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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세기 중반 청(淸)나라에는 ‘두 명의 황제’가 있었다. 진짜 황제인 순치제(順治帝) 아이신기오로 풀린(愛新覺羅福臨)과 섭정(攝政)인 예친왕(睿親王) 도르곤(多爾袞)이다.
도르곤의 권세는 그가 1644년 명(明)나라의 수도 북경(北京)에 입성한 첫 만주족이 됨에 따라 하늘을 찌를 정도로 커졌다. 도르곤은 옥새(玉璽)도 자신이 꿰차고 다녔다. 대권으로 다가서던 그는 급기야 순치제와 노골적으로 각을 세우기 시작했다. 실례가 피지배층인 한족에 대한 대우 차이였다.
순치제는 한족을 엄히 다스리면서도 대대적 유화 정책을 펼쳤다. 당근·채찍 병행은 사실 필수였다. 남쪽에는 아직 남명(南明) 정권이 있었다. 많은 한족이 고국을 따를 수 있기에 청나라로선 이들을 무작정 매질했다간 낭패를 볼 수 있었다. 따라서 순치제의 시책(施策)은 도전해 볼 만했으며 실제로 이것은 후임 강희제(康熙帝) 대에 성공적으로 입증된다.
그런데 도르곤은 마치 ‘반대를 위한 반대’라도 하듯 한족들을 쥐 잡듯 때려잡았다. 대표적 사건이 1645년의 양주(揚州) 대학살이었다. 자신의 억압 정책으로 저항이 크게 일자 도르곤은 동생 도도(多鐸)에게 진압토록 했다. 당시 왕수초(王秀楚)가 쓴 소설 형식의 역사서 ‘양주십일기(揚州十日記)’에 의하면 남경(南京)을 함락한 도도는 10일에 걸쳐 눈에 띄는 한족을 모조리 도륙했다. 희생자는 약 80만 명으로 추정된다.
1650년 도르곤이 사망하자 비로소 친정을 하게 된 순치제는 도르곤에 의해 벌떼처럼 일어난 반란을 토벌하면서도 상술한 대로 한족 포용 정책을 펼쳤다. 성난 민심을 달랠 겸 도르곤의 시신도 부관참시했다. 순치제의 노력으로 청나라는 강건성세(康乾盛世)를 맞을 수 있었다.
단군 이래 최대 사건이 될 수 있는 동해 유전(油田) 존재 가능성에 국민적 기대가 뜨겁다. 그런데 ‘여의도 대통령’ 더불어민주당에선 “십중팔구 실패”라는, 마치 윤석열정부 시기의 석유 발굴이 낭패 보길 바라기라도 하는 듯한 ‘저주’가 쏟아지고 있다.
상업적 가치의 석유가 없을 수 있지만 반대로 있을 수도 있다. 있다면 이는 국민 전체에 대한 축복이 된다. 따라서 민주당은 ‘대(對)정부 저주’가 곧 ‘대국민 저주’라는 걸 알아야 한다. 정부에 책임 묻는 건 검은 황금의 존재 여부를 확인한 뒤에 해도 늦지 않다. 지금은 협력할 때다.
오주한 정치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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