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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검찰의 기소가 임박한 것으로 관측됨에 따라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가 본격화 되고 있다.
지난달 27일 국회 본회의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대표 체포동의안 관련 무기명 비밀투표를 진행한 결과 찬성이 139표로 출석인원 과반(149표)을 넘지 못해 부결됐다. 하지만 서울중앙지검은 표결 후 “향후 사안의 진상을 명확히 규명하기 위해 본건에 대한 보강수사와 함께 현안에 대한 수사를 엄정하게 진행할 것”이라며 수사를 계속할 뜻을 밝혔다.
이 대표의 여러 범죄 혐의 중 대장동 개발 비리·특혜 의혹은 이 대표 사법리스크를 이루는 핵심 의혹 가운데 하나다. 대장동 의혹을 두고 검찰과 이 대표 측의 주장이 첨예한 대립을 이루고 있는데, 일각에서는 검찰의 수사를 두고 검찰이 대장동 의혹에 대한 결정적 증거를 재판에서 밝히는 것이 아니냐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민간업자가 과도한 이익 챙겨 발단… 檢, 李 성남시에 4895억 원 손해 끼쳐
검찰은 지난달 16일 이 대표에게 위례·대장동 개발비리 의혹 및 성남FC 후원금 의혹 등 혐의로 이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 대표의 대장동 개발 의혹과 관련해 검찰은 구속영장 청구서에서 이 대표에게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의 배임 혐의 △이해충돌방지법 위반 등의 혐의를 적시하고 있다.
대장동 재개발 사업은 공기업인 성남도시개발공사(성남도공)와 대장동 일당의 핵심 인물 중 하나인 김만배 씨가 대주주로 있는 화천대유자산관리 등 민간 개발사가 ‘성남의 뜰’이라는 SPC(특수목적법인)를 만들어 진행한 민관 합작 사업이다.
검찰에 따르면 이 재개발 사업의 수익 과정에서 민관 합작 법인의(성남의 뜰) 지분이 51%인 성남도공(1830억 원)에 비해 지분 7%의 화천대유 등 민간 사업자가 과도한 개발 이익(7886억 원)을 가져간 부분이 주로 문제시 된다.
검찰은 당시 성남시장이던 이 대표와 측근들이 2014년 8월께부터 대장동 개발사업과정에서 취득한 직무상 비밀을 이용해 사업자 선정에 관여해 민간 사업자들에게 7886억 원의 이익을 취하게 했다고 보고 있다(이해충돌방지법 위반).
검찰은 또 이 대표가 대장동 개발 사업 과정에서 초과 이익 환수 조항을 삭제하는 등의 특혜를 민간 개발사에 제공했고 이에 따라 성남도공이 원래 몫인 전체 개발이익 9600억 원의 70%(공모지침서 작성 당시 성남시 주무부서 적정이익률 판단 수치)인 6725억 원을 취하지 못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이 대표는 성남도공이 6725억 원이 아닌 확정이익으로 1830억 원만 배당받도록 하는 등 성남도공에 4895억 원의 손해를 끼친 혐의(특가법 상 배임)를 받고 있는 것이다.
대장동 사업을 두고 “단군 이래 최대의 공익환수 사업”라고 주장해 온 이 대표는 검찰의 배임 혐의에 대해서 오히려 성남시에 5503억 원을 환수해 이익을 가져다 줬다고 주장하며 반박하고 있다. 사업 배당금 1830억 원에 더해 대장동 일당에게서 1공단 공원화 조성비용과 서판교 터널 공사비 등을 추가로 환수했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또 확정이익을 택한 사실에 대해 인정하면서도 부동산 가격 폭등을 예상할 수 없었기 때문에 안정적으로 확정이익을 설정하는 방식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고 항변하고 있다.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민간업자들이 천문학적 이익을 얻은 것은 성남시장 권한 밖의 일이며 처벌 대상이 아니라는 주장이다.
이 대표 측의 이 같은 주장에 검찰은 개발이익이 2013년에 비해서도 크게 늘어날 것을 쉽게 인식할 수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이 대표가 당시 부동산 가격 상승을 충분히 예견할 수 있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검찰은 2014년 분양가 상한제 폐지 법안이 국회를 통과했고 대장동 인근의 제2판교테크노밸리 사업을 착공해 대장동 인근의 부동산 가격이 상승이 기대되는 상황이었다는 것이다.
또 이 대표는 성남 1공단 공원화와 대장동 사업을 결합해서 개발하는 안을 추진할 당시인 2015년에도 자신의 SNS에 대장동 개발사업을 ‘황금알을 낳는 사업’이라고 표현했다. 2018년 1월29일 SNS에서는 개발이익이 9000억 원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이 밖에도 이 대표는 △재개발 사업을 공공개발 방식으로 추진한 점 △개발 방식을 환지가 아닌 수용방식을 택한 점 △대장동 일당에게 사업 비용을 추가 부담 시킨 점 등을 들며 자신의 배임 혐의를 부정하고 있다.
영장 범죄 사실서 ‘뇌물죄’ 빠져… 혐의 밝혀질 경우 檢, 李 배임 입증 수월
배임 혐의를 두고 검찰과 이 대표 측의 주장이 대립하는 가운데 이 대표의 뇌물죄에 대한 혐의에 대해 검찰은 이 대표의 영장 청구서에서 언급은 하고 있지만 ‘범죄 사실’로 적시하지 않았다.
검찰 입장에서는 이 대표의 배임 혐의를 밝히기 위해서 뇌물 혐의가 중요하지만 이번 영장 청구서에 범죄 사실로 적시되지 않아 주목되고 있다.
정 전 실장 등 이 대표 측근들이 김만배 씨로부터 뇌물 약정이 입증이 되고 나아가 이 대표와의 연관성까지 밝혀질 경우 뇌물이 이 대표의 배임 동기가 될 수 있어 검찰의 이 대표 배임 혐의에 대한 입증도 쉬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간 검찰은 이 대표가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 씨에게서 자회사인 천화동인 1호의 지분 428억 원을 측근인 정진상 전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과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 유동규 전 성남도공 기획본부장 등을 통해 받기로 했다고 의심해왔다.
특히 검찰은 최근 김 씨와 지분을 약정한 혐의(부정처사후수뢰죄)로 구속된 정 전 실장의 혐의가 이 대표와 연관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정 전 실장과 이 대표를 정치적 공동체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검찰은 영장청구서에서 “김만배는 유동규에게 2014년 성남시장 선거 과정에서 교부한 금품 외에도 자신의 지분 절반 정도를 제공하겠다는 의사표시를 했으며 유동규는 정진상을 통해 이재명에게 보고했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이 대표의 두 측근이 연루된 뇌물죄 혐의와 이 대표가 직접 연결된다는 핵심 증거나 진술이 나오지 않아 이번 영장 청구의 범죄 사실에 포함시키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지난달 16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428억원 약정 관련 혐의가 빠졌다’는 지적에 대해 “추가 검토 및 확인이 필요하다고 판단해서 별도로 의율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 대표의 범죄 혐의를 입증하는 결정적 물증이 없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한동훈 법무부 장관과 검찰이 이 대표에 대한 혐의 입증에 확신을 드러내는 등 수사에 자신감을 보이는 것을 두고 결정적인 증거가 재판 과정에서 드러나는 것이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지난달 27일 한 장관은 국회에 출석해 이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 요청 이유를 설명하며 “다수의 물적 증거들이 구속영장 청구서에 적시된 사실 관계와 정확히 일치한다”며 “이 사건은 관련자가 아주 많다. 그 한명 한명의 진술을 말씀드리기에는 시간이 부족하고 그럴 필요도 없어 보인다. 왜냐하면 이재명 의원과 정진상을 제외한 사실상 모든 관련자들이 앞서 설명드린 혐의 내용과 물적 증거에 부합하는 진술을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확신했다.
지난달 16일에는 이원석 검찰총장이 대장동 개발 비리 의혹 등에 대해 “지방 정권과 부동산 개발업자 간의 불법적인 정경유착 비리”라며 “지역 주민과 지방자치단체에게 돌아가야 할 천문학적인 개발 이익을 개발업자와 브로커가 나눠 갖게 만든 매우 중대한 지역 토착 비리”라고 밝혔다.
이어 이 총장은 “장기간 사업이 이뤄졌고 관여한 사람이 대단히 많다. 그렇기 때문에 충분한 물적 증거와 인적 증거를 확보했다”며 “그렇지 않으면 야당 대표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할 수 없다. 충분한 증거가 갖춰졌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한편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 이후 현역 국회의원인 이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은 국회 본회의에서 가까스로 부결된 상태다.
이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은 부결됐지만 1일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3부)은 9일 전후로 이 대표에 대한 불구속기소 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지면서 이 대표의 대장동 개발 의혹에 대한 수사도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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