과를 가시화하고 빈틈없는 사업관리로 경영목표를 달성하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한 해로 만들자”며 “지난 2년간 향후 나아갈 방향성을 설정하고 신상품, 사업 고도화 등 다방면으로 성장 기회를 모색해왔고, 이제는 가속화해 성과를 가시화할 수 있는 한 해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오 대표는 “탄소 감축 기술 개발을 확대하고 국내외 사업장과 현장 에너지 효율을 개선하는 등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는 기업이 되고, 안전이 우리 회사 경영 최우선 가치임을 잊지 말자”고 당부했다.
윤영준 현대건설 대표는 올해 경영방침으로 △지속가능한 성장 △인류의 꿈과 상상력 실현 △투명하고 공정한 조직 문화를 꼽았다.
윤 대표는 ‘2023 경영방침 및 신년 메시지’를 통해 “올해 고객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상상 이상의 고객 감동을 실현하기 위해 서비스 마인드로 철저히 무장해야 한다”며 “심화하고 있는 대내외 불확실성과 복합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조직 문화와 체질을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윤 대표는 “일하는 방식의 변화를 통해 비효율을 제거하고 투명성과 윤리의식에 기반한 체질 개선을 통해 위기를 극복해 나가자”며 “구성원 개개인의 역량을 끌어올리는 것이 선결 과제이며 우수 성과를 창출하는 임직원은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지원과 보상을 아끼지 않을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또 윤 대표는 안전과 품질을 강조했다. 그는 “안전 이슈는 일개 회사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 사회적 재난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점을 늘 인식하고 완벽한 안전관리를 위해 전사적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며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 건설 품질을 선도해 나가자”고 강조했다.
건설업계 최장수 수장인 임병용 GS건설 부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주택사업 등 기반사업 강화 △신사업 안정화 및 집중 △지속가능한 기업 인프라 구축 등 비전을 제시했다.
임 부회장은 “주택사업은 그동안 시장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해온 결과, 사업규모에도 불구하고 전체적인 건전성을 지혜롭게 관리해 왔다”면서 “앞으로도 미분양과 입주 리스크 최소화, 전 현장 실행손익관리를 통해 유동성 확보 및 재무 안정성을 강화해 효과적으로 사업을 관리하겠다”고 말했다.
국내외 대형 사회간접자본(SOC) 프로젝트에 대해서는 “GS건설의 누적된 역량을 제대로 발휘해야 하고, 특히 본격화하는 호주 초대형 프로젝트들은 파트너사와의 계획수립과 준비단계부터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활발하게 추진 중인 신사업에 대해 임 부회장은 “여건이 만만치 않지만 프리패브(Pre-fabrication)공법 등 성과가 나타나고 있는 핵심 신사업에 대한 투자를 더욱 확대할 계획”이라며 “다른 신규사업 분야에서도 핵심 사업 경쟁력 확보를 위해 지속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수익성 제고 및 지속가능 성장 강조, ‘위기’ 대응 우선과제
백정완 대우건설 대표 역시 PF(Project Financing) 부실과 자금경색에 따른 유동성 리스크 관리를 강조하며 “올해 특히 안정적인 사업 포트폴리오 운영과 신성장 동력 발굴을 위한 철저한 사전 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백 대표는 “더불어 올해는 안전 원년으로 우리 모두가 기본과 원칙을 지키며 생명존중이라는 가장 근본적인 고객과의 약속을 충실히 이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임에 성공한 한성희 포스코건설 대표는 영리한 토끼는 3개의 굴을 파둔다는 뜻의 ‘교토삼굴(狡兎三窟)’을 강조하며 △최우선 경영방침인 안전 △핵심역량 강화 및 수익성 제고 △친환경 및 미래 신성장 포트폴리오 강화를 주문했다.
한 대표는 “방심하면 언제든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경각심을 갖고 안전관리 인력을 더욱 정예화하는 동시에, 스마트기술로 위험성을 사전 예측해 선제 예방하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며 “철강과 LNG, 산업플랜트 분야 기술과 원가 경쟁력을 높이고, 핵심지역 도시재생사업을 단계별로 확대하는 등 장기적인 안목에서 수익성 높은 사업을 선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 대표는 “수소와 이차전지, 전기로 분야의 EPC 역량을 확보하고, 중장기적으로 원전 분야에도 진출해 신성장 동력을 확보해야 한다”면서 “공동주택뿐만 아니라 오피스 그린 리모델링을 활성화하고, 고층 모듈러 기술을 지속 확보해 친환경 건축과 강건재 활용 확대에 앞장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11월 롯데건설 대표직을 맡게 된 박현철 부회장은 ‘미래 성장 역량 확보와 내실 경영’을 강조했다.
박 부회장은 “올해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사업구조 개편으로 운영사업 등 고정수익 창출과 우량자산 확보에 집중해야 하고, 건설업의 설계·조달·시공 단계에 있는 기술 연계사업에서 새로운 사업 기회를 모색해 업계를 선도할 수 있는 기술 상품 개발에 지속 매진해야 한다”며 “바이오·수소·모빌리티 등 그룹 신성장 사업과 연계한 사업을 적극적으로 확대해 나가며, 지속 성장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기술경쟁력을 강화하고 R&D 역량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부회장은 이어 “변화하는 대외환경에 상시 대응할 수 있는 내실 있는 경영 관리 체계를 구축·운영하고 안전보건 관리체계 강화 및 윤리경영과 준법경영 등 기본적인 경영원칙에 충실해야 한다”며 “상호존중 안전 문화의 정착과 컴플라이언스 활동 및 파트너사 상생 강화에도 지속적으로 힘써야 한다”고 당부했다.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에 따르면, 올해 국내 10대 그룹 신년사에서 가장 많이 언급된 키워드는 ‘고객’이었고 ‘성장’ ‘미래’ ‘위기’ ‘기술’ 등이 뒤를 이었다.
특히 2020년과 2021년 10위권에 들지 못했던 ‘위기’ 키워드가 올해 5위권 내 진입하면서, 글로벌 경제 위기에 대한 경각심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건설업계에선 안전관리에 대한 강조와 더불어 유동성 리스크 관리·신사업(미래 성장 동력)·스마트건설 등 혁신기술 개발 등이 주요 키워드 및 과제로 꼽혔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신년사는 기업이 어떤 가치를 중요시하고 있는지 알 수 있는 한 해 경영 방향의 안내표지판 역할을 한다”며 “최소 올해 상반기까지 위기로 전망되고 있는 업황 속에서 내실을 다지면서도 포트폴리오 다변화·신사업 확장 등 현재와 미래를 동시에 준비할 수 있는 기업이 향후 상위 포지션을 선점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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