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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계 내홍 장기화 조짐… 기약 없는 합동 브리핑
“총선 참패는 의대 증원 탓” 여당에 엉뚱한 화살
브리핑 취소한 정부 ‘야권 개입’에도 관심 집중
장혜원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4-11 17:36:00
▲ 의료진이 한 병원 복도를 지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의대 증원을 둘러싼 의· 갈등이 8주 차에 접어들며 장기화가 지속하고 있는 가운데 여당이 4.10 총선에서 참패하자 의료계가 의대 증원을 추진한 정부를 향해 책임론을 쏟아내고 있지만 끊임없는 내홍이 지속되고 있다. 총선 이후 한목소리를 내겠다며 12일로 예정된 합동 브리핑마저 취소하며 갈등 봉합은 요원한 실정이다. 
 
11일 의료계에 따르면 노환규 전 대한의사협회(의협) 회장은 전날 방송 3(KBS·SBS·MBC)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된 이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통해 아직은 출구조사지만 예상했던 대로 국힘은 대패했다이 예상은 26일 윤석열(대통령)이 필수 의료 정책 패키지를 발표한 그 순간 나왔던 예상으로 머리 나쁜 사람들만 몰랐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주수호 전 의협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 언론홍보위원장도 “(여당의) 이번 총선 참패는 14만 의사와 2만 의대생, 그 가족들을 분노하게 한 결과라며 누가 누가 더 못 하나의 결과는 예상대로 국힘당의 참패인 듯하다. 뿌린 대로 거둔 것이며 그럼에도 분명한 건 대한민국의 미래는 없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같은 날 정진행 서울대 의대 비상대책위원회 자문위원(분당서울대병원 병리과 교수)도 페이스북에 헌정 질서를 무너뜨리고 개인 기본권을 침해한 것을 용서하지 않은 국민 심판이라고 일갈했다. 이날 김재연 대한산부인과의사회 회장도 언론에 총선 결과는 의료 분야의 전문성과 특수성에 대한 고려 없이 의대 2000명 증원을 강행하려 한 정부에 잘못된 의대 증원 관련된 정책을 즉시 중단하라는 국민의 명령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여당은 총선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여 일방적인 의대 증원 추진을 즉시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선거 패배 책임으로 대통령실을 비롯한 윤 대통령의 정책 실패로 본 의료계는 2000명 증원 정책 변화에 기대를 모으고 있다. 다만 12일 예정됐던 의협·전공의·의대생·교수단체의 합동 기자회견도 취소되면서 대화의 물꼬를 트는 건 쉽지 않으리라고 전망된다. 김성근 의협 비상대책위원회 홍보위원장은 9일 브리핑에서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등과 조율이 덜 돼 이번주로 예정됐던 합동 기자회견은 시기적으로 어려울 것 같다고 밝혔다.
 
7일 회의를 거쳐 정부의 의대 증원에 대한 통일된 견해를 밝히는 기자회견을 열 계획이라고 예고한 바 있으나 직역별 의사단체에서 잡음이 불거졌다. 의협과 박단 전공의협의회 비대위원장이 대립하는 가운데 의협 내부에서도 강경파와 협상파 사이에 갈등이 불거지는 모양새다. 갈등 중심에는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장 당선인과 의협 비대위 간 시각차가 있다. 임 당선인은 8일 의협 대의원회와 비대위에 조기 인수를 요청하는 공문을 보냈다. ‘강경파로 분류되는 임 당선인의 김 비대위원장에 대한 사퇴 요구 목소리가 커지자 비대위도 질세라 입장문을 내고 적극 반박했고 이 과정에서 의료계가 내홍이 심화한 것이다.
 
그럼에도 의협은 강경 투쟁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임 당선인은 전날 이번 총선에서 그동안처럼 여당을 일방 지지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의사에게 가장 모욕을 주고 칼을 들이댔던 정당에 궤멸 수준의 타격을 줄 수 있는 선거 캠페인을 진행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의협도 전날 입장문에서 정부와의 물밑 협상을 통해 사태를 졸속으로 마무리하려 한다는 선동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정부의 태도 변화가 없다면 협상에 나설 계획이 없다‘2000명 증원 전면 재검토를 다시금 못 박았다.
 
이 같은 여론에 정부가 총선 직후부터 의사들과의 대화 노력을 어떻게 구체화할지, 장기화한 의료 공백 대응은 어떤 식으로 꾸려나갈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날 정부 관계자는 언론에 대화 노력을 계속하겠지만 국민과 환자들을 생각하면 계속 기다릴 수만은 없는 상황이라며 선거 결과를 의대 증원 추진에 대한 여론으로 볼 수는 없다고 밝혔다. 계속해서 의대 증원은 국민 대다수가 동의하는 정책이며, 추진 여부가 선거의 이슈도 아니었다고 강조했다.
 
야권의 개입도 점쳐진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4일 페이스북에 의료대란이 해결되지 않는다면 국회 개입을 본격화하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보건의료 개혁 공론화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의료 공백 종식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특위는 정부·의료계·여야·시민·환자단체 등이 포함되어 사회적 합의를 하는 방식이다.
 
한편 보건복지부는 이날 예정된 중앙사고수습본부 브리핑을 돌연 취소했다. 22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현 여당이 과반에 한참 못 미치는 의석을 차지하며 참패한 것이 영향을 미친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본래 이번 브리핑은 박민수 제2차관이 직접 실시할 계획이었다박 차관은 보도 참고 자료에서 장기화하는 전공의 공백에도 환자 곁을 묵묵히 지키고 계신 의사·간호사 등 의료진 그리고 불편하지만 비상 진료체계 운영에 협조해 주고 계신 국민께 감사드린다고만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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