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일체형 확장억제’로 러·북에 ‘강 대 강’ 맞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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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전략 핵 자산 한반도 전개 ‘공동 성명’ 명문화
“핵 잠수함·핵 공격 동시 대응” 한·미 ‘확장 억제↑’
전문가 “전략핵 자산 한반도 상시 배치·핵 작전 공유”

장혜원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7-15 11:04:14

▲ 윤석열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메리어트 마르퀴스 호텔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퍼블릭포럼 인도·태평양 세션에서 연설하고 있다. 워싱턴DC=공동취재단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나토정상회의에서 한미동맹을 ‘핵 기반’으로 격상시키는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한·미 일체형 확장 억제’를 토대로 하는 성명은 북한의 핵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의 핵 자산과 한국의 재래식 군사력을 일체형으로 통합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미국 핵우산 약속이 문서로 확약된 것이다.

15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윤 대통령은 2박5일 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순방을 한미동맹을 ‘핵 기반’으로 격상시켰다. 윤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월터 E. 워싱턴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서 조 바이든 미 대통령과 ‘한·미 한반도 핵 억제 핵 작전 지침에 관한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나토정상회의에서 윤 대통령은 미국 등 나토 회원국과 안보 협력을 과시하며, 인도·태평양 4개국 파트너(IP4)로서 나토와의 철통 연대를 강조했다.

공동성명은 북한의 핵 위협에 대응하고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공동으로 유지하기 위한 양국의 굳은 의지를 담고 있다. 한·미는 지난해 4월 정상회담 결과물인 ‘워싱턴선언’에서 양국이 함께하는 확장억제 체제를 구축하기 위한 논의 틀인 핵 협의그룹(NCG)을 출범시켰으며, 이후 세 차례의 본 협의와 20여 차례의 실무급 논의를 통해 불과 1년여 만에 공동지침을 완성했다.

이에 미 핵 자산에 북핵 위협 억제와 유사시 대응을 위한 한반도 임무를 평시에도 배정하는 것으로 북한의 다양한 핵 사용 시나리오를 상정한 한·미 핵·재래식 통합 훈련도 시행될 예정이다.

한·미 일체형 확장억제 구축은 다음과 같은 구체적인 방안을 포함하는 데 지침에 따라 앞으로 훨씬 많은 미국 전략 자산이 한반도에 더 자주 전개할 전망이다. △미국 핵 잠수함·전략 폭격기 등의 순환 배치 확대 및 기존 배치 핵 자산 장기 주둔 △핵 공격에 대응하는 공동 훈련 및 작전 계획 수립 및 연습 강화 △핵 관련 정보 및 위협 공유를 위한 체계 구축 등이다. 이번 성명은 러시아와 북한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의 핵전력과 한국의 재래식 전력을 통합해 대응하는 내용을 담고 있어서다.

국방부는 13일 “이번 공동지침은 북핵 위협 억제와 유사시 대응을 위해 미국 핵 자산에 한반도 임무가 전시는 물론 평시에 배정될 것임을 확약했다”고 설명했다. 앞으로는 공동지침에 따라 전략 자산 전개 여부와 일정 등에 대해 한·미 국방 당국이 미리 충분한 협의를 할 수 있게 됐다.

국방부 당국자는 “이제는 평시에도 (한·미가) 24시간 정보를 공유하면서 전략 자산 전개의 필요성에 대해서 협의하고 논의한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그는 “(전략 자산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전략핵잠수함(SSBN)·전략핵 폭격기 등)특성상 모호한 정책을 취하는 것이 확장억제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측면이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변화에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센터장은 언론 인터뷰에서 “북한이 핵을 이미 보유했고 언제든 우리를 향해서 사용할 수 있다는 걸 전제로 한 대비”라며 “한·미가 이번에 확실하게 공동으로 대응할 수 있는 것을 행동 지침으로 확인하고 최고 지도자가 승인한 부분이 이전과 달라진 부분”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가 재집권할 경우라도 전략 자산의 전개가 미국이 전개하고 있는 인도·태평양 전략과 연관된 것이기 때문에 합리적 협상을 하면 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언급했다.

두진호 한국국방연구원 국제전략연구실장도 언론에 “이번 공동선언은 확장억제 관련 그간의 선언적 정책을 넘어 한·미 간 확장억제 체제의 ‘불가역성’과 신뢰성 차원에서 강력한 대북 억제력이 명문화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러·북 양국이 한·미 확장억제에 대응해 동맹에 준하는 관계를 복원한 만큼 한·미 ‘을지 자유의 방패(UFS·을지프리덤실드)’ 계기 등 비례적 대응도 가능해졌다”라고 평가했다.

국방부도 공동지침에 대해 “자체 핵무장이나 미국 핵무기 재배치 없이도 북핵 위협을 실질적으로 억제할 수 있는 핵과 재래식 통합 기반 체계를 확립했다”고 강조했다.

장혜원 기자 hyjang@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