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 Talk] 채소값 폭등에 상추를 고기에 싸 먹을 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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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호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7-30 00:02:30

최근 채소 가격이 급등하면서 많은 사람이 “고기로 상추를 싸 먹어야 할 판”이라는 우스갯소리를 하고 있다. 장마와 폭염이 이어지면서 채소 가격은 천정부지로 올랐고 그 여파는 국민의 일상생활에 큰 부담이 되고 있다.

7월 소비자물가상승률이 2.3%를 기록하며 2년 1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지만 체감물가는 이와는 거리가 멀다. 기후변화로 인한 극심한 무더위와 재난에 가까운 폭우로 채소와 과일 등 신선식품의 가격은 폭등했다. 얼마 전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적상추의 소매가격은 100g당 1996원으로 평년 가격과 비교해 40% 이상 높은 가격이다.

특히 상추·깻잎 등 쌈 채소류의 도매가격이 하루 만에 70% 안팎으로 급등하는 등 채소 가격의 변동성은 매우 심각하다. 이에 정부는 대형마트 등 유통업계에 가격인상 자제와 자체 할인행사 추진 등을 당부하고 나섰다.

자영업자들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채소 가격의 급등으로 요리를 내놓기 어려운 상황에 직면한 족발집·횟집·고깃집 등은 어쩔 수 없이 가격을 올리거나 제공하는 양을 줄이는 등 고육책을 쓰고 있다. 서울 용산구에서 고깃집을 운영하는 최모 씨는 “채소 가격이 급등해 장사하기가 너무 힘들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최씨는 일부 메뉴 가격을 1000원씩 올릴 수밖에 없었다고 토로했다.

일반 가정의 경우에도 장바구니물가 부담이 크다. 주부 유모 씨는 “채소 코너에 가면 겁부터 난다”며 채소 가격이 오를 때마다 느끼는 경제적 부담을 호소했다. 기후변화로 국내 채소 가격이 폭등하면서 소비자의 생활비 부담이 계속해서 커지고 있다.

유통업계 또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대형마트들은 최대한 이전 수준의 가격을 유지하기 위해 원산지를 바꾸고 대량 매입을 시도하고 있지만 그것이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지 못하고 있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잦은 비가 생육 여건을 악화시키고 병해충을 불러와 결국 가격까지 오르게 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이러한 상황을 고려해 대형마트 업계에 물가안정화를 위한 협조를 당부했다. 7월 장마와 8월 폭염으로 신선식품 가격 상승이 반영되면 가까스로 안정화 국면에 접어든 물가가 다시 치솟을 수 있기 때문이다.

여름 휴가지에서 가족과 친구들이 모여 고기를 굽고 상추쌈을 싸 먹으며 담소를 나누는 것은 소소하게나마 행복을 주는 일이었다. 하지만 올해 휴가철에는 채소 가격이 치솟으면서 이런 낭만을 쉽게 누리기가 어려워졌다.

기후변화로 인한 극심한 무더위와 재난에 가까운 폭우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정부와 유통업계가 장기적인 대책을 마련해 국민들의 생활비 부담을 줄이는 데 힘써야 함은 물론이다.

물가가 안정되기는 쉽지 않겠지만 지속적인 협력과 정책적 지원을 통해 극복해 나가려는 노력이 필요한 상황이다. 단기적인 대책에서 벗어나 유통 구조를 개선하는 등의 근본적인 해결책이 마련되어야 한다. 국민들이 다시금 여름의 낭만을 누릴 수 있도록 장기적이고 지속 가능한 정책적 접근이 절실하다.

최영호 기자 cyh2@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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