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직원 인터락 방사선 노출… 손가락 7개 절단 위기

이 시간 주요기사

뉴스 > 전기·전자·통신

삼성전자 피폭 원안위 보고는 이번이 처음
5월27일 방사선 발생 장치 수리 중 사고
해당 장치 가동 중지… 9월 중 판정 예정

허승아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8-20 11:41:54

▲ 5월27일 삼성전자 기흥사업장에서 작업 중 방사능에 피폭된 노동자가 자신의 손 모습이라며 올린 사진.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 제공

삼성전자 기흥사업장에서 발생한 방사선 피폭 사고를 당한 직원 두 명 가운데 한 명이 손가락 절단 위기에 놓인 것으로 파악됐다. 반도체 제조 관련 장치의 관리 책임은 삼성전자에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삼성의 철저한 경영관리 시스템이 와해 된 것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20일 스카이데일리 취재를 종합하면 5월27일 삼성전자 기흥사업장에서 장비 점검 도중 방사선에 노출된 피해자 2명 가운데 1명이 괴사로 손가락 7개를 절단하는 수술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문제의 설비는 안전 점검에 들어갔다.

해당 피해자는 15일 사내 게시판에 “삼성전자 방사선 피폭자입니다. 괴사된 피부는 모두 벗겨내고 치료 중이지만 현재 손가락 7개 절단 보류 대기 중이다”며 “피폭 시 관절도 피폭돼 손가락 기능을 정상적으로 사용할 수 없어 일상생활이 불가능한 상태”라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손가락을 비롯한 손 부위의 피부가 검게 괴사된 사진도 함께 올라왔다.

해당 피해자는 “다행히 손 외에는 괜찮아 보이나 계속 불안한 삶을 이어오고 있다”며 “안전 장비를 임의로 해제해 사고가 난 게 아니라 회사 설비 환경안전팀이 제대로 관리를 안 해 사고가 난 것”이라고 토로했다. 방사선 피폭 사고를 당한 직원 두 명 모두 산재는 승인된 상태다.

사고가 일어난 XRF는 반도체 원재료인 웨이퍼가 잘 만들어졌는지 검사하는 장비다. 원자력안전위원회(원안위)에 따르면 장비에서 나오는 방사선을 자동 차단하는 인터락(안전장치) 설비가 작동하지 않았던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원안위 관계자는 “표면 방사선량에 따라 허가 장비와 신고 장비로 구분하는데 기흥사업장에서 문제가 된 '방사선 발생 장치'는 시간당 10마이크로시버트 이하 장비로 허가 장비가 아닌 신고 장비로 관리 책임은 삼성전자에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아직 장비 관리의 문제인지 취급자 취급 부주의에 의한 피폭인지 방사선 안전기준은 잘 지켰는지 등 조사해 봐야 알 수 있다”며 “시간이 지나야 구체적인 행정처분 결과를 말해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 관계자는 “사고 당시 원안위가 1달이면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했지만 3개월이 지난 지금도 조사 중이고, 9월 중 판정 예정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삼노 측은 추가적인 사고 발생 가능성을 강조했다. 전삼노 관계자는 “기흥공장과 달리 화성과 평택공장은 대부분 설비유지와 보수 작업을 협력업체가 담당하는데 사고가 발생해도 을의 위치인 협력사가 문제를 제기하기 어렵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처럼 알려질 수 없었을 것”이라며 “이번 사고가 전부라고 어떻게 장담하느냐”고 강조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방사선 피폭 사고와 관련한 취재진 질문에 “지난 5월 사고가 난 직후 사고가 났던 장비는 물론 기타 방사선 설비에 대해 점검을 마쳤다”며 “원안위에서 조사하고 있으니 조사 결과를 기다려달라”고 답했다.

허승아 기자 heosa@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