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노란봉투법’은 폐기되는 게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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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의 노동자 표만 생각한 포퓰리즘 법안
‘불법 파업장’으로 전락해 산업생태계 붕괴
노조 불법 면책… 사용자측 대항수단 사라져

스카이데일리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7-23 00:02:02

더불어민주당에 과연 경제를 살리겠다는 철학과 의지가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민주당이 최근 다른 야 5당과 함께 재(再)발의한 노조법 2·3조 개정안(노란봉투법)은 산업 현장을 ‘불법 파업장’으로 만들어 산업생태계 붕괴를 조장하는 법이나 다름없다.

야당이 재발의한 노란봉투법은 근로계약 당사자가 아니더라도 근로 조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원청을 사용자로 인정하거나(노조법 2조), 폭력·파괴 등 직접 손해를 제외하고 쟁의 행위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를 제한하는 것 등(3조)이 핵심 내용이다. ‘불법파업 조장법’ 같은 노란봉투법은 21대 국회에서 야당 주도로 본회의를 통과했으나 윤석열 대통령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하면서 국회 재의결 절차를 거쳐 최종 폐기됐다.

그런데 이번에 재발의된 노란봉투법은 한술 더 떠 특수고용노동자와 플랫폼 종사 노동자의 단결권을 보장하는 등 폐기된 법안보다 내용이 강화됐다. 노란봉투법이 안고 있는 ‘법적 한계’는 불법 쟁의행위에 대한 손해배상 문제의 대다수가 폭력적 사업장 점거 관행에서 비롯되고 있는데도 이를 개선하기 위한 내용이 담겨 있지 않다. 오히려 불법 쟁의행위에 대한 손배 청구를 사실상 봉쇄해 극단적인 불법 쟁의행위를 부추기고 있다는 점이다.

사리가 이러함에도 민주당은 노동자 표만을 생각해 포퓰리즘적 법안 마련에 매몰돼 있다. 이재명 전 민주당 대표가 앞장서고 의석수로 반(反)기업 악법을 밀어붙이겠다는 기세다. 여당 못지않게 국정에 책임이 큰 제1야당이 말로는 ‘민생과 경제 살리기’를 외치면서 실제로는 기업 숨통을 죄는 법을 양산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니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등 경제 6단체는 개정안이 통과된다면 우리나라 법체계의 근간이 흔들리고 노사관계는 돌이킬 수 없는 파탄에 이를 것임을 ‘경고’하면서 노란봉투법 폐기를 요구하고 있지 않은가.

자동차와 조선 등 국내 제조업이 업종별 다단계 협업 체계로 구성된 상황에서 원청 기업을 상대로 끊임없는 쟁의행위가 발생하면 원·하청 간 산업생태계가 붕괴되는 것은 한순간의 일일 것이다. ‘반(反)기업 친(親)노조 악법’이 시행되면 원청 기업은 국내 협력업체와 거래를 단절하거나 해외로 이전할 가능성이 높아, 국내 산업 공동화가 현실화되고 중소기업 근로자들은 일자리를 잃게 된다. 또한 수백 개 하청업체 노조가 원청 사업주에 교섭을 요구할 경우 산업 현장은 극도의 혼란 상태에 빠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경제계가 특히 우려하는 바는 노동쟁의 개념을 확대하고 손배 책임을 제한함으로써 산업현장이 무법천지로 변하리라는 것이다. 예컨대 개정안에 따르면 부당해고나 해고자 복직과 같이 사법적 절차를 통해 해결해야 할 문제는 물론 투자 결정과 사업장 이전 등 사용자의 경영상 판단까지 쟁의행위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경총 조사에 따르면 불법 쟁의행위에 대한 손배 제한에 대해 국민의 80.1%가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반대 여론이 거센 ‘특정 노조 방탄법’이자 ‘불법파업을 조장하는 법안’에 대해 정파를 떠나 정치인들의 책임 있는 판단이 요청된다.

야당은 법안의 부작용을 제대로 봐야 한다. 그동안 기업들은 노조의 불법 점거 등을 차단하기 위해 손배 청구와 가압류 등을 활용해 왔다. 하지만 노조의 불법 행위에 면책 특권까지 주어지면 사용자 측의 대항 수단이 사라지게 된다. 이러한 입법례는 전 세계적으로도 찾아볼 수 없음을 인식해야 한다.

노란봉투법은 폐기되는 게 마땅하다. 노동계와 일부 정치권이 근로 3권 보호에만 치중한 나머지 산업 평화 유지와 국민경제 발전이라는 노동조합법 본연의 목적은 무시한 채 법치주의를 훼손하고 헌법상 가치와 민법의 기본원리를 무시하는 ‘독소조항’이 적잖게 들어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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