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카드 ‘고리대금’ 장사 나섰나… 나홀로 카드론 대폭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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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카드론 금리 14.97%, 리볼빙 금리 18.34%로 업계 1위
1분기 영업수익 내 이자·카드론 비중 32%로 타사 대비 높아

윤승준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7-03 13:53:00

▲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올해 5월 롯데카드의 카드론(장기카드대출) 평균 금리는 14.97%로 전업카드사 8곳(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비씨) 중 가장 높았다. 연합뉴스

롯데카드가 여전히 카드대출에 높은 이자율을 책정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카드론 금리는 약 15%로 두 달간 1위를 달리고 있고 18%를 넘어선 일부결제금액이월약정(리볼빙) 금리는 13개월째 업계 최고 수준이다. 본업인 신용판매보다 카드론 확대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연초 이후 카드론 대출을 7000억 원 이상 늘렸다. 영업수익 내 이자·카드론 비중은 3분의 1에 달했다.

스카이데일리가 3일 여신금융협회 자료를 분석한 결과 5월 롯데카드 카드론(장기카드대출) 평균 금리는 14.97%로 전업카드사 8곳(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비씨) 중 가장 높았다. 전월(14.86%)과 비교해선 0.11%p 올라갔다. 롯데카드는 4월까지만 해도 카드론 금리가 업계 2위에 머물렀으나 5월 우리카드를 제치고 두 달 연속 업계 1위를 이어가고 있다.

결제해야 할 카드값의 일부를 다음 달로 넘기는 서비스인 리볼빙도 여전히 고금리였다. 롯데카드의 5월 결제성 리볼빙 평균 금리는 18.34%로 업계 선두를 달리고 있다. 지난해 5월 1위에 올라선 뒤 13개월째다. 리볼빙 금리 자체도 지난해 말 17.82%에서 0.52%p 뛰어올랐다.

대기업·금융지주 모회사가 없어 타사 대비 조달비용이 크다는 점을 고려해도 높은 편이다. 조달비용 4.11%를 차감한 롯데카드의 리볼빙 금리는 14.23%로 카드사 8곳 중 가장 높았다. 조달비용을 뺀 카드론 금리는 10.86%로 삼성카드(11.04%) 다음으로 높았으나 700점 이하 중·저신용자로 따지면 조달비용을 차감해도 롯데카드가 14.01%로 1위다.

문제는 카드론·리볼빙 이용자 대부분이 은행에서 더 이상 대출을 받지 못하는 중·저신용자라는 점이다. 고금리 부담에 이자를 제때 갚지 못할 경우 신용불량자로 전락할 가능성이 크다.

비씨카드를 제외한 카드사 7곳 모두 신용점수 501점 차주까지 카드론을 내줬는데 롯데카드의 고금리 차주 비중이 제일 컸다. 5월 롯데카드는 카드론 이용자 61.8%에게 16~20%, 리볼빙 이용자 78.3%에게 16~20%의 고금리를 각각 적용했다. 두 개 다 업계 평균치를 크게 웃돈다.

이 같은 지적에 롯데카드 관계자는 “연초 자금 수요가 있는 중·저신용자 대상 유동성 지원을 확대하며 평균 금리가 올랐으나 금융상품의 금리 인하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며 “대출금리 원가인 조달금리가 부담이나 자체적인 리스크관리와 연체율 등도 상시 확인하겠다”고 말했다.

▲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 [그래픽=윤수진 기자] ⓒ스카이데일리

고금리를 바탕으로 롯데카드는 카드론 확대에 적극 나서고 있다. 5월 말 롯데카드의 카드론 잔액은 5조250억 원으로 지난해 말(4조2954억 원) 대비 17.0%(7297억 원) 불어났다. 이 기간 전업카드사 8곳의 카드론 잔액이 4.8% 소폭 늘어난 것과 비교해 증가율이 세 배 이상 크다.

이자·카드론 수익 비중도 컸다. 롯데카드는 1분기 6248억 원의 영업수익을 올렸는데 이 중 32.3%(2017억 원)가 이자수익·카드론수익이었다. 우리카드 27.8%, KB국민카드 23.9%, 신한카드 22.9%, 삼성카드 20.9%, 현대카드 20.3%, 하나카드 18.7% 등 타사 대비 10%p 앞섰다.

반면 1분기 가맹점수수료는 687억 원으로 영업수익의 11.0%에 그쳤다. KB국민카드 33.4%, 현대카드 31.1%, 하나카드 29.7%, 삼성카드 23.7% 등 20%대 초반인 경쟁사와 대조적이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롯데카드의 카드대출 이자를 업계 평균 수준으로 낮추고 카드대출 서비스를 장려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롯데카드는 31일까지 대출 누적 이용 금액에 따라 최대 100만 원의 캐시백을 지급하는 단기카드대출 이벤트를 진행하는 것을 알려졌다.

시민단체 소비자주권시민회의 관계자는 “카드론과 리볼빙을 사용하는 소비자들은 여유가 없을 가능성이 높은데 이 같은 신용카드 서비스에 한번 발을 들이면 다른 것에 또 손을 대는 식으로 신용불량자로 전락할 수 있다”며 “소비자들이 신중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안내가 필요하고 대출을 많이 받으면 추첨을 통해 상품을 주는 식으로 장려하지는 말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윤승준 기자 sjyoon@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