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부패사슬’ 文정부 태양광 사업 전수조사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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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빙자한 ‘태양광 마피아’ 비리 복마전
‘탈원전’ 표방한 文정부 이념적 에너지 정책
재생에너지 정책은 원전 포함 재설계 시급

스카이데일리 기자페이지 + 입력 2023-08-02 00:02:02

검찰이 태양광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달 28일 안면도 태양광 사업과 관련해 태안군청을 압수수색 했다. 이틀 전에는 새만금 태양광 사업 비리 의혹으로 군산시청을 압수수색 했다. 이에 따라 태양광 사업을 둘러싼 ‘부패 사슬’의 실체가 구체적으로 드러날 전망이다.

친환경을 표방한 문재인정부 에너지정책의 일환으로 추진됐던 태양광 사업 비리 의혹이 하나 둘 밝혀지는 모양새를 보면 이 사업은 친환경이라는 ‘치트키(속임수·만능키)’를 앞세워 무소불위를 행사한 ‘태양광 마피아’의 이권카르텔이 만들어낸 비리 복마전이라 불러도 부족할 지경이다.

이번 수사는 감사원이 지난해 10월부터 실시한 ‘신재생에너지 사업추진 실태’ 감사 중간결과를 올해 6월 공개하면서 산업통상자원부 전직 공무원 등에 대한 수사를 의뢰한 데 따른 것이다. 앞서 감사원은 문 정부의 신재생에너지 정책에 편승해 비리를 저지른 관계자 38명을 무더기로 적발했다. 그중 민간 업체에 특혜를 제공한 전·현직 공직자 13명을 직권남용·보조금법 위반 등의 혐의로 수사 의뢰했다.

감사에 적발된 내용 일부만 봐도 국민에 허탈감을 안겨주는 한심한 작태들이다. 고위 공직자와 민간사업체뿐 아니라 학계 권위자 등이 비리 연루자로 수사 대상에 올랐다. 모두 이권카르텔을 형성해 비리를 저지르거나 ‘눈먼 보조금’ 수령에 혈안이 됐다는 혐의다.

더불어민주당은 태양광 사업과 관련한 조사를 지시한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사전에 짜 놓은 각본처럼 전임 정부를 겨냥한 정치 감사·표적 수사”라며 반발했다. 하지만 발전소 부지 관련 비리를 저지른 전직 공무원 간부들이 후에 관련 민간 태양광발전 업체 대표이사와 전무로 취업했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뭐라고 할 것인가.

과거 문 정부 시절에도 태양광 입찰 관련 공익제보가 있었으나 2년이 지나도록 처리되지 않은 채 묵혀 있었던 일도 드러나고 있다. 한 건설업자는 2021년 2월 새만금육상태양광2구역 발전사업 건설업체 선정 과정의 문제점을 지적한 ‘태양광 입찰 관련 부패 신고’를 했으나 2년이 지나도록 응답을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지역 정치인들과 토호세력들이 연루된 태양광 사업 리베이트 규모가 1조 원에 달한다는 소문도 있다. 지난해 9월 주간조선은 새만금 신재생에너지 사업의 이권 관련 의혹을 받는 정치인들에 대해 보도하면서 새만금 태양광 막후 리베이트 ‘1조 클럽’이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감사의 칼을 뽑아든 감사원이 이들의 실체를 어디까지 밝혀낼지 여론이 주시하고 있다.

현재 드러난 태양광 관련 비리의 난맥상은 문 정부가 탄소감축 정책의 일환으로 추진한 신재생에너지 사업이라는 막강한 명분 뒤에 숨겨진 무법지대를 보여준다. 거금의 나랏돈이 투입되는 사업에 최소한의 검증조차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예견된 참사이기도 하다.

여권 일각에서는 “문재인 정권에선 ‘징계 받아도 태양광으로 한 건 해먹는 게 낫다’는 인식이 존재하는 방증”이라는 비판의 소리가 높다. 감사 결과가 밝혀지는 대로 탈원전과 신재생에너지 이념의 틈새에서 이권에 개입한 자들의 부정 수급 보조금을 환수하는 등 관련자들에 대한 엄격한 처벌이 내려져야 한다.

문 정부가 심어놓은 원전에 대한 대중의 반사적인 거부감도 점검할 필요가 있다. 유럽연합(EU)은 원전이 기후변화·에너지 문제해결을 위한 중요한 전력원이라는 점에서 ‘유럽연합 녹색분류체계’에 원전을 포함시켰다. 우리 정부도 ‘안전 담보’를 최우선 조건으로 원전을 녹색에너지로 인정한다는 입장을 밝힌 만큼, 원전을 포함한 재생에너지 정책의 계획·관리·감독을 긴급히 재정비해야 할 것이다.

스카이데일리 skyedaily@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