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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학에서 가장 근본이 되는 진찰 방법은 진맥이다. 진맥을 통해 본인이 늘 가지고 있던 다양한 질병과 증상을 알 수 있다.
맥에는 27가지가 있다. 현재 한의원에서 진맥을 통해 알 수 있는 맥은 대개 18가지다. 서양의학이 들어오기 전까지는 모든 질병을 진맥을 통해 진단하고 처방하여 치료했는데, 서양의학의 진단기기와 영상장비·응급의료 체계 등으로 중증 이상의 환자를 만날 수가 없다 보니 27맥을 짚어 볼 기회가 없다.
지금은 현대 과학의 발전으로 맥을 시각화하여 환자도 함께 보면서 본인의 병을 확인할 수 있는 세상이 되었다. 진맥 결과를 설명해 주면 환자의 반응이 대부분 “어떻게 이렇게 족집계예요, 점쟁이 같아요” 한다. 병원에서는 다 정상이라고 하는데 맥을 보니 정상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다. 거기에 마음 상태까지 이야기해 주면 정말 신기해 한다.
맥에는 육음(六淫)과 칠정(七情)의 감정이 다 보이고, 그 사람의 인생사까지 담겨 있다. 직업과 경제적 상황·심리적 상태·마음까지 읽을 수 있다. 병이 어디서부터 시작되고 앞으로 어디로 흘러갈 것인지도 보인다. 허증인지, 실증인지, 양증인지, 음증인지, 마음에서 오는 병인지, 고단해서 오는 병인지, 음식에서 오는 병인지 등 병의 원인까지 파악할 수 있다.
맥파의 모양은 심장의 동작·혈관벽의 상태·혈관 내 압력 등에 의해 좌우되는데, 맥파 모양에 따라 감정의 표현도 다르다. 맥진을 하면 오장육부의 병뿐 아니라 경락의 병도 알 수 있다. 경락·경혈은 질병을 치료하기도 하지만 질병이 나타나는 반응처이기도 하다. 따라서 현재의 질병이 다음에는 어디로 전변될지도 알아낼 수 있다.
환자가 한약 복용 후 낫지 않았다고 말한다면 맥진을 통해 진실을 말하고 있는지, 거짓말을 하고 있는지도 확인할 수 있다. 사람의 입은 거짓말을 해도 맥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서양의학은 외과수술과 응급 대응에서 큰 발전을 이루었지만 인간을 이해하는 정신적 환경과 몸을 하나로 보는 관점은 한의학만큼 정교하지 않다.
서양의학이 아무리 발전했어도 인간의 마음을 읽을 수 있는 의학이 아니고, 마음과 별개로 육체만 보는 의학이기 때문에 병의 원인도 대부분 알 수 없다. 건강검진에만 의존하지 말고 진맥을 통해 자신의 몸을 알게 되면 100세 시대에 병이 나기 전에 미리 대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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