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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
8·15광복 이후 정부 수립, 6·25전쟁과 빛나는 산업화 시기를 거쳐 대한민국은 오늘에 이르렀다. 격동의 한반도, 美CIA 요원으로 그 한복판에서 활약한 마이클 이 박사의 숨 막히는 체험…. 북한 정권의 실체와 광주5·18 등 좌경 친북세력이 주도한 사건들에 관한 증언과 분석, 급변하는 국제정세의 소용돌이 속 한반도의 미래에 관한 그의 이야기들이 값지다. 이에 美연방정부 공무원으로 살아온 40년 세월을 담은 그의 저서 ‘대한민국과 CIA’를 지면에 연재한다.
이승만의 옥중 생활
이승만은 1894년에 선교사 아펜젤러가 세운 배재학당에 입학한다. 그곳에서 그는 민주주의 이념에 눈뜨기 시작했다. 학교를 졸업하자마자 그는 우리나라 최초의 신문 ‘협성회 회보’를 발행해 민주주의 이념을 설명하고 고무하는 글을 기사로 쓰기 시작했다. 동시에 고종 황제의 군왕정치를 거부하는 강연을 하기 시작했다. 당시 고종 황제의 입장에서 보면 그는 황권에 도전하는 반역자였다.
23세이던 1898년, 그는 우리나라 국기인 태극기를 만든 박영효 선생을 대통령으로 추대하려는 운동을 추진하다가 역적모의 주동자로 체포되어 사형 언도를 받고 한성감옥에 투옥되었다. 그는 옥중에서 뜻을 함께했던 동지들이 처형되는 것을 목격하며 모진 고초를 당했다. 그러면서 성경책을 읽기 시작한다.
1899년 1월30일, 그는 기독교 신자로서 첫 기도를 올렸다. 당시 기도 내용이 그의 영어 자서전에 실려 있다. “Oh my Lord, save my country(오 주여, 이 나라를 구원 하소서).” 이것이 사형수였던 그의 기도였다. 감옥에서 풀려나 목숨을 구할 수 있기를 기원한 게 아니라 나라를 위한 기도를 올렸던 것이다. 그 기도는 다음과 같이 이어졌다. “주여, 이 땅 조선에 100만 명의 기독교인을 허락하여 주옵소서.”
그 당시 조선에는 도합 40명 정도의 기독교 신자가 있었다. 지금 대한민국 기독교 인구는 약 1200만이다. 그가 감형되어 5년 7개월 후에 석방될 때까지 옥중 전도하여 예수를 믿게 된 사람은 간수·죄수 모두 합해 약 40명이라고 한다.
이승만의 경제정책을 박정희가 실천했다
이승만에겐 여러 개의 ‘최초’ 기록이 있다. 조선에서 최초로 영어사전을 편찬한 사람·최초로 신문을 발행한 사람·최초로 남녀공학 학교를 세운 사람·최초로 영어 연설을 한 사람·상해 임시정부 초대 대통령·제헌국회 초대 국회의장·대한민국 초대 대통령·최초의 기독교 전도 왕….
그는 자신에게서 전도받은 간수들의 협조로 재소 중에 약 600권의 책을 읽었으며, 300편의 논문을 썼다. 그리고 그중 75편이 밖으로 전해져 신문에 보도되자 그의 글을 읽은 유력인사들이 ‘이승만 구명 운동’을 시작했다. 그 인사들 중엔 을사늑약과 한일합병에 분개하여 자결한 민영환, 고종황제의 두 번째 왕비인 엄비, 총리대신 한규설 등이 있었다. 이들의 노력으로 사형이 무기징역으로 감형되고, 다시 10년형으로 감형되어 그는 결국 5년 7개월의 옥고를 치르고 석방된다.
1899년, 24세의 젊은 청년이 쓴 논문에서 강조한 경제정책은 수출 주도의 경제발전, 제조업 육성과 공장 건설, 고속도로 건설, 조선업과 해운업 강조 등이다. 훗날 이 글을 읽고 실천한 사람이 바로 박정희 대통령이다. 또한 그는 이 논문에서 신약 갈라디아서의 구절을 인용하면서 반상(班常)제도 폐지‧남녀평등‧여성 교육의 중요성 등을 강조했다.
이승만의 전도를 받은 두 사람
이승만의 전도로 기독교인이 된 두 명의 주요 인물이 있다. 그중 한 명은 구한말이던 1907년 7월14일 고종 황제가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린 제2차 만국평화회의에 특사로 파견한 이준 열사이다. 회의 참석을 거부당하자 그는 할복자살해 열사가 되었다. 이준 열사는 이승만의 전도로 기독교인이 되었고 이승만을 가장 존경했다.
다른 한 사람은 월남 이상재 선생이다. 그는 서재필과 함께 ‘독립협회’를 설립했으며 1888년 우리나라 최초로 미국에 파견한 두 명의 외교관 중 한 사람이기도 하다. 철두철미한 유교 선비였던 그는 25세 연하인 청년 이승만의 전도를 받고 기독교인이 되어 조선 최초로 YMCA (황성 기독청년회)를 설립했다.
이상재 선생은 기미년 3·1운동을 배후 지원하고 조종한 인물이었다. 독립선언문에 서명한 민족 대표 33인의 명단을 직접 지명하고 작성했는데 이때 그는 본인의 이름은 넣지 않았다. 일본 경찰에 체포되어 취조를 받으면서 일본 경찰이 3·1운동의 주동자가 누구냐고 묻자 그는 간단명료하게 ‘하나님’이라고 대답했다.
상해 임시정부의 초대 대통령
1904년에 러·일전쟁이 발발했다. 그때 고종 황제는 이 전쟁에서의 승전국이 쉽게 조선을 찬탈할 수 있게 되어 버린 역사의 흐름을 감지했다. 그래서 러시아와 일본 이외의 또 다른 강대국이었던 미국에 접근하여 도움을 청할 것을 구상하며 그 일을 수행할 사람으로 국내에서 영어를 잘하는 인재를 찾았다. 그러다가 한성감옥에 수감되어 있는 이승만을 찾아내 발탁했다. 고종 황제는 그를 석방하여 건강을 회복케 한 다음 미국에 파견했다.
그러나 대미 활동은 별다른 성과가 없었고 이승만은 미국에 계속 머물며 학업의 길을 택하게 된다. 그는 명문인 조지 워싱턴 대학교에서 학사과정을, 하버드 대학교에서 석사과정을 마치고 프린스턴 대학교에서 국제정치에 관한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미국에서 동양인으로서는 최초의 정치학 박사가 된 것이다.
귀국 후 이승만은 이상재 선생을 만나 YMCA 활동에 협력하면서 100만 명 기독교 신도 운동을 전개했다. 그리고 1905년 가을이 되었다. 러·일전쟁에서 일본이 승리하자 예상했던 대로 1910년 8월29일에 발효된 한일병합(경술년 국치)으로 조선은 일본의 식민지가 되었다.
일제강점기가 시작되자 국내 유력 애국인사들은 중국으로 망명했다. 그리고 1919년 3·1운동이 일어나고 얼마 후, 1919년 4월11일에 상해 임시정부를 수립했다. 그때 이승만은 임시정부의 초대 국무총리 (1919.4.11∼9.10)와 초대 대통령(1919.9.11.∼1925.3.21)을 역임했다.
상해에서 그는 본격적으로 정치활동을 시작했다. 무장도 갖추지 못한 독립군 3000명으로는 일본을 상대로 투쟁한다는 것은 무리라고 생각하고 미국과 같은 강대국을 상대로 외교활동을 전개해야 하며 강대국의 힘과 영향력을 빌려야 한다는 쪽으로 행동 기선을 잡게 된다.
그래서 그는 당시 ‘코리아 완충지대론’이라는 책을 저술하고 미국을 설득하려고 노력했다. 이 책에 실린 그의 이론은 미국이 대한민국의 독립을 지원하고 보호하는 길이 향후 미국의 국제 전략에 주효하리라는 주장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그는 러·일전쟁에서 승리한 일본은 분명히 머지않아 아시아 지역의 패권을 장악한 후에 미국에 도전할 것이라는 점을 암시했다. 하지만 당시 미국에선 이승만의 이론을 무시하고 비웃었다.
그러다가 아니나 다를까 1931년에 만주사변이 일어나고, 1937년에는 일본이 중국 남경대학살을 저질렀다. 아시아를 장악해 가기 시작한 것이었다. 이어서 일본이 1941년 12월7일에 하와이의 진주만을 기습 공격하는 사건이 일어나자 미국 정부에선 이승만의 예언을 다른 눈으로 보기 시작했다.
제2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1939년 12월 이승만은 워싱턴으로 이주했다. 그리고 그가 저술한 책 ‘Japan Inside Out’이 1941년 6월에 뉴욕에서 출판되었다. 이 책에서 그는 일본의 본질과 정체를 폭로하면서 머지않아 일본이 미국을 공격할 것이라고 언급했는데 정확하게 6개월 후인 그해 12월7일에 진주만 기습 사건이 발생했다.
진주만 공격으로 미군 5000명이 전사했고 그 후 태평양전쟁에서는 미국의 민간인· 군인을 합해 모두 30만 명이 희생되었다. 이 책에서 이승만은 “그러나 전쟁은 결국 연합군의 승리로 끝날 것이며 그와 함께 대한민국 독립의 문이 열리고 독립된 대한민국은 훗날 세계열강과 어깨를 겨누는 강국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예언했다.
프로필
△ 美 연방정부 40년 근속
(DIA(Defense Intelligence Agency·국방정보국) 16년·CIA(중앙정보국) 24년)
△ 1976년 미국 외무고시 합격
△ 미국 조지워싱턴대학 정치학 박사
△ 美 국무성 동아시아 문제 수석연구원
△ 美 국무성 외교연수원 교수
△ 주한 미국대사관 정무관
△ CIA 한·미 안보협력 조정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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