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 Talk] 조선업계 안전불감증 언제쯤 해결될까

이 시간 주요기사

뉴스 > 기자수첩

허승아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9-13 00:02:30

다음 주면 민족의 명절 한가위다. 각자 삶의 전쟁터에서 분투하던 가족이 모여 정담도 나누고 맛있는 음식도 같이 먹는 그런 날이다. 누군가는 새로운 가족이 되어 고향으로 내려갈 것이고, 또 어떤 이는 해외여행으로 들뜬 마음이 되어 찾아오는 날이 될 것이다. 이렇든 저렇든 모두에게 유쾌하고 기쁜 날이겠지만 올해 조선소에서 사망한 사람들의 가족들에게는 슬픔이 파도처럼 밀려오는 날이기도 할 것이다.

2024년에도 조선소 산재 사망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금속노조가 파악한 올해 조선소 산재사고 사망자는 13명에 이른다. 이는 사고가 단순히 불가피하게 일어난 일이 아니라 구조적인 문제에서 비롯된 인재(人災)임을 시사한다.

국내 조선소 사망사건을 종합해 보면 △한화오션 중대재해 3명·온열질환 의심 사망 1명·원인 불명의 익사 사고로 인한 사망 1명 △통영 HSG성동조선소에서는 50t 크레인에 깔려 1명 사망 △HD현대중공업 해양 구조물에 깔려 1명 사망 △초석HD 엔진룸 청소 중 폭발 사고로 3명 사망 △삼성중공업 잠수작업 중 1명 사망 △대선조선소 다대공장 화재로 2명 등이 목숨을 잃었다.

산업재해의 근본 원인은 안전관리 부재가 대다수다. 조선소는 대규모 기계가 설치돼 있고 복잡한 작업이 이뤄지는 고위험 사업장이며 철저한 안전관리가 요구된다. 그러나 기업은 비용 절감과 생산성 극대화를 우선시하다 보니 안전관리가 뒷전으로 밀리는 경우가 많다.

특히 한화오션에서 사망사고가 빈번히 일어난다. 올해에만 한화오션 조선소에서 5번의 사망사고가 일어났다. 올초 한화오션은 고용노동부의 특별감독 결과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사항이 적발돼 1억 원이 넘는 과태료를 납부했음에도 안전관리에 소홀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조선업계에서 늘 제기되는 문제는 인력 부족과 작업장 환경 문제다. 특히 현장 노동자들은 인력 부족으로 과중한 업무에 시달리고 있으며 그 결과 피로가 누적되어 안전에 대한 경각심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온열 질환이나 밀폐된 공간에서 발생하는 폭발사고 등은 이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노동자 교육 부족 역시 중요한 원인이다. 특히 비숙련 노동자들이 안전교육을 충분히 받지 못한 상태에서 위험한 작업에 투입될 경우 사고의 위험이 커진다.

이러한 비극을 막기 위해서는 안전 규정 강화가 필수적이다. 정부는 조선소 같은 대규모 사업장에 대한 안전 규정을 강화해야 한다. 사고가 발생한 기업에 대한 처벌 또한 가중되어야 할 것이다.

조선업계에서 발생하는 산업재해는 단순한 사고가 아니다. 이는 노동자의 생명과 직결된 중대한 사안이며 더 이상 간과할 수 없는 문제다. 정부와 기업 노동조합이 협력해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지 않는다면 조선소에서 빚어지는 비극은 계속될 것이다.

노동자의 안전은 그들의 권리이자 기업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 반드시 보장되어야 할 요소다. 철저한 안전대책과 근로자 보호는 선택이 아닌 필수다.

허승아 기자 heosa@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후원하기

정기 후원
일반 후원
무통장입금: 하나은행 158-910019-39504 스카이데일리
시대의 금기를 깨는 정론지 스카이데일리는
여러분의 후원으로 만들어집니다.

정기 후원 독자께는
스카이데일리가 주최하는 각종 행사에
초대, 할인 혜택 등을 드립니다.

매월 5만 원 이상 정기 후원 독자께는
스카이데일리 신문과
스카이데일리가 발행하는 최신 단행본을
보내드립니다.