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초연결 사회’ 위험성 한국도 철저히 대비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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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 클라우드 장애 세계 곳곳에서 시스템 먹통
상호 긴밀하게 연결된 사회 문제점 속속 드러나
정부·기업은 2중·3중 데이터 백업 등 점검 시급

스카이데일리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7-24 00:02:01

최근 마이크로소프트(MS)의 클라우드(가상서버) 서비스에 장애가 발생해 전 세계적으로 대혼란을 겪으면서 인적·물적 네트워크가 긴밀히 엮인 초연결 사회의 위험성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전 세계 항공기 3만여 편의 운항이 취소·지연되고 각종 사회 주요 인프라가 마비되는 등 구체적인 피해 정황이 속속 전해졌다.

정보기술(IT) 대란을 불러온 이번 사건은 사이버보안업체가 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하는 과정에서 MS 운영체제와 충돌을 일으킨 게 원인인 것으로 알려졌다. 두 시스템 간 예기치 않은 충돌이 MS 클라우드 서비스의 장애로 이어진 것이다.

한 IT 기업에 생긴 장애가 전 세계에 영향을 미친 것은 세계 클라우드 시장 점유율이 일부 빅테크에 집중돼 있기 때문이다. 올해 1분기 기준 클라우드 시장 점유율은 아마존웹서비스(AWS) 31%·MS 애저(Azure) 25%에 이어 구글 클라우드가 11%를 차지하는 등 3개 빅테크의 점유율이 70%에 가깝다. 이번 IT대란의 와중에 미국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는 중국·러시아 등은 아무 영향을 받지 않았다. 이는 당연한 일이지만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최근 뜨거운 이슈가 되고 있는 ‘클라우드 주권’에 관한 논의를 좀더 앞당길 필요가 생긴 것이다.

우리의 일상은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하는 인터넷을 통해 ‘초연결 사회’ 속에서 영위되고 있으며 이 연결고리에 문제가 생기면 순식간에 일상이 마비될 수 있다. 이번 MS 사태를 통해 이 점이 여실히 증명된 것이다.

사태 발생 후 850만 대의 기기와 서버가 영향을 받으며 컴퓨터 화면이 갑자기 파랗게 변하는 블루스크린 현상이 속출했다. 뉴욕에서는 타임스스퀘어의 대형 전광판들이 어둡게 꺼져 버렸고 스타벅스 모바일 주문도 이용할 수 없었다. 은행 현금자동입출금기(ATM)과 대형마트 셀프 계산대 등도 이용이 중단되는 등 시민의 일상도 크고 작은 혼란에 휩싸였다. 우리나라에서도 일부 항공사 발권 예약시스템 오류 등의 문제가 발생했다.

MS 사태로 미국에서는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미국이 MS 한 기업에 너무 의존했다는 반성이다. 실제로 미 연방정부 공무원들은 기본적으로 MS 업무용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는 등 MS 소프트웨어에 대한 지출이 미국 연방 IT 예산의 약 3%를 차지한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번 사태로 큰 피해를 입은 데 대해 “MS의 메일·클라우드·화상회의 플랫폼 등은 연방정부의 필수품이었다”며 원인을 지적했다.

한마디로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는 전통적 교훈을 잊은 탓이다. 우리나라가 상대적으로 큰 피해를 입지 않은 것도 네이버·KT 등 국내 기업의 클라우드를 사용하는 공공기관이나 AWS를 사용하는 전자상거래 업체 등이 있었기 때문이다.

초연결 사회의 취약성에 관해서는 우리에게도 뼈아픈 경험이 있다. 2022년 10월 경기 성남의 SK C&C 데이터센터에서 발생한 화재로 공룡 플랫폼 기업 카카오의 유례없는 서비스 중단 사태가 발생했을 때 우리 국민은 공포에 가까운 대혼란을 겪어야 했다. 2021년 10월 KT의 전국 유무선망에 오류가 발생했을 때도, 2018년 11월 KT 건물 화재로 통신 장애를 겪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우리가 초연결 사회에서 누리는 혜택이 큰 만큼 위험성 또한 그 이상으로 항시 도사리고 있다. 게다가 날이 갈수록 가속화되는 IT 트렌드는 초연결성·중앙집중화의 속성을 띠고 있다. 그 취약점을 보완하기 위해서는 서비스 분산화·이중화를 통해 리스크를 분산하는 방안을 강구하는 수밖에 없다. 정부·기업은 당장이라도 2중·3중 데이터 백업 등 점검에 나서야 할 것이다.

스카이데일리 skyedaily@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