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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의 갈비 부근에 붙은 뱃살 부위를 삼겹살이라고 부른다. 비계가 세 겹으로 겹쳐 있기 때문이다. 생김새를 보면 살코기-비계-살코기 순이다. 살코기와 지방이 세 겹으로 되어 있어 육질이 부드럽고 고소하다. 양념을 하지 않고 구워 소금이나 쌈장을 찍어 먹고 채소에 쌈을 싸 먹기도 한다. 삼겹살 전체 중량의 60% 정도가 지방이다.
영양학적으로 삼겹살은 필수 아미노산과 비타민 B1이 소고기보다 10배가량 많이 들어 있기 때문에 피로 회복과 활력 보충에 좋다고 한다. 이는 돼지고기 부위들의 공통 사항이라서 삼겹살만이 갖는 장점은 아니다.
한국에서는 1970년대 이전까지 돼지고기는 그다지 인기가 없었다. 하물며 구워 먹는 형태는 거의 없었다. 당시 토종 돼지는 잔반이나 분뇨를 먹여 키우는 곳이 많았기에 냄새가 심해서 구워 먹을 수 없을 정도였다, 대체로 삶거나 쪄서 먹곤 했다.
이후 사료를 먹이는 양돈이 보급돼 비계에서 풍기던 누린내가 없어지면서 삼겹살의 시대가 왔다. 삼겹살이 유행하기 시작한 것은 1980년대 초 가스렌지의 보급 확산과 궤를 같이한다. 1990년대 솥뚜껑 삼겹살의 대인기에 더욱 폭발한 삼겹살 수요는 비계를 돼지고기에서 결코 떼어낼 수 없는 부위로 격상시켰다. 게다가 삼겹살에는 ‘몸에 이로운 지방’이라는 불포화지방산이 많다.
퇴근길에 소주와 함께 즐기는 삼겹살은 서민의 대표적인 메뉴로 자리한 지 오래다. 특히 몸안의 분진을 제거해 주는 효과가 있다고 해서 탄광 근로자들에게 인기가 높았다.
중국 못지않게 돼지고기를 많이 소비하는 우리나라다. 몇 해 전 농림수산식품부 통계에 따르면 국민 1인당 육류 소비량은 돼지고기가 19.3kg으로 소고기(8.8kg)에 비해 월등히 많았다.
대표적인 외식 메뉴인 김밥과 자장면·삼겹살·비빔밥·김치찌개 백반 등 5개 품목 평균 가격이 지난달에도 고공행진을 한 가운데 삼겹살 외식 1인분(200g) 평균 가격이 처음으로 2만 원을 넘었다. 셋이서 삼겹살에 소주·맥주 몇 병만 주문해도 10만 원이 훌쩍 넘는다. 삼겹살은 더 이상 서민들 음식이 아니다. 금겹살이라고 불러야 할 지경이다. 삼겹살을 배불리 먹을 수 있는 시절이 언제쯤 다시 오려나.
서민 물가는 오래전부터 비상이다. 관계당국은 물가잡기를 입으로만 외칠 게 아니다. 세제 지원이나 관세 인하 등 쓸 수 있는 모든 방법을 찾아내 실행해야 한다.
박병헌 디지털뉴스 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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