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학재 인천공항공사 사장, 양지만 찾나?… ‘주민 소음피해’ 극심

이 시간 주요기사

뉴스

인천국제공항 ‘비행기 이착륙 소음’에 주민은 심각한 고통 호소
주민 인천시에 진정서 제출… 장봉도-모도 연도교 요청
주민 두 섬 다리 연결은 당연한 보상… 건설비용 요구

김양훈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6-30 17:42:53

인천국제공항 인근 섬인 장봉도와 모도 주민들이 공항 비행기 이착륙 소음으로 심각한 피해를 겪고 있다며 인천시에 진정서를 제출했다. 주민들은 피해에 대한 보상으로 인천공항공사 부담으로 장봉도와 모도를 잇는 다리를 놓도록 인천시가 나서줄 것을 촉구했다.

30일 장봉도와 모도 주민들에 따르면 섬 주민들이 인천국제공항이 개항하면서 비행기 이착륙 소음에 시달리고 있다. 이곳 주민들은 끊임없는 비행기 소음으로 밤에는 제대로 잠조차 이룰 수 없어 불면증에 시달리고 있다고 호소했다. 높은 수준의 소음으로 스트레스는 물론 고혈압과 심혈관 질환까지 위협받고 있다는 것.

이곳에 수십 년째 거주하고 있는 한 주민은 “집안과 야외 활동에서 대화나 휴식조차 방해를 받을 정도로 일상생활에 불편을 겪고 있다”며 “소음으로 주민 간의 소통 또한 단절된 것은 물론 지역 사회의 평화로운 분위기가 깨지면서 주택과 토지 가격까지 하락했다”고 호소했다. 특히 일부 노인들은 심각한 트라우마까지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신적 피해는 물론 경제적 손실까지 겪고 있는 장봉도와 모도 주민들은 인천시가 나서 공익적 보상으로 두 섬을 잇는 연도교를 건설해 줄 것을 요구했다. 해당 연도교 건설 비용은 소음을 유발한 인천공항공사가 부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도교 건설을 위해선 300억 원 정도의 비용이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상 차원으로 다리가 연결되면 비행기 소음으로 악화된 정주 여건이 개선돼 주민들에겐 어느 정도 위로가 될 것이란 입장이다. 그간 재산 가치 하락으로 손해를 입은 주민들은 다리 연결로 조금이나마 만회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인천국제공항으로부터 피해를 입은 주민들의 정당한 권리이자 복지 차원에서라도 연도교 건설을 서둘러 시행할 것을 촉구했다.

인천국제공항이 있는 영종도 북쪽 인근에는 우측부터 신도-시도-모도-영종도가 나란히 위치해 있다. 영종도 운서 인터체인지(IC)에서 신도를 연결하는 연도교가 2025년 12월 완공 예정이다. 또 신도에서 시도, 시도에서 모도를 연결하는 다리는 이미 완공돼 세 개의 섬이 이미 다리로 연결돼 있다. 하지만 모도 바로 좌측에 위치한 영종도만 다리 연결이 안 된 섬으로 남아있다.

진정서를 제출한 북도면 장봉도·신도·시도·모도 주민들은 “이곳 주민들은 인천시 발전과 함께 지역의 생활 환경도 함께 개선되길 간절히 바라고 있다”며 “인천시가 나서 인천공항공사와 적극 협의를 해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섬 주민들은 인천시가 지역주민 정주 여건을 위해 최소한의 요구사항을 들어주도록 인천공항공사를 설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천 시민사회 또한 이학재 인천공항공사 사장은 노른자 사장직에서 편안함만 누릴 것이 아니라 공항 인근 주민들의 정주 여건 개선에 최선을 다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소음피해를 겪는 주민들은 다선 국회의원이자 인천시장까지 출마했던 이학재 사장이 주민 의견을 무시하는 자세로는 다시는 인천시장 같은 공직은 꿈도 꿔선 안 된다며 쓴소리를 하고 있다.

이학재 사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정치 일선에서 비서실장을 역임한 바 있으며 인천 서구에서 다선 국회의원과 인천시장 출마 경력이 있다. 이 때문에 주민들은 “이학재 사장이 과거 철새 정치를 했던 것처럼 양지만 찾아다니지 말고 이제는 지역 주민들을 위해 일해 달라”며 그에 대한 반발 기류 또한 거세다.

이와 관련해 인천공항공사 관계자는 본지와 전화 통화에서 “공항소음 방지 및 소음대책지역 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라 장봉도 인근 지역에 대해 소음대책사업 및 주민지원사업을 시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지역주민들이 요구하고 있는 연도교 건설에 대해선 즉답을 회피하고 있다.

김양훈 기자 yhk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