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국회 임기 종료가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조희대 대법원장이 적극적으로 입법을 요청한 이른바 ‘법관 증원법’(판사 정원법 개정안)도 폐기될 위기에 놓였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5년간 법관 370명을 순차 증원하는 내용의 판사 정원법 개정안은 7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법사위) 법안심사 소위원회를 통과한 뒤 후속 절차를 밟지 못하고 계류 중이다.
법관 증원법과 동시에 논의되는 검사 증원법을 두고 법사위 의원들 사이에 이견이 있는 데다 ‘채상병 특검법’ 재표결, 국민연금 개혁 등 쟁점 법안의 처리를 놓고 여야가 대치하고 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법원은 최근 몇 년간 사건 처리 속도가 느려지면서 국민들이 겪는 각종 송사에 제때 판결을 내놓지 못한다는 비판에 시달려왔다.
작년 10월 대법원과 각급 법원의 국정감사에서도 이 같은 문제는 여러 차례 지적됐다. 국회 법사위 위원들은 “재판 지연 현상이 심각한 수준이다”라며 “재판 지연을 막을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재판 지연’을 지적했던 법사위가 법관 증원법 통과를 위한 전체 회의 일정에는 합의하지 못함에 따라 법원은 당장 내년 신규 판사 임용부터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커졌다.
신임 법관들이 충원되지 않으면 법원에서는 기존에 운영하던 재판부를 폐부하는 상황에까지 이를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재판부가 줄어들면 재판 지연은 더 심각해질 수밖에 없다.
현행 판사 정원법에 따른 정원을 지키려면 최대 109명까지 선발할 수 있지만, 정원이 늘지 않으면 실질적인 선발 인원은 100명 미만이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 법원행정처의 설명이다.
판사의 정원이 법으로 정해져 있어 이를 초과하면 위법한 만큼 예상치 못한 상황에 대비하기 위한 ‘여유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통상 매년 신임 판사를 130명 수준으로 선발한 것과 비교하면 30∼40명이 줄어드는 셈이다.
수도권 법원의 한 판사는 “휴직자·퇴직자까지 고려해서 신규 법관을 선발해야 하는데 (현행 정원에 따른 선발 규모는) 턱없이 부족하다”라며 “이대로라면 법원이 이루 말할 수 없는 타격을 입게 될 것이다”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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