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독립운동가’에 이승만… 불붙은 역사관 대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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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즉각 철회하라” vs 국힘 “시대착오적 역사인식”
“이승만 혜안·결단으로 공산주의 확산 막아” 국방부 軍정신전력교재 개정 출간

곽수연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3-12-26 10:37:47

▲ 국가보훈부가 이승만 전 대통령을 2024년 1월 ‘이달의 독립운동가’ 명단에 올리자 여야의 반응이 엇갈린다. 우리사회의 수십년 왜곡된 이승만 이해에 균형잡기 논의 기회가 될지 주목된다. ⓒ국가보훈부

국가보훈부가 25일 이승만(1875~1965) 전 대통령을 2024년 1월 ‘이달의 독립운동가’로 선정한 것에 여야의 반응이 엇갈린다. 선정 사유로 “1919년 대한민국 상해임시정부 대통령을 역임했고 주미외교위원회 위원장으로서 한인자유대회 개최와 한·미협회 설립 등의 활동을 했다”는 점이 꼽혔다.

더불어민주당은 ‘역사의 범죄자를 독립운동가로 선정한 것’이라며 ‘즉각 철회’를 요구하고 나섰다. 이번 보훈부 결정에 대해 최민석 민주당 대변인이 “대한의 독립과 자유를 위해 목숨을 바친 수많은 독립영웅, 피와 눈물로 쓰인 독립운동의 역사를 조롱하는 만행”이라며 목소리 높였다.

이어 “이승만 전 대통령은 독립운동 자금을 횡령해 사욕을 챙겼고 해방 후엔 반민특위를 빨갱이로 몰아 친일파 청산을 방해했다”며 “더욱이 3·15 부정선거를 감행하는 등 국민의 주권과 자유민주주의를 훼손하다 4·19혁명으로 국민의 손에 끌어내려진 독재자”로 맹비난했다. “역사의 범죄자를 이달의 독립운동가로 선정하다니 국민과 역사 앞에 부끄럽지도 않나. 윤석열정부는 청산되지 않은 친일세력의 후계를 자처하려 하느냐” 되묻기도 했다.

이에 국민의힘 윤희석 선임대변인은 민주당을 향해 “더 치열하게 역사를 공부해야 한다. 역사에 더 겸손한 자세로 임하기 바란다”고 논평했다. 무엇보다 “민주당에서 이승만의 과오로 언급한 사실관계 대부분이 전혀 역사적 진실과 부합하지 않는다”며 “모욕적인 (이승만) 평가 또한 복잡다단한 우리 현대사를 편향된 시각으로 섣부르게 재단하려는 오류일 뿐”임을 짚었다. 이승만학당 등 지난 20여 년 학계의 연구성과에 기반한 지적이다.

또 “세계 각국이 국가의 명운을 걸고 미래를 위해 경쟁하는 지금, 수십 년 된 국부(國父) 논쟁에 얽매여 ‘뉴라이트 역사관’ ‘친일매국사관’을 들먹이는 민주당”에 대해 “도대체 어느 시대를 살고 있나. 이런 시대착오적 역사 인식과 퇴행이야말로 수많은 독립영웅들을 모독하는, 독립운동 역사를 조롱하는 만행”이라고 질타했다.

이런 가운데 국방부가 군 정신전력(戰力) 교재를 5년 만에 개정 발간했다. 이승만 전 대통령을 “혜안과 정치적 결단으로 공산주의의 확산을 막은 지도자”라고 기술한 교재다. “1945년 광복 후 귀국해 자유주의 진영의 지도자로 활동하며 공산주의 정치세력과 일절 타협을 거부했고 1946년 북한에서 공산주의체제 국가건설이 추진되자 6월 정읍 발언을 통해 남한만의 단독정부 수립을 주장해 한반도의 공산화를 저지했다”는 설명이다.

1950년 6.25전쟁이 발발하자 미국과 유엔의 지원을 이끌어내 공산군을 격퇴하고 한·미 상호방위조약 체결을 주도한 공(功)도 소개됐다. 특히 교재는 “이승만을 비롯한 지도자들의 혜안과 정치적 결단으로 공산주의의 확산을 막고 자유민주주의를 대한민국 체제로 선택했기에 오늘날 모든 국민이 진정한 자유와 평화, 번영의 가치를 누리고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곽수연 기자 sykwak@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